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청곡으로 알려진 ‘뒤늦은 후회’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원곡자 현이와 덕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최진희는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자신의 대표곡 ‘사랑의 미로’와 함께 현이와 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최진희가 자신의 노래가 아닌 ‘현이와 덕이’의 곡을 선곡한 것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졌으나, 공연 후 김정은 위원장이 최진희에게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북측의 요청에 의해 선곡된 것으로 짐작케 한다.
방북 예술단의 음악감독을 맡은 윤상은 “‘뒤늦은 후회’는 최진희 선배의 특화된 창법과 잘 맞는 곡이고 북측에서 정말 좋아하는 노래다. 이 노래가 나올 때 공연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다른 가수들 보다 최진희 선배가 부르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진희가 부른 ‘뒤늦은 후회’와 함께 원곡 가수 현이와 덕이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다.
현이와 덕이는 1975년 데뷔한 남매로 구성된 듀엣으로, 이들은 아역 배우로 활동하다 각각 19살과 14살에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특히 10대 때부터 작곡을 시작한 장덕은 현이와 덕이의 초기 히트곡인 ‘꼬마 인형’,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 가수 진미령의 ‘소녀와 가로등’을 비롯 당대 인기 가수들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천재 싱어송라이터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번에 북측 요청을 받은 ‘뒤늦은 후회’ 역시 오빠 장현이 작사, 동생 장덕이 작곡한 곡이다.
198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은 현이와 덕이는 장현이 1989년 설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면서 활동을 중단한다. 이후 장덕은 1990년 1월 드라마 ‘구리반지’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펼쳤으나, 어릴 때부터 앓아봤던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수면제와 기관지 확장제를 과다복용, 1990년 2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같은 해 8월 오빠 장현도 설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매는 각각 34세와 29세로 짧은 생을 마친다.
한편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이날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합동공연을 펼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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