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김동연-이재용 첫 만남]金 "삼성이 4차산업혁명 리드해야" JY "일자리 많이 만들겠다"

金부총리 '미래대비·상생·지배구조' 관련 역할론 주문

삼성 "반도체, 바이오, 5G 규제 풀어달라" 요청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6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혁신! 성장!’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부근(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전자 부회장,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이 부회장, 김 부총리. /평택=권욱기자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만남은 예상보다 화기애애했다. 회동 직전에 불거졌던 ‘투자 구걸’ 논란 때문에 껄끄러울 수 있었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 간 생산적 대화도 적지 않았다. 실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수장 격인 김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리딩 기업으로서 ‘삼성 역할론’을 강조했고 삼성 측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화답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삼성이 요청한 반도체 분야 전력 확충, 바이오산업의 복잡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낳았다.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 불공정거래 개선 등에 대한 김 부총리의 언급도 있었지만 강도는 약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부로서는 청와대와 경제부처 간에 삼성 방문을 두고 갈등설이 불거졌던 만큼 여론을 의식했을 것”이라며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든 이번 만남을 계기로 기업들이 혁신성장의 핵심 주체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 미래·동반 성장 통한 투자 주문…삼성, 바이오 육성 의지 피력=김 부총리는 삼성에 세 가지의 선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정리하면 △미래 대비 △상생 △지배구조·불공정거래 개선 등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미래 대비와 상생에 방점이 찍혔다. 이날 회동에서 성과도 있었다. 삼성은 스마트팩토리 지원과 관련해 2차 협력업체를 넘어 3차 협력업체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김 부총리는 “삼성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고용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소프트웨어센터에서 일반 취업준비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등 인프라 개방 및 공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내벤처 프로그램 ‘C-Lab’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오찬을 통해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며 “특히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미래 사업과 관련한 삼성의 복안도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인공지능(AI), 5세대(5G), 바이오 등에서 엔진 역할을 맡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 관계자는 “삼성이 바이오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해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신수종사업으로서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바이오사업을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반도체·바이오 규제 풀어달라”=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은 애로사항을 정부에 적극 전달했다. 민원은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5G 이동통신사업에 집중됐다. 김 부총리는 “삼성이 평택 반도체 3·4라인 건설에 필요한 전력 확충 시 애로를 건의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의 한 임원은 “형광등이 잠시 깜박거리기만 해도 웨이퍼를 못 쓰게 될 정도로 전력과 용수는 반도체 공장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삼성이 전력 확충을 요구했다는 의미는 국내에서 반도체 추가 투자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복잡한 바이오 규제를 간소화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원료물질의 수입·통관 절차 간소화 △글로벌 임상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약가정책 개선 등을 건의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부상한 인천 송도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어떤 것은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어떤 것은 더 검토해야 한다고 삼성에 말했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은 이 밖에 5G 기지국 설치 확대를 위한 도로변 시설물 규제 완화,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신기술 개발·투자를 지원하는 세제 인센티브 등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투자 종용한 적 없다” 봉합 나선 정부=김 부총리는 이날 “기업에 투자·고용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투자 종용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부총리에 취임한 후 다섯 번째 대기업 방문인데 삼성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구원투수 개념으로 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 대해서도 “기업의 기를 살리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진지하게 듣고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또한 이날 “경제부처에 투자를 구걸하지 말라는 식의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혀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 때문인지 이날 회동 분위기는 좋았다. 이 부회장은 김 부총리를 직접 맞아 반도체 라인 투어에 나선 것은 물론 간담회 후 환송까지 하는 등 예우를 다했다. 경제단체의 한 고위임원은 “경제가 힘든 상황이 아니냐”며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경제가 활력을 찾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한재영·평택=강광우기자 s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