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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구박받는 흥부? 변혁 꿈꾸는 엽색소설 작가예요"

영화 '흥부' 주연 정우





영화 ‘흥부’는 자신의 이름을 전국에 알리면 어린 시절 헤어졌던 형이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희망으로 엽색소설을 쓰는 소설가 흥부가 백성과 민란군의 정신적 지주 조혁(故 김주혁)을 만나면서 변혁을 꿈꾸는 인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리가 알던 ‘흥부전’ ‘놀부전’을 살짝 바꾼 것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설 연휴 기간 개봉해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 작품에서 타이틀롤 흥부역 맡은 배우 정우(사진)는 “상상했던 인물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흥부는 형을 찾고자 하는 바람으로 엽색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뛰어난 글솜씨로 조선에서 제일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 제법 호의호식하는 인물이다. 민란이 일어나고 세도정치로 조정이 혼란스럽지만 흥부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형을 민란 중에 잃었음에도 말이다. 그러다 조혁을 만나면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그동안 정우가 맡았던 역할은 의리있고 속정 깊은 인물로 다소 평면적이었지만 이번에는 한량, 형제애, 각성하는 백성 등 감정변화가 상당한 흥부를 연기해야 했다.

이에 대해 정우는 “극 초반에는 누워서 포도나 먹으면서 소설을 쓰는 한량 기질 다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조혁이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며 깨달음을 얻고, 잃어버린 형을 절실히 그리워한다”며 “이런 다양한 감정들을 이질감 없이 순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우에게 ‘흥부’는 두 가지의 도전을 요구하는 작품이었다. 첫 사극인 데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난하고 형에게 구박받는 흥부라는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닌 이름만 흥부일 뿐 전혀 다른 흥부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흔히 떠올리는 흥부 이미지를 비튼 것이 오히려 참신하게 다가왔다. 시나리오가 열려 있어서 세부 설정을 잡아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극이지만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일반 사극톤이 아닌 좀 더 편한 일상적이고 현대적인 말투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한량·형제애·각성하는 백성 등



다양한 감정 변화 연기 노력

세상 떠난 김주혁 선배 유작

시사회때 맨정신 감상 어려웠죠

흥부는 백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꿈을 꾸는 자들이 모이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는가’라며 ‘백성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조혁의 혁명적인 생각에 조금씩 동조하고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위해 붓을 들게 된다. 국민을 위한 나라는 시대와 정권을 초월한 바람일 수 있지만 조혁의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현재 대중의 마음을 파고든다.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이야기와 캐릭터 자체가 얼마나 대중의 감정을 동요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 작품을 택한 것도 제 마음을 요동치게 했기 때문이죠. 변화를 꿈꾸는 흥부 캐릭터에 대해서 연민을 느낀 것 같아요.”

영화가 끝나면 “고(故) 김주혁 배우와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라는 글이 화면을 채운다. 영화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김주혁의 유작이다. 어려운 질문이기는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 역시 김주혁에 관한 것이다. 김주혁이 어떤 배우였냐고 조심스럽게 묻자고 그는 “한 공간 안에 함께 있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데 김주혁 선배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 느껴지는 분이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사회 때 맨정신으로 영화를 보기가 힘들었다”며 “조혁이 흥부에게 하는 대사가 선배가 저에게 하는 말 같았거든요….”라며 말끝을 흐리다가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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