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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공성 강조한 공공기관 평가, 도덕적 해이 부를라

정부가 330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개편방안을 내놓았다. 평가방식 변경은 물론 평가단 구성과 평가 결과의 성과급 반영 비율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손실이다. 1984년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이뤄지는 대수술이다. 개편의 큰 방향은 외형적 경영지표의 배점을 줄이고 ‘사회적 가치’ 실현 같은 공공성의 비중을 확대한 데 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은 종전의 사회적 책임을 확장한 개념으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통합, 상생협력과 지역발전, 윤리경영 등이 해당된다.

그동안 경영평가에서 정부의 과도한 통제 논란과 불공정 시비, 평가단과의 유착 의혹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돼온 점에 비춰보면 전면수술은 나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공공성 확대에 방점이 찍힌 개편은 가뜩이나 ‘신의 직장’이라는 비판을 받는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사회적 가치 항목은 종전 19점에서 30점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불과 몇 점 차이로 평가등급이 달라지는 현실을 본다면 공공성 강화 여부는 평가 결과를 사실상 좌지우지한다. 이렇게 되면 효율성은 뒷전으로 밀려날 소지가 다분하다. 공공기관이 최근 몇년간 부채감축 노력을 해왔지만 비금융 공기업 부채만도 386조원에 이른다. 독점적 지위에 안주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경영한 결과다. 민간기업이면 진작 사망선고를 받고도 남을 공기업이 한두 곳이 아니다. 시민·사회단체의 평가단 합류도 예사롭지 않다. 그나마 노동조합 참여는 무산돼 다행이지만 시민단체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공공기관의 공공성 확보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효율성을 희생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공공기관은 정부가 해야 함에도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여 정부의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공조직이다. 그래서 독점적 기능을 부여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굳이 공공기관을 둬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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