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저격수’를 자처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해왔던 정봉주 전 의원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대상이 됐다. 7년 전 기자 준비생을 성추행했다는 보도에 7일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도 돌연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기자회견 직전 한 인터넷 매체가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직 기자인 피해자는 기자 준비생이던 지난 2011년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에 동참했다. 정 전 의원 캠프의 한 관계자는 기자회견 직전 “보도된 내용과 관련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해 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회견 시간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당사자 고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안희정 지사 건 때문에 많은 분들이 멘붕(멘탈 붕괴)에 빠진 듯합니다. 심기일전하고 원래 예정했던 일정에 따라 7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합니다. 현장에서 기운 팍팍 불어넣어주세요.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특히 정 전 의원은 미투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던 당사자라는 점에서 의혹 해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도 비난과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제17대 대선에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고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에 처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방송활동에 집중해왔고 최근 한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무조건적인 무고죄의 형량 강화보다 미투운동 동참이 우선”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 이후 또다시 악재가 발생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정 전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입당 이전으로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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