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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규직 채용 법제화 너무 나가는 것 아닌가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공공 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정규직 전환을 아예 법제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해고와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규직 채용을 법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피한 경우는 제외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정부가 기업의 정규직 전환 대상을 법으로 명시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민간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강제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고용은 기본적으로 기업과 근로자 간의 사적 계약이다.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민간기업에 일일이 고용형태를 강제하는 것은 초법적 발상이다. 또 정규직 전환이 칼로 두부 자르듯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도 업무 여건이 제각각이다. 상시적으로 일감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임시로 이뤄지는 작업도 많다. 이를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정규직만 고용하라는 것은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융합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프리랜서 형태가 보편화되는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또 하나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은 임금체계다. 연봉제보다 연공급 비중이 훨씬 높은 상태에서 전체 근로자의 32.8%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경영개선 노력만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정규직이 늘어나는 만큼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양극화 해소와 소득주도 성장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정규직 전환을 법제화하는 것은 엄청난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 당장 기업들의 고용기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는 정규직화를 의욕만 앞세워 서두르기보다 기업들의 여건 등을 봐가며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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