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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코리아2017 개막 좌담] "4차혁명 입은 디자인, 혁신 비즈니스 모델 르네상스 이끌 것"

■4차 산업혁명시대, 디자인을 말한다

디자인 혁신 통해 상품·서비스 차별화로

자율주행차·AI비서 등 맞춤형 생산 가능

정부, 디자인주도형 혁신기업 발굴·지원

산업간 네트워크 확대 정책 노력도 필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디자인 산업전시회 ‘디자인코리아’가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디자인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정부에서 디자인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일본의 ‘굿 디자인 어워드’, 독일의 ‘레드 닷(Red Dot)’, ‘iF(International Forum Design)’, 미국의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를 비롯해 각종 해외 디자인상을 휩쓸며 성장해나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일반 국민들의 디자인 안목과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과 산업이 융합하면서 디자인 분야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본지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 디자인을 말한다’를 주제로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좌담회를 열고 정부·학계·산업계 인사들로부터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글로벌 기업들의 디자인 전략과 디자인 인재 육성의 필요성 등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날 좌담회에는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김윤집 디자인진흥원 마케팅본부장, 이남식 국제미래학회 회장, 이돈태 삼성전자 전무, 최수진 매드맨포스트(디자인기업) 이사가 참석했다.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 정민정 성장기업부 차장(사회)=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자인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디자인과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앞으로 지식과 기술 중심으로 모든 산업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핵심동력으로는 ‘소프트파워’가 꼽히죠. 소프트파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술, 지식, 상품과 연계해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구현해내는 역량을 말합니다. 이는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품이나 서비스에 입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는데, 연결고리로서 최적화된 방법이 바로 디자인입니다.

디자인 혁신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의 차별화·고급화는 물론 기술과 인간, 산업을 연결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죠. 디자인은 융합과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 이남식 국제미래학회 회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존의 산업과 새로운 디지털기술이 합쳐져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입니다. 고객과 비즈니스, 기술을 연결하고 기존의 산업을 재정립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게 디자인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유행했던 닌텐도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도 증강현실(AR)과 캐릭터의 결합이었죠. 디자이너가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창출하고 그것이 사업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남식 국제미래학회 회장.


△사회= 이야기를 들어보니 디자인의 개념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넓은 것 같습니다.

△ 이돈태 삼성전자 전무= 네 그렇죠. 4차 산업 혁명을 이끌어 가고 있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은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의 변화 속에서 디자인의 개념이 기존과 아예 달라진다기 보다는, 오히려 디자이너의 마인드와 사고방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전체 산업을 아우르는 광의의 개념이 되고 있어요.

첨단 기술이 인류와 공존하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 이유와 방식을 ‘인간다움’에서 찾아야 합니다. 디자인은 사용자의 생각에 공감과 편의성을 높이는 등 배려하는 방식으로 감성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산업 기술과 마케팅 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 이르기까지 사회 모든 분야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이유죠.

△사회= 이러한 경향과 맞물려 애플, 다이슨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디자인을 비즈니스의 주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자인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이 회장=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객들에게 서비스와 브랜드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시리(Siri)와 같은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선보였고, 다이슨은 전통적인 청소기나 선풍기의 개념을 바꿔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함으로써 동종 업종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업체로 변신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나 가상개인비서, 결재시스템,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부문에 있어서도 사용자 경험에 따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부상할 것이고, 이는 디자인 전략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돈태 삼성전자 전무.


△최수진 매드맨포스트 이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자인의 역할은 무궁무진하지만, 중요한 두가지는 창의 역량과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떠오르는 자동차 회사인 미국의 로컬모터스는 독특한 제작방식과 디자인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고객의 주문에 따라 세상에서 하나뿐인 수제자동차를 만들고 있어요.

콘솔 등의 실내 장치를 왼손잡이를 위한 자동차로 만들 수 있어 인기가 많죠. 기존 자동차들이 새로운 모델을 내놓기까지 평균 5년이 걸리는 데 비해 로컬모터스의 1세대 자동차 ‘랠리 파이터’는 18개월 만에 세상에 나왔어요.



랠리 파이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디자인 공모를 했는데, 우리나라 김상호 디자이너의 스케치가 최종적으로 뽑혔습니다. 여기에 500명의 온라인상 의견이 더해져 완성됐어요. 온라인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공유하고 창조하는 로컬모터스의 자동차 제조방식은 개방과 공유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공동창조’ 플랫폼에서 디자인이 활약한 사례입니다.

△김윤집 디자인진흥원 마케팅본부장= 혁신적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중시되는 만큼, 비즈니스 역사상 디자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해지고 그 힘을 발휘하는 시대라고 봅니다. 많은 기업들이 차별화와 혁신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하고, 이러한 니즈(needs)를 충족시켜줄 유일한 요소가 바로 디자인이기 때문입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근간으로 했던 경제 시스템이 붕괴되고 개인별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1:1 맞춤생산이 일반화 되지 않을까요. 소위 ‘솔로 이코노미’시대로 말입니다. 디자인은 차별화된 혁신상품과 나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최적의 수단으로서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최수진 매드맨포스트 이사.


△사회= 디자인 르네상스 시대라고 한다면,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 관련 핵심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박 실장= 우선 산업 전반으로 디자인 활용 수준과 범위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소·중견기업 중 디자인주도형 혁신기업을 선정해 글로벌 디자인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고, 디자인적 사고를 기반으로 경영 역량 진단부터 신상품 기획, 마케팅까지 사업 전 주기에 걸쳐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상 기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디자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디자인과 기술이 융합된 미래 선도 혁신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중입니다. 현재는 3개에 불과한 디자인-기술 융합대학원을 앞으로 점차 늘려, 디자인과 기술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1,000명 이상의 융합형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중국 이우시에만 있는 코리아디자인센터를 중국 내 다른 도시 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으로 확대해 한국 디자인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김윤집 한국디자인진흥원 마케팅본부장.


△사회=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디자인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이 회장= 단순히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디자인서비스 산업에서 ‘디자인 주도형 혁신’ (Design-driven Innovation)을 이룩하는 산업으로 재정의 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 주도형 혁신’ (Technology-driven Innovation)만으로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우므로 양자의 균형을 이루는 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최 이사= 개인적으로 픽사의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예술가와 과학자들이 모여 2차원을 3차원 세계로 그려내는 데 성공해 미국 할리우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재능있는 예술가 존 래스터와 창조적인 과학자 에드 켓멀, 그리고 공상적 기업가인 스티브잡스. 세 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꿈을 꾸고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픽사의 이미지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스토리를 입혀 지금의 컴퓨터그래픽(CG) 영화 산업의 토대를 만들었어요. 이와 같이 디자인 산업은 다른 산업과 융합할 때 그 힘이 폭발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여러 사람들이 미래를 마음껏 디자인할 수 있도록 산업간 네트워크의 장이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 본부장= 디자인 산업 진흥을 위해 성장 유망기업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해외 진출을 도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 유수 글로벌 기업의 성공사례에서 보듯, 국내 중소기업들도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국내 중소기업의 디자인 활용률은 13%에 불과하고 주 활용 분야도 스타일링에 국한돼있습니다.

중국, 인도의 기술추격에 대응해 디자인을 혁신의 도구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혁신하고 고급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정책 추진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디자인 인력 양성과 디자인 공정거래 환경 조성 등 전반적인 시장 기반 마련도 필요하죠.

△박 실장= 네 맞습니다. 이제 디자인은 경영 혁신의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모든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위해 디자인 분야 권리 보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함께 디자인 용역 대가 가이드라인 마련, 디자인 경력시스템 구축 등 디자인 분야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를 신설하고 정비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디자인과 다른 산업 간 접점을 확대하고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도 노력할 예정입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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