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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하락에 갭투자자 '조마조마'..매도 전환땐 집값도 '불안'

■ 전세시장 찬바람 확산

잠실 리센츠 84㎡ 전세, 한달새 1억 떨어져 8억~9억대

올 하남·다산·위례 대규모 입주도 앞둬 낙폭 커질 가능성

집주인들 보증금 반환 비상..추가 대출 등 현금마련 분주





“매매값과 전세값이 몇 천만원 밖에 차이 나지 않았던 2년 전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한 갭투자자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전세값이 떨어지고 세입자도 구하기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아파트 매도를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노원구 중계동 P 공인중개사 대표)

“주변 위례신도시의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값이 지난해 말 보다 1억원 가량 빠졌는데도 집주인(갭투자자)들이 세입자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전세값이 추가로 하락하면 시장에 매물이 나와 매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송파구 잠실동 T 공인중개사 대표)

최근 서울 전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갭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매매와 전세값의 차이가 적은 것을 이용해 소액을 투자해 서울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전세값이 하락하고 신규 세입자들를 구하기 어려워 기존 세입자들에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갭투자자들이 매물을 대거 내놔 매매가 하락을 이끌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기도 신도시와 인접한 서울 주요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전세값이 하락하고 있다. 송파구의 2월 전세값은 전달대비 0.12% 하락했고 도봉구(-0.10%), 노원구(-0.04%)도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과 가까운 위례신도시와 하남 , 구리 갈매지구, 남양주 다산신도시 입주 물량이 증가해 전세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세값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남의 경우 올해 9,200여가구, 다산신도시는 7,900여가구가 입주를 준비 중이며 입주 2년차를 맞는 위례신도시도 5,000여가구 이상의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경기 남부의 동탄과 용인에도 각각 올해 2만2,000여가구,1만5,600여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경기도와 맞닿은 송파구, 노원구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전세 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잠실동 리센츠의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달 9억~10억원대에 전세 계약이 됐는데 현재는 8억~9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58㎡ 전세가는 2억4,000만원 수준으로 연초 보다 3,000 ~4,000만원 내렸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서울지역 전세값 하락은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칭(불일치)때문”이라며 “최근 집값이 치솟자 전세수요가 대거 매수 수요로 전환됐고 반면 주변 신도시 입주물량과 갭투자자들이 내놓은 전세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값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된 교통수단 활용해 수도권 지역의 싼 신규 아파트로 전세를 찾아 이동하는 ‘탈 서울현상’도 서울 전세값 하락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전세값이 하락하면서 갭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입주 물량 증가로 세입자를 구하기가 힘든 상황인데다 설사 신규세입자와 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전세값이 하락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려면 추가 자금이 필요해 졌기 때문이다. 보통 집주인들은 신규 세입자로부터 돈을 받아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데 전세값이 몇 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하락해 일부 갭투자자들은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마련해야 할 처지다. 노원구 중계동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노원구는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갭투자를 한 사람이 많다”며 “그런데 최근 전세가가 내리면서 부랴부랴 현금마련에 나서고 일부는 대출까지 알아보는 집주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전세값도 계속 떨어질 경우 갭투자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매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초까지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당장 집을 팔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전방위 규제로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전세값도 당분간 상승반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매도에 나서 매매값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진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전세값이 하락했더라도 매매값 상승으로 자본 수익을 거뒀을 경우 섣불리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매매값 상승폭이 더 줄어들면 가뜩이나 불안한 갭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도를 고민하게돼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도 “매매가격 하락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갭투자자들 매물이 나오면 상승폭 둔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갭투자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잠실 30평대 아파트 매매가는 10~11억원, 전세가는 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금 매매값은 17억원, 전세가는 8억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전세가가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금리도 오르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잠실에서는 갭투자가 씨가 마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수도권에서 입주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세시장 안정세는 1~2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가격이 떨어진다면 그만큼 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갭투자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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