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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기자의 미래세상] 2030년대 재난 대응 로봇

수많은 드론이 불난 곳 초기 진압

내부진입 로봇, 벽 뚫고 인명 구조

지난 2015년 DRC(재난로봇경진대회)에 참가한 KAIST ‘휴보’가 벽을 뚫고 있다.




지난 2015년 DRC(재난로봇경진대회)에 참가한 KAIST ‘휴보’가 가스밸브를 잠그고 있다.


2038년 서울 L타워와 인근에 위치한 H센터. 서울의 초고층 랜드마크로 손꼽히는 이 두 곳을 노리고 테러리스트들이 침투한다. 통일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북측 일부 군부 출신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 당국이 협상에 나섰지만 테러리스트들이 ‘북측 제대 군인들의 일자리를 모두 보장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거두지 않으면서 협상은 끝내 파국을 맞는다. 이에 경찰특공대와 특수부대, 소방 당국이 로봇과 드론을 동원하며 진압에 나서자 테러리스트들은 정보기술(IT) 중앙컨트롤타워를 파괴하며 방독면을 쓴 채 빌딩 곳곳에 불을 지른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아비규환의 참상이 빚어질 판이다.

이때 재난대응과 인명구조를 위해 건물마다 수많은 드론이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피하며 소화제(消火劑)가 담긴 물을 뿌려댄다. 유리창을 깨고 휴머노이드 ‘휴보(HUBO)’ 로봇도 각 층마다 대거 투입한다. 백드래프트(backdraft·산소가 갑자기 대량공급돼 연소가스가 순간적으로 발화하는 현상)를 막기 위해 당국이 조기 진압에 나선 것이다. 휴보는 소화기를 뿌리며 불길을 잡는 한편 패닉에 빠진 사람들을 안심시켜 안전한 쪽으로 안내하고 테러리스트에게는 연막탄을 쏴 시선을 가린 뒤 총기를 압수하고 제압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인질 몇 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거나 다쳤지만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해 대부분의 인명을 구출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화재도 당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빌딩 IT 컨트롤타워를 재빨리 복구해 연기와 불이 피어나는 곳마다 바로 물을 분사해 퇴치한다. 다행히 첨단 스마트빌딩이라 마감재가 화재에 잘 견뎠고 통신과 인터넷망·컴퓨터·복합기 등도 방수 기능과 페이퍼리스(paperless) 기능이 갖춰져 사무실에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상은 최근 제천 화재 참사와 2014년 세월호 참사,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각종 재난을 가정한 로봇과 드론의 활동을 상상해 그린 것이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과 미국 오클라호마 폭탄테러를 계기로 연구가 활발해진 재난로봇 개발은 빠른 속도로 진화가 이뤄지면서 오는 2030년대에는 재난현장마다 맹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됐을 때도 로봇이 건물 내부를 조사하고 드론이 원자로를 정찰했다. 제천 참사에서 드러났듯이 소방관·경찰관 인력 부족 상황을 로봇과 드론이 보조하게 되는 것이다.

오준호 KAIST 교수팀이 개발한 ‘휴보’는 2015년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한 재난로봇경진대회인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 이후 시작된 이 대회에 참가한 로봇은 원전 사고현장처럼 꾸며진 곳에서 밸브를 잠그거나 도구를 이용해 벽을 뚫고 울퉁불퉁한 길을 통과하는 등 8가지 어려운 시험을 치렀다.

특히 로봇이 재난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대원들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 로봇 지휘체계도 갖춰야 하고 제반 법적 정비도 해야 한다. 앞서 2009년 대구소방서에 정찰로봇과 소방로봇을 대거 배치했지만 실전에 투입하지 못한 것은 재난상황에서 여러 예기치 못한 극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휴보를 고성능화해 인간형 다목적 로봇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선 절실하게 필요한 분야가 화재나 지진·싱크홀 등 재난현장, 방사능이 오염된 곳, 화성이나 달을 비롯한 우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go@sed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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