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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한반도 안보 키 쥔 중국]"평화체제 구축에 中 참여 필요…비핵화와 동시에 풀어야"

■창간기획-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양시위 前 6자회담 차석대표·문일현 정법대 교수 대담

北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서 핵 전략자산 운용 금지도

中이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까지 개입하는 건 견제해야

한중 협력하면 잠재력 커져 시너지 효과 무궁무진할 것

양시위(사진 왼쪽)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과 문일현(오른쪽) 정법대 교수가 한반도 비핵화 과제 등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이호재기자




북한 비핵화 협상이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중국이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론’에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지난 12일 “우리는 한반도 문제에서 마땅한 역할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등 다음달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변수’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서울경제신문 특별취재단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과제와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 등을 집중 진단하기 위해 중국의 외교 전문가와 한국의 전문가 간 특별 대담 자리를 마련했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의 양시위 연구원은 “한반도 평화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상 참여가 필수적”이라면서 “진정한 비핵화를 이루려면 한반도에서 핵 전략자산을 이용하는 일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혀 한국에서의 미국 핵잠수함 등 훈련이나 주한미군 주둔까지 막아야 한다는 중국 측 입장을 내비쳤다. 양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북핵 6자회담에 차석대표로 참석하고 2005년 9·19 공동성명 초안을 짰던 중국의 외교 전문가다. 이에 대해 2008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법대 교수에 선임된 문일현 교수는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이 주한미군 등 문제까지 관여하는 일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 전문가의 대담은 홍병문 서울경제신문 베이징 특파원의 사회로 중국 베이징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사회=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한창이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양시위 연구원=북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지난달 이후 이견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전략적 상호 불신이 있어 다음 단계로 진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핵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영구적으로 유지하느냐 하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두 개의 ‘허(중국어로 핵과 평화의 ‘화(和)’는 모두 허로 발음한다)’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데 미국은 비핵화 문제만 집중 거론하고 있다. 이 점이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문일현 교수=속도가 느리지만 그런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에는 흔들림이 없고 북한도 핵·미사일 실험을 10개월째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주요 쟁점에서 양국 간 이견이 꽤 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북한은 자신들만 비핵화하는 것은 일방적인 무장해제이며 북한이 핵 위협을 받지 않으려면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 연구원=비핵화는 북한에 국한된 개념이 아니다. 한반도가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북한뿐 아니라 남한도 비핵화 지대가 돼야 한다. 비핵화 관련 국제법에도 어떤 국가로부터도 핵 물질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 전체 한반도에서 핵 전략자산을 사용하거나 사용할 가능성이 일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미국과 북한, 나아가 중국과 한국 사이에 의견 차이가 꽤 큰데 이를 풀 방법은 무엇인가.

△양 연구원=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둘 중 뭐가 먼저냐는 순서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두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일단 종전 선언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첫걸음을 디뎌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종전선언 이후에는 항구적 평화체계 논의를 개시할 텐데 이때 논의는 남북한·중국·미국 등 4자 모델로 가야 한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 전쟁의 주요 이해당사자이자 앞으로도 한반도의 중요한 외부세력일 것이기 때문이다.

△문 교수=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전환 과정에서 중국의 참여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주한미군 문제는 한국과 미국 간 문제다. 이런 문제까지 중국이 개입하려는 것은 적절히 견제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비핵화 논의를 얘기하면 미국은 북한에 핵 시설 리스트의 공개·신고를 요구하고 북한은 종전선언부터 하자는 입장인데 결국 각각의 주장을 잘 절충해야 한다. 양국이 한발씩 양보하면 두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다.

△사회=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양 연구원=동북아는 북미와 유럽과 비교해 잠재력이 크지만 북한이라는 단절 공간이 있어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중국과 한국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한다. 중한 협력으로 한반도에 평화체계가 구축되면 동북아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도 양국은 첨단산업 등 경제 분야는 물론 고령화·노동력 문제 등에서 협업해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다. 전략적인 중한 협력은 무궁무진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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