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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대학생 반값 등록금’ 추진] “복지도 좋지만...소득 창출하는 공단 살리는 게 우선”

공단 입주한 기업들 비판 목소리

"대학안가면 無혜택" 시민도 불만

재정자립도 갈수록 떨어지는데

다른 지자체로 퍼질까 우려 커져

윤화섭 안산시장이 17일 대학생 반값등록금 시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산시




인구 50만에 달하는 안산시가 시(市) 단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현금 퍼주기’ 열풍이 다른 자치단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시행은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에서 단골 메뉴로 불거졌지만 실제로 시 단위에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안산시에 있는 반월공단의 경우 경기침체와 인건비·재료비 상승 등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공단의 경쟁력 강화보다 ‘표’를 의식한 복지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산시는 반값 등록금 정책의 추진 배경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들었다. 안산시 인구는 지난 2013년 71만여명에서 지난해 66만명으로 7.47%(5만3,000여명) 줄었다. 반값등록금등 복지를 강화해 인구 유출을 막겠다는게 시의 설명이다.

안산시는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시행해도 현재로선 예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대학생 1명당 연간 평균 등록금 자부담액은 329만원으로, 시는 이의 절반인 평균 165만원씩 지원하며 전체 대학생 수혜를 위해 필요한 예산은 335억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올해 안산시 본예산 2조2,164억원의 1.5% 수준이어서 단계적으로 대상을 늘리는 데는 큰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산시의 재정 상태를 감안하면 반값 등록금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 재정자립도는 지난 2014년 47%로 전국평균(50%)를 밑돌았다가 지난 2017년 시 소유 부지 매각으로 거액이 유입되면서 72%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각종 복지드라이브를 벌이면서 지난해 57%로 다시 고꾸라졌다. 인구유출 방지는 명분이고 실제로는 복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내 자치단체의 한 관계자는 “안산시는 지난해 윤화섭 시장 취임 이후 8,000억에 달하는 거액의 단기자금만 믿고 급하게 복지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몇 년 후 재정이 나빠질 경우에는 대비하지 않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수원에 사는 유모(54)씨는 “대학을 가지 않은 학생들은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하는데 이 자체가 차별성 복지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반값등록금 사업은 신규 사업이면서 연속 사업이다. 안산시 전체 예산 가운데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가용재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결국 시민들이 정착 필요한 사업을 펼치는데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번 시작한 복지정책은 뒤집기가 불가능해 향후 지방재정 부담만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월공단 내에서는 “경쟁력 강화보다 복지에 혈안이 돼 있다”는 반대론이 만만치 않다. 반월공단에서 금속 제조업체를 하는 A사의 김모 대표는 “올해만 해도 부품값이 9~10% 오른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복지정책에 신경을 기울이기 보다 산업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염색업체 B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심모씨는 “시 차원에서 반값 등록금 등 복지정책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산 시민 대다수의 소득을 책임지는 공단의 경기를 살리는데 필요한 보조금을 투입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시의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유사 사례가 없어 교육부의 기존 정책과의 유사성, 전달체계를 판단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복지부가 지자체 복지 사업을 대부분 수용해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산시 정책도 일부 시행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인근 지자체에 ‘반값’ 포퓰리즘 열풍이 불어 지자체의 재정건전성이 연쇄적으로 악화되고 지역경제 살리기는 도외시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안산=윤종열·심우일기자, 세종=황정원기자 yjyun@sedaily.com

윤화섭 안산시장이 17일 대학생 반값등록금 시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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