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을 고발하는 풍자시 ‘괴물’로 뒤늦게 주목을 받은 최영미(57) 시인이 6일 JTBC 뉴스룸에 등장했다.
뉴스룸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은 “처음에 누구를 써야겠다 하고 쓰지만, 시를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막 들어온다. 처음에 자신의 경험이나 사실을 기반해서 쓰려고 하더라도 약간 과장되기도 하고 그 결과물로 나온 문학 작품은 현실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성추행 당사자로 실명이 언급된 원로 시인은 이날 한 매체(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마도 30여 년 전 어느 출판사 송년회였던 것 같은데, 여러 문인들이 같이 있는 공개된 자리였고, 술 먹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며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밝혔다.
이에 최영미 시인은 “그 문인이 내가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굉장히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상습범이고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데뷔할 때부터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대한민국 도처에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 ‘괴물’을 통해 문단의 성추행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이 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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