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컬링 "빚 지곤 못 살죠"

1년전 中에 5대12 졌지만 평창서 12대5로 되갚아…4강 눈앞

여자 컬링 올림픽 대표팀의 김은정이 18일 중국전에서 신중하게 투구하고 있다./권욱기자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중국을 맞아 1년 만에 짜릿한 설욕전을 펼쳤다.

김은정 스킵(주장)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계속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5차전에서 중국을 12대5로 완파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여자선수권에서 11위(한국은 6위)에 그친 팀이지만 결코 만만한 팀은 아니다. 왕빙위 스킵은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무대로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동메달도 따냈다. 현재 세계랭킹은 한국이 8위, 중국은 10위다.

이날 중국전 승리가 더욱 반가운 것은 1년 전 삿포로아시안게임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중국전 포함, 5전 전승을 달리며 결승에 진출했으나 다시 만난 중국에 5대12로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심한 감기에 걸려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김은정은 경기 후 자신의 책임이라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김은정은 “평창올림픽에서 중국을 만난다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던 약속을 확실하게 지켰다. 당시 팀을 이뤘던 김은정·김경애·김선영·김영미·김초희가 대표선발전을 통과해 똑같이 평창올림픽에 나왔다. 공교롭게도 삿포로에서 5대12로 당한 패배를 평창에서 12대5로 똑같이 되갚았다. 1엔드부터 3점을 따낸 한국은 3엔드에 6대1로 달아나는 등 여유로운 경기를 계속했다. 8엔드에 2점을 더 잃자 중국은 경기를 포기했다. 세계 1위 캐나다, 2위 스위스, 4위 영국을 잡고 중국도 누른 한국은 예선 4승1패가 돼 4강 플레이오프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10개 참가국이 한 번씩 맞붙어 상위 네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한편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에 출전한 한국 간판 정동현(30)은 1차 시기 도중 넘어져 실격했다. 김동우(23)가 1·2차 합계 2분30초05로 110명 가운데 39위로 선전한 가운데 북한 대표인 강성일과 최명광은 각각 74위(3분02초02), 75위(3분12초01)로 마쳤다. 1·2차 시기를 모두 완주한 선수 가운데 최하위와 그다음 순위다.

금메달은 ‘스키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가 가져갔다. 합계 2분18초04. 2위는 2분19초31의 헨리크 크리스토페르센(노르웨이), 3위는 2분19초35의 알렉시 팽튀로(프랑스)다. 월드컵 통산 55승으로 남자 선수 역대 두 번째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2010밴쿠버올림픽 노 메달, 2014소치올림픽 회전 은메달로 올림픽과 인연이 별로 없던 히르셔는 이번 대회 2관왕(알파인 복합·대회전)으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오는 22일 회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강릉=양준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