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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호황' 韓반도체에 드리워진 중국발 리스크

中내 IT제품 재고 이미 포화상태

올초부터 PC·스마트폰 수요 줄어

반도체 주문축소 이어질 가능성

하반기 D램 물량 증가도 부담 키워

가격 하락하거나 소폭 상승 그칠 듯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반도체의 68%가량이 중국과 홍콩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중국이 전 세계 정보기술(IT) 제품의 최대 생산기지이기 때문인데 중국 내 IT 재고 축적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3·4분기부터 반도체 수요 감소로 가격이 본격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중국 세트업체들의 마진율이 심각하게 낮은 수준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 가격만 합쳐도 제조원가의 30% 이상에 달합니다. 더욱이 중국 내 IT 소비도 부진해 마진 압박을 못 견디는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주문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IT 제조업체 A사 관계자)

올 상반기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000660)의 영업이익이 총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역대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중국발 리스크로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촉발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란이 재점화된 것으로 우리나라 수출 1등 공신인 반도체 사업의 하반기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월 UBS증권은 “지난해 반도체 가격 폭등은 중국 IT업체들의 재고 비축 때문으로 현재의 호황은 일시적인 재고 조정기에 불과하다”며 “하반기부터 D램 및 낸드플래시의 공급과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UBS 및 국내 증권업계 일각에서 지적하는 최대 리스크는 바로 ‘중국 내 IT 재고’다. 이미 중국 내 IT 제품 생산을 위한 부품 및 완제품이 쌓일 대로 쌓인 만큼 당분간 더 이상의 재고 축적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 IT 재고액은 2015년 1월 2,775억위안에서 같은 해 8월 3,330억위안으로 오르며 역대 최고액을 찍은 후 2016년 1월 2,784억위안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 세트업체들이 재고 비축에 나서며 올해 4월 3,305억위안까지 회복됐지만 IT 재고액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0~50%에 달했던 2015년대와 달리 최근 들어 증가율은 한자릿수 내지는 마이너스대를 유지하고 있다. IT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1·4분기부터 일부 중국 업체들의 생산 감소 및 부품 주문 축소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더욱이 한국산 반도체의 ‘큰 손’인 중국 PC·스마트폰 업체들의 반도체 구매 여력도 낮아진 상태다. 그동안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한국산 반도체를 사갔지만 영업이익률이 계속 악화돼 종전의 구매 행태를 반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조사결과를 보면 1·4분기 전 세계 300여개 스마트폰 업체 중 애플·삼성전자 등 10여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자였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경우 1·2위인 화웨이와 오포조차도 영업이익률이 각각 3.5%, 4.7%에 불과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심각한 중국 IT업체들이 제품 판매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지만 애석하게도 중국 내 IT 제품의 소비자 수요는 올 초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결국 중국 IT업체들은 반도체 구매를 줄이거나 대대적 가격 협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것도 중국발 리스크를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평택 공장이 7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공장의 2층 가동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D램과 낸드 공급에 박차를 가하는데다 인텔 역시 하반기부터 낸드 양산을 시작한다. 오는 2018년부터는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거나 오르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디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5월 D램과 낸드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월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던 가격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반면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을 예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중국 내 IT 재고가 쌓이더라도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반도체 기업이 기존의 D램이나 2D낸드 생산시설을 3D낸드 전용으로 전환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일시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PC와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도체 기업들도 이를 인식해 수급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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