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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측엔 귀닫고 노조만 대변하는 여당의원들의 행태

여당 국회의원 13명이 씨티은행의 지점 통폐합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 가졌다. 씨티은행은 지점망 80% 축소와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면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의원들은 “점포 폐쇄는 은행의 공공성을 저버리고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점포가 사라지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이런 주장은 회사 방침에 반발하는 노조의 논리와 큰 차이가 없다. 인터넷은행 출현 등 디지털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회사 말에는 아예 귀를 닫았다. 의원들이 노조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대변한 것이다. 은행 경영진까지 나서서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점을 수차례 전달했는데도 노조 편만 들고 있다. 지점 통폐합은 회사의 경영전략에 속하고 당장 대량 해고 등의 문제가 나타난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다.

오죽했으면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의원 기자회견과 같은 시각에 간담회에서 열고 “인력 감축이 없다는 것을 몇 번을 더 말해야 믿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겠는가. 이렇게 의원들이 노조 대변인을 자처하니 노조가 툭하면 국회로 달려가는 것이다. 노사 대화는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지난 12일 석유공사 노조가 국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부당해고 의혹의 전면 조사를 촉구하는 회견을 열었고 지난해 7월에는 조선 업계 노조가 총파업 선언을 국회에서 하기도 했다.



당시 몇몇 의원들은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노조를 거드는 모습까지 보였다. 노사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해법을 찾아야 할 의원들이 한쪽 입장만 두둔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정부와 함께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 의원들이 야당 때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사측에는 귀를 닫고 노조 얘기만 들으면 새 정부가 강조하는 국민통합은커녕 갈등·대립만 부추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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