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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신혜선 “‘비밀의 숲’에서 나는 발연기…부족함 느꼈다”

배우 신혜선과의 인터뷰는 일종의 수다와 같았다. 명량한 미소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신혜선과의 대화 가운데 웃음이 담기지 않은 적이 없었으며, 솔직한 그의 입담은 친한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듯 무척이나 편안했다.

밝은 분위기와 인간미 넘치는 성격이 매력적인 신혜선은 참으로 변화무쌍한 배우 중 하나다. KBS2 ‘아이가 다섯’ SBS ‘푸른바다의 전설’에 이어 tvN ‘비밀의 숲’까지 세 작품을 연이어 출연한 신혜선이지만, 그 어느 하나 이미지나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없다.

사진=YNK엔터테인먼트




특히 신혜선에게 있어 ‘비밀의 숲’은 이미지 변신이자 일종의 도전과도 같았다. 신혜선이 연기한 영은수는 명문가 출신의 자존심 세고 도도한 수습 검사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덕분에 이번 작품을 통해 얻게 된 별명은 바로 ‘영은수 또라이’를 축약한 ‘영또’였다. 신혜선은 ‘영또’라는 별명에 걸맞게 목숨을 담보로 수사를 펼치는 검사 영은수가 돼 울고 웃었으며, 그녀의 한층 깊어진 연기력 덕분에 ‘비밀의 숲’은 완성도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다.

Q. ‘비밀의 숲’은 100% 사전제작이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사전제작 드라마였는데, 다 찍고 드라마를 보는 소감은 어떻던가?

“새로운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게 있는 것 같다. 배우가 아닌 시청자 입장에서 보는 기분이라서 신선하더라. 일단 ‘비밀의 숲’은 대본이 촘촘했고, 연출 또한 쫀쫀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만큼 확신할 수 없지만, 아무리 생방이 됐어도, 작가님과 감독님의 성격을 봤을 때,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면서 찍는다는 것 외에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것 같다. 작가님의 성격상 시청자들의 반응에 휘둘리시는 분이 아니시며, 정해놓은 길을 걸어 나가시지 않았을까 싶다.”

Q. ‘비밀의 숲’에서 영은수는 그동안 신혜선이 보여줬던 면과 조금 남달랐다. 혹시 작품 선택을 하게 된 기준이나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끌렸다. 제가 경력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들 대부분이 밝은 느낌이 강했으며, 다들 해피엔딩이었다. ‘비밀의 숲’에서 은수는 장르 특성상 차분하고 다크한 느낌이 강했다. 원래 정 반대의 사람이 끌린다고 하지 않느냐.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상반된 느낌이자 분위기여서 더 끌렸던 것 같다.”

사진=YNK엔터테인먼트


Q. ‘비밀의 숲’에서 영은수가 그렇게 목숨을 담보로 돌아다니다 결국 죽고 말았다. 결국 살아남지 못했는데 아쉽지는 않나.

“임팩트 있게 죽어서 만족한다.(웃음) 확실한 선악이 없는 ‘비밀의 숲’에서 드라마 스토리상 죽음을 좋은 구조이지 않았을까 싶다.”

Q. 알고보면 범인에게 살해를 당한 피해자인데, 억울하게도 초반 용의자선상에 올랐었다.

“작가님이 의도했던 것이니, 만약 용의자로 지목되지 않았으면 섭섭했을 것 같다. 하하”

Q. 긴장감 넘치는 극의 분위기와는 달리 ‘비밀의 숲’ 촬영현장은 웃음이 가득했다고 들었다.

“맞다. 촬영장의 분이기가 정말 좋았다. 열의 넘치는 작업현장이었고 덕분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사실 배우도 그렇고 출연진도 그렇고 쉽게 보기 어려운 조합이지 않느냐. 집중해서 배우고 촬영에 임했다. 집중하는 강도도 좋았던 것 같다.”

Q. ‘비밀의 숲’이 처음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조승우와 배두나의 연기호흡이었다. 선배들과 함께 연기호흡을 맞추면서 배웠던 것들이 많을 것 같다.

“함께 연기호흡을 맞추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저는 거기서 발연기였다. ‘비밀의 숲’을 촬영하면서 제 안의 부족함을 느꼈고, ‘이런 부분은 많이 개발을 해봐야겠다’고 깨달은 점도 있었다. 모든 것이 내게 공부였다. 다른 선배 배우들도 그랬겠지만 전 ‘비밀의 숲’ 모든 장면이 어려웠다. 은수의 감정도 어려웠고, 대사도 쉽지 않았고…쉬운 것이 없었다.”

Q. 뭐가 가장 어려웠는가.

“그냥 영은수라는 인물 자체가 어려웠다. (웃음)”

Q. 그렇다면 그 어려운 영은수는 어떻게 만들어 나갔는가?

“대본에 충실했다. 어찌됐든 드라마라는 것이 작가님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거고, 배우는 대본에 나와있는 것을 연기하는 사람이지 않느냐. 제가 봤을 때 은수는 굉장히 독특한 아이였다. 무엇을 하든 제 예상을 벗어나는 아이여서, 사실 연기할 때는 ‘얘 왜 이러니 정도’였는데, 방송이 되니 ‘왜 이러니’ 부분이 심화됐더라. 그래서 ‘영또’라는 별명을 얻게 됐는데, 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하하.”

Q. ‘독특한 아이’라는 신혜선 씨의 말처럼 영은수는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공감대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크게 공감이 안 됐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내가 여러 작품을 접하고, 길지는 않지만 내 인생의 경험상 분노와 억울함을 느꼈던 적도, 옆에서 이를 본 적도 있지만, 그렇게 집착할 정도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자아이는 살면서 처음 봤다. 그래서 사실 영은수라는 인물이 매력적이기도 했었다. 은수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가면서, 어느 순간 그녀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 ‘만약에 은수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진=YNK엔터테인먼트


Q. 극중 영은수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참 많이 집착하고 목숨을 걸었다. 영은수를 연기한 배우로서 그녀는 왜 그렇게 ‘아버지의 명예’에 집착한 것 같으냐?

“영은수가 살아온 삶을 보면, 그녀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서 힘든 일이 없지 않게 자라왔다. 아빠가 법무부 장관이었는데, 얼마나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웠겠냐. ‘영일제의 딸 영은수’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살았을 텐데, 자아정체성의 큰 틀이었던 아버지가 불명예스럽게 내려왔으니 자존심도 상하고 많은 부분이 흔들렸을 것 같다. 은수가 말하는 아버지의 명예회복은 진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킨다기보다는, 자신의 정체성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더 집착했던 것 같다. 은수에게 명예는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니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Q. 영은수가 몸을 던지는 인물이다 보니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영은수가 머리를 쓰는 검사지 몸을 쓰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촬영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머리가 힘들었다면 힘들었지, 몸이 힘든 건 없었다.(웃음)”

Q. 말은 그렇게 해도, 황시목(조승우 분)이 서동재(이준혁 분)를 범인으로 지목하자, 진짜인가 아닌가를 목을 내어주지 않았는가. 흥분한 서동재에게 목을 졸리는 장면을 찍을 때 힘들었을 것 같다.

“이준혁 선배께서 리얼하게 잘 해주신 것 같다. 서로 때리는 신이다 보니 신경 쓸게 많았고, 그래서 선배님께 ‘한번에 과격하게 해 주셔야 빨리 끝나요’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사실 선배님께서 언제 여자를 때리고 그런 적이 있었겠냐. 연기를 하는데 많이 미안해 하셨고, 신경도 많이 써 주셨다. 어찌됐든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좋으니 더 잘 엎어지고 괴로워했던 것 같다. (웃음)”

Q. 또 다른 몸을 썼던 부분이 아버지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직접 박무성(엄효섭 분)의 자금 배달책이 됐던 김태균(이재원 분)의 트럭에 몰래 올라타 추적을 했던 장면이었다. 영은수의 ‘영또’적인 면모가 돋보이기는 했지만…추운 날 트럭에 매달려 있느라고 고생했을 것 같다.

“민폐처럼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극중 황시목(조승우 분)이 화를 내기도 했고, 민폐처럼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은수를 대변해서 말하자면 절실한 거였다. 트럭에 매달리는 등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해도, 그에게 있어 그건 너무 절실한 행동들인 것이다. 혹시라도 은수를 싫어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비호감으로 보시지 말아주시고 그의 마음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사진=YNK엔터테인먼트


Q. 영은수의 명장면 중 하나가 바로 황시목의 니트를 너는 장면이었다. 니트를 물세탁 하면서 망가뜨린 뒤, 황시목에게 보낸 노래가 바로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로 시작되는 ‘편지’였다. 일각에서는 물세탁을 당한 니트가 주인인 황시목에게 보내는 노래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니트와 관련된 댓글을 보고 많이 놀랐다. 처음에는 ‘도대체 어디가 웃긴거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후에 알고보니 니트는 울샴푸로 빨아야 한다고 하더라. 은수가 언제 니트를 입고 또 빨아봤겠냐. 사실 저도 니트를 즐겨 입지 않아서 어떻게 세탁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웃음) 처음 사람들이 ‘편지’ 노래를 듣고 웃으시기에 왜 그러나 했는데, 나중에 ‘니트가 주인에게 보내는 노래’라는 말을 듣고 엄청 웃었다.”

Q. 데뷔 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번에도 ‘비밀의 숲’이 끝나자마 또 다시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출연을 확정했더라. 쉬고 싶은 마음은 없는가?

“‘비밀의 숲’이 사전제작이지 않았느냐. 촬영이 끝나고 충분히 쉬었다. 일이라는 것이 할수록 욕심이 생기고 재미있다. 아직은 연차가 오래됐거나, 자리를 확실히 잡은 게 아니기에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

Q. 출연을 결심한 이유라도 있는가?

“평소 소현경 작가님 팬이었다. 소현경 작가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기회가 와서 기쁘다. 제가 연기하는 서지안은 저와 같은 또래의 청춘이자 사회 초년생이고 금수저가 아닌, 적당히 현실에 굴복해서 살아가는 아이다. 지금 우리 세대가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 것 같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웃음)”

Q. 2017년의 상반기가 빠르게 지나갔다. 하반기가 시작됐는데 목표가 있다면?

“‘황금빛 내 인생’을 잘 하는 것, 그거 말고는 딱히 다른 목표는 없다. 정말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연기를 어색하지 않게 잘 했으면 좋겠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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