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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청담동 주식부자 여전히 활개]"귀뚜라미 투자땐 고수익"...50대 주부가 전문가 행세도

'절대로 이기는 투자' 솔깃한 문구

인스타·인터넷방송 등 통해 유혹

제도권 투자자문사도 330억 사기

당국 단속 강화·제도 개선 불구

인력 부족에 고소해도 손 못대





23일 부천소사경찰서는 대체식량으로 귀뚜라미 투자를 권유하며 연 21%의 수익률을 보장한 최모씨를 유사수신 혐의로 구속했다. 귀뚜라미 투자에 속은 피해자는 60대 이상의 주부와 노인으로 피해금액만 201억원에 달한다. 이날 부산에서는 주식 투자에 지식이 전혀 없는 50대 전업 주부가 전문가 행세를 하며 81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기고 돌려주지 않으며 구속됐다. 저금리에다 부동산 대책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은 엉뚱하게 유사수신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음달 7일이면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 전 미라클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구속된 지 1년이 된다. 검찰은 지난 21일 이 전 대표를 사기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등 강력한 처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자 사기, 유사수신 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들끓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경찰과 금융당국 모두 금융투자 사기, 유사수신 범죄를 막을 인력이 태부족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제2의 청담동 주식 부자’들은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A사는 ‘1개월 무료회원 혜택’ ‘절대로 이기는 투자’ 등의 문구를 내세워 유료 회원들을 유치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 블로그, 카카오톡 단톡방,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아프리카TV 등 인터넷방송까지 곳곳에서 A사 같은 미등록 투자자문사의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 투자액의 10배까지 대출해준다거나 원금보전을 약속하는 등의 행태도 눈에 띈다.

투자의 고수로 알려진 전업투자자 B씨는 자신이 추천한 종목을 개미투자자들이 사들여 주가가 오르면 자신의 지분을 파는 방식으로 재산을 쌓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물론 의심을 피하기 위해 공개된 장소 대신 인터넷 투자 동호회, 카카오톡·밴드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이용한다.



제도권 투자자문사가 투자 사기를 벌인 사례도 있다. 한독투자자문의 김 모 대표는 투자자 1,000여명에게 연 12~72%의 고수익을 약속하고 33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지만 역시 돌려막기 끝에 올해 6월 구속기소됐다. 김 대표는 금감원에 등록된 투자자문사를 인수한 후 이름을 바꿔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한 대형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저금리 속에서 투자처를 찾는 이들을 겨냥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이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며 “정작 손실은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유사수신 범죄 검거 건수는 전년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628건. 올해 1~7월 사이에도 아모스영농조합·한독투자자문을 비롯해 376건이 검거됐다.

청담동 주식 부자 사건으로 인해 금감원은 대대적인 단속 강화와 제도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유사투자자문업자 자격 강화와 삼진아웃제 도입, 유사투자자문업자 불법행위 제보에 대한 포상금 지급 조치 등이 잇따라 발표됐다.

다만 금감원은 이 같은 금융범죄를 직접 조사·제재할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관련 인력과 조직을 확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한 유사수신 범죄 피해자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검찰에 고소해도 1년 이상 묵혀두는 경우가 많다”며 “주목도가 낮은 사건일수록 더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중앙지검의 중요경제범죄수사단을 각 지검으로 확대 설치하는 등 이제 막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유주희·최성욱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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