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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김준, 정지궤도위성서 미세먼지 측정...'中서 유입' 입증 길 연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3만6,000㎞ 상공서 미량기체 등 원격탐사법 개발

오염물질 시간대별 분석...中 책임비중 계량화 가능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제자들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를 측정·분석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전국이 시시때때로 몸살을 앓는 미세먼지는 암과 호흡기 질환 등 노약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성인에게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준다. 미세먼지가 어제오늘 문제는 아니지만 근원지인 중국에 속 시원히 대책 마련을 요구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중일 환경장관회담도 오랫동안 지속돼왔지만 중국 측이 책임을 인정한 적은 없다. 과학적으로 볼 때 지상관측이나 모델링에 의한 간접적 측정은 이뤄졌지만 대기상에서 미세먼지 이동현황을 명확히 규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중국의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적지 않게 유입돼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데도 중국 정부는 유감 표명조차 한 적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에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해양수산부·기상청)가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 2B호를 띄우면 과학적 근거가 상당 부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월 수상자로 선정된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환경위성탑재체 알고리즘개발연구단’이 개발한 알고리즘이 탑재돼 미세먼지와 미량기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량기체는 고체인 미세먼지에 비해 수소·이산화탄소·아르곤·메탄 등 대기 중에서 1% 이하의 비율을 차지하는 기체를 뜻한다.

김 교수는 “곧바로 중국이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를 내놓는다는 것은 성급한 기대”라고 전제하면서도 “위성을 활용한 원격탐사가 지금까지 지상으로부터 고도 1,000㎞ 이내에서 확 지나가는 저지구궤도인공위성에서 이뤄진 것에 비해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밝혔다. 3만6,000㎞ 상공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에 맞춰 같이 돌면서 더 넓고 더 멀리 보면서도 오염물질을 시간대별로 정확한 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그렇게 높은 곳에서 저지구궤도위성으로 찍는 것에 비해 결코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해상도가 뛰어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미세먼지 양과 크기도 파악하고 오염물질이 탄소계열인지, 황산화물 계열인지, 질산염 계열인지, 자연발생적 황사인지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환경 위성원격탐사 알고리즘을 개발한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연구단이 개발한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인공위성 등 먼 곳에서도 복사에너지의 분광 스펙트럼을 측정하면 수만㎞ 떨어진 곳에서도 대류권 내 대기오염물질의 농도와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수많은 미세먼지와 미량기체가 복사에너지의 파장에 따라 각기 다른 산란과 흡수율을 보이는데 고유의 파장 대역에서 높은 분광 해상도로 측정하면 물질별로 신호를 분리해 오염물질의 농도와 특성을 산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정지궤도에서의 미세먼지 탐지 알고리즘은 독자 개발했고 미량기체 탐지 알고리즘은 환경위성탑재체 알고리즘 개발 연구단을 이끌며 만들었다”며 “정지궤도위성·항공기 등의 측정 자료에 적용돼 오염물질 농도와 입자특성을 입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천리안 2B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문재인 정부가 3년 정도의 측정치를 토대로 임기 말인 2022년께 중국에 오염물질 농도 분포와 배출 현황, 이동경로 등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를 내놓으며 책임 문제를 적극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흔히 국내 미세먼지의 중국 비중이 60% 안팎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 교수팀이 2016년 7월 한미공동대기질 검사 리더십그룹에 참여해 조사한 결과 봄철에 국한한 것이지만 중국 비중이 48%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그동안 대기환경 원격탐사 알고리즘을 천리안·MODIS·OMI·GOSAT 등의 위성 측정 자료에 적용해 기체 농도와 입자 크기, 고도 등 특성을 분석한 뒤 지상 측정값과 비교해왔다. 위성으로 대기환경을 측정하면 하나의 센서로 동일한 품질의 측정값을 넓은 지역에 걸쳐 제공할 수 있다. 김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미세먼지 대중보건 프로그램과 세계기상기구(WMO) 도시환경 프로그램에서도 위성자료를 활용해왔다.

그는 “정지궤도위성에서는 시간대별로 미세먼지와 미량기체를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기존 천리안위성에서 고체입자 미세먼지를 측정해왔지만 미량기체는 아직 어느 나라도 한 적이 없다”며 “내년에 천리안 2B호를 띄우게 되면 미량기체마저도 시간별로 측정할 수 있게 된다”고 뿌듯해했다.

위성을 활용해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해상 미세먼지를 관측해왔는데 내년부터는 미량기체까지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황해상에 먼지가 얼마나 있는지를 측정하고 입자 크기와 화학적 종류 등을 탐지할 수 있게 되면 중국의 오염물질 비중까지 추후 계량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 등의 양과 지역적 분포를 분석하면서 중국에서 넘어오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우리는 2010년부터 세계에서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정지궤도해양위성(천리안위성)을 보유하고 미세먼지를 관측해왔다”면서 “내년에 천리안2B호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띄우면 기체까지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학적 자료를 계속 제시하면 중국이 책임을 인정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나 미량기체는 지표에서 10여㎞까지 쌓인 대류권 총량을 보는데 앞으로 고도분포까지 관측하면서 오염물질이 우리나라 2㎞ 상공으로 오는지, 3㎞ 상공으로는 오는지 명확히 보기 위한 연구를 하겠다”며 “고도 프로파일을 봐야 어떤 고도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올라가서 우리나라에 와서 침착된다든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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