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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소비자편익이 갈등 판단기준 돼야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75> 창조적 파괴와 갈등 조정
기존사업자 기득권 보호에 밀려
글로벌 스타트업 한국선 불법
신산업 진입장벽 깨지 않는한
4차산업혁명서 낙오국 못면해

  • 2018-03-28 17:03:32
  • 사외칼럼 39면


[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소비자편익이 갈등 판단기준 돼야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4차 산업혁명은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혁명이다. 필연적으로 현실 세계의 기존 사업자와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는 신규 사업자 간의 갈등 구조가 발생한다. 이 갈등에서 경쟁력 없는 기업은 도태되고 새로운 기업들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 발전이다. 모든 혁신은 창조적 파괴이기에 4차 산업혁명의 갈등 구조에 대한 기본적 원칙이 일류 국가로 가는 열쇠다.

최근 영국에 다녀온 한국시찰단이 영국 정부 관계자에게 반복해 들은 이야기가 있다. 갈등 해결을 위해 소비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라는 것이다. 기존의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의 갈등 구조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판단할 때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국가정책의 방향은 소비자의 편익에 달려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기업인 우버는 한국에서 불법화돼 있다. 우버가 불법화된 것은 소비자에게 손해가 아니라 기존 사업자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버가 합법화된 나라는 소비자의 힘이 강한 나라고 우버가 불법화된 나라는 소비자의 힘이 약한 나라다. 한국의 문제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결집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국의 30만개 사회단체에서 대표성을 인정할 만한 단체는 손꼽을 정도다. 시민단체의 대표 선정에 대다수의 시민 참여는 없다. 더구나 원격의료와 같이 초고령사회의 필연적 대안을 시민단체들이 의료계를 옹호해 한국에서만 금지된 사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각해보자.

바람직한 창조적 파괴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의 융합 신산업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필요조건이다. 그다음은 갈등 조정 과정이다. 새롭게 창출된 국부의 일부를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에 투입하는 것이 충분조건이다.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신규 진입을 금지하는 국가는 4차 산업혁명의 낙오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원격의료의 경우 미국은 27%의 의료비 절감이 이뤄질 수 있고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는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래의료의 80%는 고령자 관리 의료가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들인 1·2차 의료기관에 국가 전체가 얻는 이익의 일부를 투입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다. 당뇨 관리 하나만으로도 5조원 이상의 가치가 창출된다. 이 중 20%인 1조원을 1·2차 기관의 개별관리에 투입해주면 국가와 의료기관 모두 이익이다. 원격의료 전체에서 궁극적으로 연간 20조원이 넘는 의료비 절감이 이뤄지고 초고령사회 대비가 가능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핵심 관문은 바로 기존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 간의 갈등 조정이다. 여기에서 두 사업자가 아니라 바로 소비자의 편익이 정책 판단의 기초가 돼야 한다는 것이 영국 정부 관계자들의 일관된 목소리였다. 그런데 과연 한국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국회 입법은 사업자의 입김에 노출돼 있다. 진정한 소비자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있다. 기존의 시민단체들이 아니라 진짜 시민들의 의견이 집약되는 사회적 구조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 고효율의 안전한 의견청취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의 최대 걸림돌은 현실과 가상의 융합인 데이터 활용 자체를 가로막는 것이다. 그 결과 글로벌 스타트업의 70%는 한국에서 불법이 된다. 간신히 융합 신산업을 만들어도 기존 사업자들의 진입장벽을 돌파하기 어렵다. 이러한 신산업 규제 결과가 일자리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창조적 파괴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에서는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 기존 사업자를 보호하려는 국가에서는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가경쟁력이 저하된다. 파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창조를 막는 것이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역사가 제시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국민 모두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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