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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착한 소비가 사회를 바꾼다]기업 '품질· 윤리경영'을 입는다

친환경 소재·재활용 제품·공정무역…

윤리적 소비 공략 잰걸음…매출도 UP

패션가, 재고 활용 업사이클링 대세

뷰티업계 '화학성분 무첨가'로 승부

유통은 판매액 일부로 취약계층 지원





나우(Nau) ‘리사이클 폴리 재킷’


래코드가 안티패션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업사이클링 한복 재킷


# 직장인 최모(40)씨는 최근 수공예품 전문 온라인 장터인 ‘아이디어스’를 자주 방문한다. 공장에서 찍어낸 천편일률적인 기성품보다는 수공예 장인들의 작품을 선호했던 최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 번에 원하는 작품을 구매할 수 있어 단골고객이 됐다. 제이쿤 작가가 만든 수공예 가죽 휴대폰 케이스로 시작한 아이디어스는 작가층을 급속히 넓혔고 제품군도 수제 먹거리부터 의류·화장품·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화했다. 활동하는 작가들의 연 평균 수입도 일반 공예인 소득을 크게 웃도는 2,500만원이다.

# 지난 2012년 3월 코오롱FnC가 론칭한 업사이클링(upcycling)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이달 초 프랑스에서 열린 패션 콘퍼런스 ‘안티패션’에서 기존 의류의 재고로 만든 한복 재킷을 선보였다. 아름지기재단과 협업해 만든 재킷의 바디는 정장 브랜드 ‘커스텀멜로우’의 재고를 활용했고 소매 부분은 재고로 남은 넥타이의 심지를 재활용했다. 기존 의류를 새롭게 탈바꿈하는 업사이클링이 착한 소비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착한 소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 등에 신경 쓰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착한 소비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상품보다 좀 더 가격을 지불하면서 착한 소비를 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윤리적 소비를 추종하는 상품과 마케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착한 소비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파트는 소비재 업종에서 두드러진다. 대부분 패션·뷰티·식품 등 사람의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이다. 유통업체들 중에서는 특정한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비율을 후원금으로 적립 후 여러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기도 한다.



블랙야크가 3년 전 인수한 ‘나우’가 대표적이다. 나우는 미국 포틀랜드의 지속 가능 라이프웨어 브랜드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지속 가능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공정무역, 재활용 원단, 환경 보호, 다양성 존중 등의 가치에 초점을 맞춰 경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르면 내년 말에 제주에 나우의 한국사무소 겸 플래그십 멀티스토어도 만들 계획이다.

재고로 쌓인 옷들을 전면 해체해 새 디자인으로 선보이거나 부분적으로 포인트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도 트렌드 중 하나가 된 지 오래다. 주요 패션 기업 중에서는 코오롱FnC가 2012년 론칭한 ‘래;코드’가 꼽힌다. 3년 이상 재고로 쌓여 소각될 물량을 활용해 상품을 만든다. 애초 재고 물량이 많지 않은 탓에 동일한 디자인의 아이템이 최대 10개를 넘지 않지만 찾는 손길이 꾸준하다. 덕분에 론칭 후 지난해 말까지 매출이 네 배 늘었고 올 3월부터는 렌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뷰티업체들 중에서는 천연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모든 제품에 유해 의심 화학성분을 첨가하지 않는다. 화장품 전 성분을 확인하는 ‘No 마크 캠페인’, 화장품 고를 때 꼭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착한 화장품 캠페인’ 등을 꾸준히 진행했다. 100% 유기농 제품만 고집해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프리미엄 유기농 마켓 ‘홀푸드’에도 입점했다. 대표적 제품인 ‘불가리안 로즈 인텐시브 에너자이징 크림’은 미국 환경 시민단체 EWG에서 국내 최초로 인증 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K뷰티를 이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는 2003년부터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서울 소격동에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매장인 ‘공병공간’을 열었다.

유통업체들이 ‘착한 소비’에 기여하는 방식은 주로 후원금 자동 적립이다. SK플래닛의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는 2013년부터 특정 상품을 고객이 구매하면 후원금을 자동으로 적립하는 ‘희망쇼핑’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고객들은 약 1,934만개의 ‘희망상품’을 구입하기만 해도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1만명에 가까운 판매자들이 희망쇼핑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적립한 후원금으로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미혼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돕고 있다. SK플래닛 측은 올해는 청년들의 ‘주거불안’ 문제를 짚은 ‘청년일일하우스’ 등 청년층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롯데하이마트도 2015년부터 특정한 가전제품을 선정한 다음 이 제품의 판매액 일부를 적립해 사회공헌활동에 쓰는 고객참여형 기부 이벤트를 해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냉장고 판매액의 일부를 적립해 미세먼지 방지 숲 조성 업체에 기부했고 4월에는 건조기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떼서 미혼모 보호시설에 3,000만원 상당의 세탁기 35대를 기증했다.

아예 후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롯데마트는 4월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생수 ‘초이스엘골드 굿워터’의 판매 수익금 10%를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의 굿워터 프로젝트에 기부하고 있다. 굿워터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의 식수 및 위생환경 개선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수익금은 탄자니아의 4개 지역에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공급시설과 식수정수시설, 화장실 등을 설치 및 개보수하는 데 쓰인다.
/박준호·정민정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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