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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화' 꿈꾸는 JY…하버드·구글 출신 'S급 인재' 전면에

[삼성전자 첫 최고혁신책임자에 데이비드 은]

반도체 신화 이끈 이건희 회장 '인재제일' 철학 계승

직접 영입한 글로벌 인재에 삼성 미래사업 중책 맡겨

SW·반도체 기술 결합된 플랫폼 중심 사업변화 전망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던 지난 19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산업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S급 핵심 인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는 황창규·진대제 등으로 대표되는 고급 반도체 인력을 ‘모셔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인재제일’ 경영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이 회장은 “S급 인재 영입에 인건비 생각은 하지 마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삼고초려해 뽑으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실제 반도체 사업 진출 초기 이 회장이 동분서주하며 직접 인재 확보에 세심하게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미래 핵심 성장사업으로 낙점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AI 인재 모시기에 나선 것은 30여년 전 이 회장이 반도체 인재를 직접 뽑았던 것과 닮았다. 글로벌 기업 출신의 인재들이 중용되고 있다는 점은 이 회장 때와는 달라진 점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영입한 인재와 이들의 이력, 그리고 맡긴 역할을 들여다보면 그가 준비하는 삼성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 수혈한 S급 인재에 미래 맡기는 JY=5일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을 삼성전자 최고혁신책임자(CIO·Chief Innovation Officer)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IO는 이번에 처음 생긴 직책”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넥스트를 이끌어온 은 사장은 기존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 인재 확보 업무에 더해 삼성전자 전사 차원의 혁신 업무까지 총괄하게 됐다.

중책을 맡은 은 사장은 대표적인 ‘외부 수혈’ S급 인재다.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와 함께 이 부회장이 그리는 삼성의 실리콘밸리식 혁신 구상을 돕는 핵심 경영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으로 구글과 타임워너 근무 경험이 있다.

은 사장의 CIO 임명을 두고서는 삼성 내부에서도 ‘그럴 만하다’며 인정하는 분위기다. 2011년 삼성에 부사장급으로 합류해 4년 만에 사장에 오르며 ‘최연소 사장’ 타이틀을 단 그가 이 부회장의 혁신 구상을 총괄할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이들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활용하는지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최근 부사장급으로 파격 영입한 세바스천 승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대니얼 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도 전형적인 이 부회장이 선호하는 글로벌 인재라는 해석이다. 둘 다 하버드대 출신에 세계적 기술연구소 벨 랩(Bell Labs) 연구원 출신이다. 특히 승 교수는 삼성전자 최초의 최고연구과학자(CRS) 직책을 받을 정도로 특급 대우를 받았다.



삼성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글로벌 마인드를 기본 역량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해외 대학과 글로벌 기업 출신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로 영입된 세계적인 음성인식 전문가 래리 헥 박사(전무급)도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거친 S급 인재다. 헥 박사는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삼성전자의 5대 AI 연구 거점 중 하나인 토론토 AI 센터를 이끌고 있다.

◇JY 영입 인재 면면…삼성 미래 투영=이 부회장은 S급 인재를 직접 찾아가 스카우트를 제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영입한 인물 면면을 보면 이 부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분야, 나아가 삼성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최근에 영입된 승 교수가 대표적이다.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을 기반으로 한 AI 최고 석학인데 이 분야는 이 부회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던 영역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2016년 호암상 공학상 수상자이자 인간형 로봇 ‘휴보’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준호 KAIST 교수와 만나 “언제 AI가 인간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보느냐” “하나님이 인간들을 고친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고치고 싶어 하겠는가”라는 식의 질문 세례를 던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최초 최고혁신책임자가 된 은 사장은 구글에 근무하던 2006년 유튜브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유튜브는 물론 구글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기존 TV·스마트폰 같은 세트 중심의 하드웨어 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AI 등 소프트웨어 기술과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 중심 회사로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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