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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 "청기와주의(개인의 기술독점) 그만" 국가R&D 데이터 개방

바이오-소재-대형장비활용 연구부터 적용

연구 성공이든 실패든 실험정보 축적·공유

빅데이터 활용기반 융합연구 활성화 기대





정부가 연 20조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자금을 정부 출연연구원과 대학교·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나 연구 데이터가 사장되는 소위 ‘청기와주의(Blue Tilism)’를 탈피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쌓는다.

청기와주의는 조선 말 외국 선교사가 훌륭한 청기와 제작비법이 제대로 전승되지 못한 것을 지적한 말로 일종의 개인적인 기술 독점을 뜻한다. 과거에는 특허가 없어 좋은 기술이 보호받지 못해 그렇다 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실상 공공의 재산인 실험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과학기술 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연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국가예산이 투입돼 생산된 각종 실험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아 국가적 손실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4.24%)은 전년과 같은 세계 2위 수준(정부와 기업 등 69조4,055억원 집행, 금액은 미국·중국·일본·독일에 이어 5위)이었다. 하지만 기초과학이 상업화로 잘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는 고질병으로 꼽힌다.

국내 연구원이나 교수는 그동안 정부로부터 거액의 국가 R&D 자금을 지원받고 중간평가를 거쳐 최종보고서를 쓰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끝냈다. 다른 사람이 그의 특허나 논문만을 참고할 수 있을 뿐 정작 중요한 실험과정의 데이터를 볼 수 없다. 더욱이 실패한 실험 데이터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다른 연구자가 그것을 참고해 시행착오를 줄일 기회조차 없다. 물론 신약정보센터나 산업용소재센터 등이 있지만 극히 일부 데이터 정보공유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에 신약개발·촉매소재·구조생물학 등 바이오·소재·대형연구시설장비 분야의 연구 데이터를 관리·활용하는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출연연도 데이터 기반 R&D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일단 데이터 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추진하되 오는 2019년부터 적용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매니지먼트플랜(DMP)제도를 운영하며 연구자가 R&D 과제를 수행할 때 데이터 연구관리를 어떻게 공개할지 기술하도록 돼 있다. 데이터를 관리·활용하는 규정을 만들고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연구현장에서 많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


계층구조의 데이터공유활용 생태계구축


정부는 연구자의 연구과정과 성공이든 실패든 모든 데이터를 관리·공유해 인공지능(AI)을 적용함으로써 국가 연구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융합연구·공동연구 등 R&D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2000년 이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보면 공동 수상이 총 54건 중 42건에 달한다.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라는 R&D 패러다임의 변화로 연구현장에서 일대 혁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용 연구 데이터 활용문화를 만들고 연구 데이터 관리·유통을 위한 국가데이터센터도 구축하겠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계획이다.

조경옥 과기정통부 융합기술과 HPC팀장은 “연구자가 논문을 발표하면 끝나는 게 관행인데 실험 등 모든 데이터를 다른 연구자가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도록 할 것”이라며 “데이터 공유활용을 제도화하며 우선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연구공동체를 형성하고 관련 인재 양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서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대용량데이터허브실장은 “KISTI 슈퍼컴퓨터를 통해 R&D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은 문화나 제도적으로 각종 연구 데이터가 연구현장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연구자가 단기성과 중심의 R&D 시스템에서 벗어나도록 기초연구는 최종평가 단계에서 ‘성공’ 또는 ‘실패’ 판정을 폐지하고 최종평가 제외대상도 기존 1억5,000만원 이하에서 3억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연구자에 대한 연차평가도 원칙적으로 폐지해 최종 연구보고서로 대체하고 중간평가도 연구비와 목표 조정이 가능하도록 바꾸기로 했다. 일종의 ‘서류상으로만 R&D 성공’ 관행을 없애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연구원과 교수 등의 불필요한 행정부담을 줄여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해 새로운 연구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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