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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 “신파와 감동은 달라...감정을 설득시키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 특유의 휴머니즘과 따뜻한 유머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해왔던 김용화 감독이 4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장장 6년의 시간을 쏟아 부운 역대급 프로젝트 ‘신과 함께-죄와 벌‘’를 통해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부와 2부 동시 연출이라는 과감한 도전까지 해냈다.

20일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 픽쳐스, 이하 ’신과 함께‘)은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개봉 6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놀라운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사진=지수진 기자




‘미스터 고’(2013) 영화를 준비할 때쯤인 2010년 경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에게 ‘신과 함께’ 연출 제안을 받은 김용화 감독은, 에피소드 형식의 웹툰을 영화화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한 차례 고사했다고 한다. 3년 뒤 다시 한번 ‘신과 함께’ 연출 의뢰를 받은 김 감독은 한국적 사후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웹툰의 큰 드라마 줄기에 한국의 보편적 정서의 보강, 시점의 통일, 그리고 최소한 2부작의 시리즈물로 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김 감독의 의견에 제작사측 역시 합의했다. 그렇게 ‘신과 함께’ 제작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원작 웹툰과 영화의 차이점은 ‘진기한’ 변호사를 없애고 삼차사인 ‘강림’, ‘해원맥’, ‘덕춘’에 그 역할을 부여한 것. 특히 강림이란 캐릭터에 많은 부분이 흡수됐다. ‘자홍’을 회사원에서 소방관으로 바꿔 직업은 다르지만 캐릭터의 본질은 그대로 가져갔다.

“영화가 제작되기까지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고 해서 원작을 그대로 가져올 필요는 없는 거다. 중요한 건 원작의 정신과 세계관을 잘 가져오면 되는 거였다. 영화가 재미있냐 없냐는 감정의 터칭이 제대로 이루어지느냐 아니냐 유무에 달려있다. 그게 중요한 거라고 봤다.”

“또한 영화는 웹툰의 관용도와는 다르기 때문에 2시간 10분 안에 하나의 시점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봤기에 원작 속 차사 캐릭터와 변호사 진기한의 역할이 합쳐진 차사 강림을 가이드 역할로 내세웠다. 자홍의 직업이 변화된 것은 영화는 2시간 동안 캐릭터를 보여 줘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필사적인 인물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원작과 맞닿아 있으면 결국은 같은 것이라고 본다.“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매체 라운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과 함께’의 화두는 ‘용서’와 ‘용기’ 그리고 ‘구원’이다.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진심으로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또한 주인공 자홍의 사모곡이 관객들의 진한 감정선을 건드린다. 실제 병든 노모를 수발하며 보면 김 감독 개인의 경험 역시 녹아있다. 일부 관객들은 이런 ‘신과 함께’의 결에 대해 ‘신파’라는 잣대를 들이밀기도 했다. 정작 김 감독은 “신파와 감동은 차이가 있다. 신파는 슬픔 그 자체라면, 감동은 위로와 보상이 되는 감정이다. 그렇기에 신파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

”단일한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느닷없이 개연성 없는 장치나 극약처방이 들어오면 신파이다. 감정을 강요당하는 거니까. 하지만 전 엔딩의 감정을 가기 위해 하나 하나 감정을 직조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진심을 담아 제 이야기를 하면 관객도 위로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아무도 본 적 없지만 누구나 상상 해봤을 공간인 저승과 지옥을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는 영화다. VFX(시각특수효과) 전문 회사 덱스터스튜디오 대표이기도 한 김용화 감독은 현재 한국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VFX 기술을 사용하여 새로운 차원의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진종현 VFX 감독은 천륜지옥에 사막의 이미지를 차용하기 위해 실제로 몽골의 한 사막에도 다녀올 정도로 레퍼런스 수집에 열과 성을 다했다는 후문. 수년 동안 모든 스탭들의 상상력이 집대성된 7개의 지옥 비주얼은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웅장함을 자랑한다. 현란한 CG와 판타지적인 요소를 차용한 액션도 영화 내내 볼거리를 제공한다.

“약간의 이물감이 들어가면 영화의 몰입도에서 빠져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물감이 들지 않도록 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단테의 지옥도 등 기존의 좋은 레퍼런스도 참조했고, 한국적인 것도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할리우드 ‘반지의 제왕’이나 소니의 인기 게임 ‘세컨드 선’에서 모티브를 얻기도 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과 버짓안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도 나온 것 같다. 이런 VFX 시리즈물이 나오고, 우리나라 스스로도 문화가 생겨나고, 앞으로 포텐셜이 터진다면 더욱 완성도가 높아질거라고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볼 수 있겠다.”

명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열전이 지옥도에서 펼쳐진다. 살인지옥의 ‘변성대왕’으로 분한 정해균, 나태지옥의 ‘초강대왕’으로 분한 김해숙, 거짓지옥의 ‘태산대왕’ 김수안, 불의지옥의 ‘오관대왕’ 이경영, 배신지옥의 ‘송제대왕’ 김하늘, 폭력지옥의 ‘진광대왕’ 장광까지 임팩트가 확실하다. 특히 ‘부산행’에 이어 ‘군함도’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아역배우 김수안이 거짓지옥에서 활약해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거짓 지옥은 아이들이 거짓말을 잘 판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대왕으로 선정했다. 태산대왕이 (겉보기엔)아이일 수 있지만 아이가 아닐 수 있지 않나. 아이로 천년을 살아왔을 수도 있다. 아이가 순수하니까 굉장히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쾌감을 주면서 좋게 작용할 거란 예측도 있었다. 김수한 배우 같은 경우 워낙 연기를 잘 한다고 알려졌지 않나. ‘군함도’ 캐스팅 전에 우리 작품에 캐스팅 됐다.”



‘신과함께’의 1부 ‘죄와 벌’은 저승 편을, 2부는 이승 편과 신화 편을 담았다. 1부와 2부를 동시에 연달아 촬영했다. 먼저 ‘자홍’이 재판을 받고, ‘수홍’의 이야기를 삼차사의 시점으로 그린 1부가 지난 12월 20일 개봉했으며 2부는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이다.

“‘자홍’이 재판을 받고, ‘수홍’의 이야기를 삼차사의 시점으로 그린 게 ‘신과 함께’ 1부의 이야기이다. 원작의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의 좋은 요소들을 모아서 2부작으로 만들었다. 1부에서 2부의 정보를 어느 정도 주어야 관객들도 2부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논의 끝에 2부는 삼차사들의 천 년 전 과거가 어땠고, 앞으로 ‘수홍’이 재판을 어떻게 받을지, 성주신과의 이야기등이 담긴다. 마동석씨가 인생 연기 합니다. 봐주세요. 2부엔 마지막 한방이 있다.”

“원작과 얼마나 닮았을까 비교하기보다는 이 영화가 내 감정을 움직이는지 재미가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주시길 바란다. 이 영화가 원작과 얼마나 닮았는지 비교하는 것보다 영화 자체로 평가받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이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자식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꼽으라는 질문에, 김감독은 1초도 망설임 없이 “‘신과 함께’를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답이었다. 김용화 감독이 직조한 드라마와 메시지가 뛰어난 기술력과 잘 결합한 덕분이다.

한편,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 2부에 이어, 마블 히어로의 창시자인 스탠 리의 제작사 파우엔터테인먼트가 만드는 슈퍼히어로 영화 ‘프로디걸’의 연출자로 돌아 올 예정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김용화 감독과 주호민 작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매체 라운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매체 라운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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