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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일회용품 '쓰레기 무덤'…관리는 사각지대

300개 영화관서 막대한 쓰레기 쏟아져도

'일회용 컵' 줄이기 자율협약서도 제외

텀블러 직접 가지고 가도 할인 못 받아

"해외처럼 단계적으로 금지 강제 필요"

서울 시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퇴장로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이달 중순 찾아간 서울 시내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1,100만명 이상을 끌어모은 대작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상영이 끝나자 관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관객들 손에는 너도나도 일회용 팝콘 박스나 콜라 컵 등이 들려있었다. 쓰레기통이 순식간에 넘쳐나면서 복도 바닥에도 쓰레기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쓰레기를 청소하던 아르바이트생 A씨는 “매번 영화가 끝나면 반복되는 일”이라며 “특히 많은 쓰레기가 쏟아지는 어벤져스 같은 대작은 개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며 푸념했다. 최근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 등 각종 보완책을 내놓고 있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일회용 컵 사용량은 지난 2009년 191억 개에서 2015년 257억 개로 매년 급증 추세다.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약 7,000여만개에 달한다.

지난해 커피전문점 매출 순위와 CGV 매점 매출 비교 /자료=각 기업 연도별 감사보고서


물론 정부도 최근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텀블러 등 개인용 컵을 지참할 경우 판매가격의 약 10%를 할인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자발적 협약도 커피전문점 16곳, 패스트푸트점 5곳 등 총 21개 업체들과 체결했다. 문제는 협약 대상에서 전국 300여개 영화관에서 막대한 일회용품을 소비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빠졌다는 점이다.

영화관은 팝콘, 콜라 등을 주로 파는 매점 특성상 일회용품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국에 143개 극장을 가진 CJ CGV의 경우 지난해 매출 9,268억원을 올렸는데 매점 매출 비중은 대략 15~20%, 1,400억~ 1,8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멀티플랙스 영화관 업체들은 ‘고객 만족’이라는 명분 아래 일회용품 사용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직접 텀블러나 팝콘 통을 가져가도 정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영화관도 상당수다. 더구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영화 캐릭터를 활용한 음료컵이나 팝콘통을 포함한 콤보 세트를 판매해 왔지만 재사용에 대한 혜택은 전무한 실정이다.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판매 중인 캐릭터 음료컵을 포함한 팝콘 콤보. 하지만 국내 영화관들은 캐릭터 콤보 세트를 팔아놓고도 재활용시 혜택에는 인색한 실정이다. /한상헌 인턴기자


김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영화관은 포장재나 플라스틱, 코팅지 등 많은 종류의 일회용품을 알게 모르게 사용한다”며 “자발적 협약은 한계가 많은 만큼 해외 선진국처럼 정부가 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협약 실시 업체의 이행 여부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종 이외 다른 업종으로 확대할 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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