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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확대' 대입개편 권고안…"문제풀이식 수업 부활" 우려

“벌써 과거 회귀 분위기”…정시확대 비율 명시 안 한 데 불만도

입시전문가들 “자사고·특목고 기사회생…지원자 늘듯”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교육회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7일 발표된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에 ‘정시모집 확대·대학수학능력시험 상대평가’를 주장하는 쪽과 ‘정시모집 확대 반대·수능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쪽이 모두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국가교육회의는 교육부에 대입에서 수능 위주 전형을 현행보다 확대하라고 권고했지만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수능 평가방식은 현재 절대평가가 실시되는 영어영역과 한국사에 더해 제2외국어/한문에도 절대평가를 적용하되 ‘주요과목’으로 불리는 국어·수학·탐구영역은 상대평가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또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대학 자율에 맡겼다.

교육계에서는 “1년 넘게 대입제도를 바꾼다고 온갖 요란을 떨고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는 평가와 “현실을 고려해 무리수를 두지 않아 다행”이라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대입 전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아 국민이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부가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그래도 국가교육회의가 중론을 모아 만든 개편안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면서 “그간 대입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어 문제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정적인 변화를 추구했다고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정시모집 확대방침이 정해지면서 교육현장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대표는 “정시모집이 확대되고 수능 주요과목이 상대평가로 유지되면 학교현장에서 수능에 대비한 문제풀이식 수업이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학점제나 혁신학교 확대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등학교 교사 강 모 씨는 “정시모집 확대방침에 벌써 주입식 교육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서점에서 EBS 교재를 사는 학생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이 비판받는 측면도 있지만 그래도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요하게 만들어 억지로라도 학생중심으로 수업하도록 학교현장을 변화시켰다”면서 “정시모집이 늘어나면 일단 학생들부터 문제풀이식 수업을 원하게 된다”고 걱정을 표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 부모 김 모 씨는 “정시모집을 얼마나 늘릴지 분명하지 않아 아직도 혼란스럽다”면서 “대입제도 하나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에 주변 학부모들이 ‘이민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털어놨다.

정시모집 확대를 지지해왔다는 김씨는 “학종을 준비하려면 비교과활동 등 준비할 것이 많다 보니 시간을 벌기 위해 어릴 때부터 선행학습을 하게 된다”면서 “수시모집으로 우수학생을 선점해온 대학들이 정시모집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입시전문가들은 정시모집 확대방침으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특목고가 기사회생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사고·특목고와 일반고 이중지원이 허용된 상황이라 자사고·특목고 지원자가 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정시모집이 확대되면 수능성적이 좋은 자사고나 특목고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사고·특목고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팀장은 “대학들은 정시모집 비율을 30~40%대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되면 수시모집에서 학생을 뽑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뽑는 인원까지 합쳐서 수시모집 대 정시모집 비율이 6 대 4가량 된다”고 부연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내신성적을 받기 어려운 자사고·특목고 학생들이 수능으로 대학에 갈 기회가 늘어나면서 이들 학교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수험생들은 수능 공부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정시모집이 늘어난다고 해도 수시모집 비율이 60%대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자사고·특목고 지원율이 갑자기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정시모집 비율을 늘리긴 할 것”이라면서 “논술·특기자전형 비율을 줄여 정시모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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