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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녹두꽃' 신경수 감독 "우금치 전투 개마고원에서 찍었으면 좋았을걸"

‘녹두꽃’ 신경수 감독 / 사진=SBS




실패한 혁명, 패배한 전투, 그러나 반드시 있어야만 했던 투쟁.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등장한다.

혁명군과 진압군으로 나뉘어 같은 민족끼리 죽고 죽여야 하는 전투의 중심에 선 두 형제의 선택은 ‘과거와의 작별’과 ‘새 시대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로 연결된다. ‘육룡이 나르샤’의 신경수 감독과 ‘정도전’, ‘어셈블리’의 정현민 작가 조합은 이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준다.

17일 오후 SBS 사옥에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신경수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신 감독은 “동학농민운동 125주년에서 시작된 정신이 임시정부를 넘어 대한민국을 여는 전근대적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하며 “역사적 배경도 중요하겠지만 2019년 대한민국에서 젊은이들이 겪는 분노와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주인공은 전봉준이 아니다. 한 이방의 가족, 그 중에서도 두 형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형 백이강(조정석)은 아버지처럼 이방의 길을 가기로, 동생 백이현(윤시윤)은 과거급제를 통해 조선을 개혁하겠다는 꿈을 가진 인물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형과 바꾸겠다는 동생은 고부민란과 동학농민운동을 거치며 정 반대의 길을 걷게 된다.

엇갈린 길을 걷게 되는 형제의 갈등과 투쟁 뒤로 동학농민운동이 전개된다.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아전에서 시작한 형은 구체제 조선을 넘어서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시작을 열고, 동생은 구체제를 마감하는 끝을 맺게 되는 역전된 상황을 맞는다.

신 감독은 “크게 봤을 때는 조정석이 새로운 세상을 상징하는 전봉준의 상징적 아들이 되고, 윤시윤은 백가(家)를 끝내는 아들이 된다. 좌절과 희망을 이야기하며 전 근대를 끝내고 근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기획 단계부터 ‘어느 시대를 그릴까’에 대한 고민은 컸다. 감독과 작가는 형제와 가족, 젊은이들의 사랑과 희망을 담고 싶었다. 선대의 젊은이들이 겪었던 고군분투와 좌절, 그리고 도약의 이야기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격려, 희망을 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신 감독은 “우리도 전봉준을 내세우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그러나 역사와 전봉준이라는 인물이 주는 아우라를 쉽게 풀어내기 어려웠고, 전봉준에게 매이다 보면 역사드라마처럼 흘러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당시의 보통사람들, 누군가의 아버지 형 아우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고작 100여 년 전의 이야기인 만큼 자칫 잘못 고증했을 경우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등 실존인물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그는 “살아서 꿈틀거리는 전봉준을 만나시리라 생각한다”며 기대를 전했다.

신 감독은 “당대를 구현해낸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인데 작가가 방대하면서도 치밀한 사료 연구를 거쳐 대본을 주고, 제작진도 되도록 어긋나지 않게끔 고증과 재현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며 “역사공부를 하다 보니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 기록 자체도 윤색된 것이 많아 여러 사료 사이에서 가장 객관적이면서 안전한 정보를 통해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장 기대되는 ‘장면’은 동학농민운동의 봉기부터 우금치 전투까지 격한 상황들이다. 신 감독은 “사극을 하다보면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다. 백산 봉기는 비슷한 곳을 찾아 찍어 잘 만들고 있고, 황토현 전투는 소나무밭 배경을 찾아 찍었다. 다음주에는 황룡강 전투를 촬영해야 하는데 장성에서는 찍을 수가 없어서 장소를 물색해 놨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가 될 우금치 전투에 대해서는 “난감하다. 후보지가 한 곳이 있기는 한데 우금치 전투는 실제로 추운 계절에 벌어졌는데 5~6월 초록이 만개할 때 찍어야 한다”며 “전작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위화도 회군을 겨울에 찍었는데 이번에도 그래야 하나 사실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농담이기는 한데 지난번 북미회담이 잘 돼서 개마고원에라도 가서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했다”며 “잘 찍어서 ‘이게 말이 돼?’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열혈사제’ 후속으로 26일 밤 10시에 첫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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