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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대책 의미는]'6·19'는 잽, '8·2'는 어퍼컷…문재인판 '투기와의 전쟁'

"이상 급등은 다주택자 투기 탓"

세제·청약·공급 등 규제 총망라

참여정부 8·31대책 부활 평가

고강도 대책을 망라한 ‘8·2대책’은 문재인 정부판 ‘투기와의 전쟁 선포’로 평가된다. 최근 10여년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강도 높은 규제방안을 한번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번 8·2대책에 비하면 지난 6·19대책은 시장 분위기를 탐색해보는 ‘잽’ 수준의 방안이었고 박근혜 정부 당시 나온 11·3대책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에서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를 전세 등 민간 영역 임대주택 공급자로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라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들을 집값과 주택시장 안정을 교란시키는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발본색원에 나선 것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바라본 시각과 유사하다. 이상 급등의 요인을 다주택자의 투기로 진단하고 이에 맞는 처방을 쓰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6월23일 취임식에서 이미 “최근의 집값 급등은 실수요자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처방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8·2대책이 과거 가장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꼽히는 2005년 ‘8·31부동산대책’의 부활로 평가한다. 8·31대책에 들어 있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없앴던 규제들이 다시 살아났다. 당시처럼 세제·청약·공급과 관련한 규제가 총망라됐다.

이처럼 정부가 6·19대책 이후 불과 40여일 만에 다시 초강력 대책을 내놓은 것은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의 주택시장 주간 동향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0.57% 뛰며 올 들어 주간 상승률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값 역시 전주 대비 0.24% 오르며 6·19대책에도 불구하고 4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달 들어 서울 전역의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렸고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여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호가는 일부 아파트에서 한 달 새 1억∼2억원씩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 마련에 들어갔고 발표 시점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장관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8월 둘째 주로 예정했다.

그러나 갑자기 변수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개최한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료들을 향해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말하면서 대책 마련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것이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받은 국토부 주택정책실 관료들은 서둘러 대책을 내놓기 위해 7월28일부터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합숙하다시피 하며 부동산대책 조율에 들어갔다. 대통령 휴가 기간 중인 이달 2일에 대책을 발표하기로 지난달 31일 결정이 내려졌다. 초고강도 대책이 한여름 휴가철에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한편 ‘피자 발언’ 이후 꼬박 5일 동안 청와대·여당 등을 오가며 다듬어진 대책의 내용도 국토부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강도 높게 바뀌었다는 것이 관료들의 전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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