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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커지는 택배요금 원가공개]"年 23억건 택배 단가, 무슨 수로 매기나"

"기사 처우 개선에 긍정적"

국토부, 요금 신고제 추진에

업계 "원가 일괄 계산 어려워

화물·거리따라 요금 천차만별

⅓은 포장비로 쇼핑몰 몫" 반발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택배요금 신고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택배요금 신고를 통해 단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택배 기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원가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택배 기사의 처우를 더 악화 시키면서 택배 산업 생태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국토부와 택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5월 화물을 집화·분류·배송하는 운송사업자(택배업체)에도 신고요금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택배업체가 택배요금을 국토부 장관에게 신고토록 하는 것. 국토부는 신고제 도입으로 택배 요금과 업체 수수료가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택배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 법안은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우선 업계는 요금 신고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사실상 영업비밀 공개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신고요금제 대상은 구난차(레커)와 컨테이너 차량이다. 이들은 운송 구간과 규격이 정해져 있어 원가 산정이 가능하다. 반면 택배의 경우 업체·화물·거리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라는 것. 연간 택배건수는 지난해 기준 23억 건에 이른다.

아울러 물량 대부분이 인터넷 쇼핑몰 등 사업자와 택배사 간 계약을 바탕으로 하는 B2B 택배다. 계약 조건이 모두 달라 획일화가 어려운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 택배 원가를 신고하라는 것 자체가 영업 비밀을 공개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일단 도입하면 택배 기사 처우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 기사의 처우 개선에 대해서도 업계는 “국토부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고제 도입으로 택배사 간 ‘치킨 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그 중 하나다. 타사 신고 단가보다 더 낮은 요금을 화주 측에 제시해 물량부터 확보하려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국토부의 정책적 접근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택배 업체들이 적자를 보고 있다. 택배 요금이 현실화 돼야 택배 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는데 택배 요금을 정하는 데 키를 쥔 고객사들에 대한 규제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쇼핑을 할 때 지불하는 택배 요금의 3분의 1가량이 ‘포장비’ 명목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택배비를 2,500원 내면 800원에서 많게는 1,200원까지 택배사가 덜 받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요금으로 집화·배달 등의 물류·인건비를 충당하고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택배 요금으로 알고 지불 하는 돈이 사실상 판매자의 ‘판매비’로 쓰이고 있는 셈”이라며 “이들 원가 역시 공개 되어야 택배 요금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고요금제가 도입돼도 고객사가 이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할 때 이를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택배 업계가 반발하는 이유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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