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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블라인드 채용하자면서 지역인재 할당 모순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밝힌 ‘블라인드 채용제’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하반기부터 공무원이나 공공 부문을 채용할 때 블라인드 채용제를 실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블라인드 채용제는 입사지원서에 출신지역·가족관계·학력 등 인적 사항을 삭제해 실력 중심의 평가를 정착시키자는 것이 취지이며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밝힌 블라인드 채용제 도입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민간 대기업에도 권유하고 싶다”고 하면서 정부가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북’을 마련하고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지나치다. 가뜩이나 정부 출범 이후 기업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내놓은 정책 등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이제는 민간에 맡겨야 할 채용까지 간섭한다는 볼멘소리가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제는 이날 회의에서 나온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30% 할당제와도 정면 충돌한다. 실력 중심의 채용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역 구분없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자면서 공공기관 채용 때는 지역인재를 의무적으로 뽑으라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별로는 해당 지역 대학 출신자가 많지 않아 공공기관들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지역인재 채용률 가이드라인인 10~20%도 지키기가 쉽지 않은데 이를 30%로 늘리라는 것은 수도권 대학 출신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부를 수도 있다.



우리는 수차례에 걸쳐 새 정부 출범 이후 나온 정책들에서 ‘정부 만능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블라인드 채용제와 30% 지역 할당의 배경에도 이 같은 정부 만능주의가 숨어 있다. 취지가 좋다고 모든 정책을 정부가 강제하다 보면 이 같은 모순은 언젠가는 부메랑처럼 정부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새 정부는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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