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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석의 우드아카데미]<7>혼이 깃들인 운명의 나무, 느티나무(Zelkova)

별다방 테이블(우드슬랩), 그것이 알고 싶다

Part. 3 우드슬랩에 사용되는 나무들의 종류와 특성 ④★

■느티나무 (Zelkoba·젤코바)

느티나무로 제작한 우드슬랩테이블의 모습입니다. 아주 멋스럽죠.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고향’ 이란 곳을 떠올려 보면 누구나 마을 입구를 지키던 커다란 나무 한 그루쯤은 등장하게 됩니다. 멀리서 찾아 오는 손님을 맞이했던 마을 앞 그곳, 못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낼 때 손 흔들어 주던 그곳. 마을을 다 덮을듯 넓디넓은 나뭇가지 밑 시원한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어르신들의 장기 한 판과 막걸리 한 잔이 잘 어울리던 그런 공간에 오늘의 주인공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장성 단전리의 느티나무 / 출처=문화재청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의 정서에 가장 깊이 다가온 나무이며 우리의 유년시절 추억 속에 가장 가까이 있는 나무입니다.

느티나무는 1,000년이상 사는 수종으로 우리나라에는 총 14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은행나무, 소나무에 이어 3번째로 많죠. 저희 죽산목공소의 홈페이지의 메인 이미지도 무늬가 멋진 느티나무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 나무 무슨 나무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바로 느티나무였습니다.



나무의 꽃말은 ‘운명’입니다.

그래서 마을 어귀 당산나무로서 마을을 지켜주고,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의 안녕과 성공을 비는 나무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했었나 봅니다.

품격을 지닌 느티나무는 많은 지역, 관공서의 상징으로 자리잡고있습니다. 지역명 중 ‘괴산’의 경우 괴가 느티나무 괴(槐)자 입니다. 또 옛 조정을 가르킬 때 최고 행정기관인 의정부를 괴부라고 불렀다는데 그 유래 또한 의정부 뜰의 세 그루 괴목(느티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어른들이나 연륜이 깊으신 목수분들도 느티나무를 ‘괴목’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부르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느틔 괴(槐)의 자전(字典) 풀이를 보면 넋과 마음(魂, 혼)이 머무는 나무(木)라는 뜻입니다.

한글명 느틔(느티)는 황색의 ‘눌-/눋-’과 홰/회나무 괴(槐)자의 합성어입니다. 원래 괴(槐)자는 회화나무(Sophora japonica)를 지칭하는 한자어 입니다만, 한국에서는 느티나무를 를 뜻하는 한자어는 규목(槻木)입니다. 식물사회학적으로 홰나무 槐(괴) 자에 대응하는 나무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의 회화나무가 아니라 느티나무라고 합니다. /스튜디오삼익, 죽산목공소, 설명참조=한국식물생태도감




느티는 느릅나무과의 활엽수로 재질이 단단해 여러 도구로 쓰이는 재료목이고 고가의 수종입니다.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물결 모양의 나뭇결과 밝고 차분한 색상을 가지고 있고, 표면에 윤을 내주면 색상이 더욱 밝아지고 나뭇결이 두드러집니다. 특히 나이테가 조밀하고 무늬가 화려한 느티의 경우는 최고급 가구재로 사용됩니다. 고대부터 강력한 내구성의 목재로 알려져 고급 기둥 뿐만아니라 목조건물의 어떠한부분에도 사용이 가능해서 사원의 건축자재로도 많이 쓰여졌습니다.

테이블 뒤편 세워진 나무 중 왼쪽 두번째가 오크, 세번째가 느티입니다.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죽산목공소에서 공급하는 스타벅스의 우드슬랩테이블 트렌드도 주로 블랙월넛, 오크, 느티가 많은데 특히 2019년 봄부터 느티가 많이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진지한 나무로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따뜻한 느낌, 밝은 네츄럴톤이 새로이 평가받는 듯 보입니다. 또 국내산 수종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에 오크(OAK)가 있다면 한국 정서에는 든든한 느티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느티나무 우드슬랩 테이블 /스튜디오삼익, 죽산목공소


스타벅스에 세팅된 오크 우드슬랩 테이블입니다


느티나무를 유난히 사랑하는 또 다른 나라가 바로 이웃의 일본입니다. 최고의 활엽수재로 알려져있고 히노끼(편백)처럼 고급목재로 간주됩니다. 안타깝게도 큰 크기의 나무 수가 줄어 들고 있어서 가격도 점차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 집에서 함께 세월을 보내며 가정의 정서를 듬뿍 담아 심적으로 든든히 지켜줄 나무라면 느티나무가 제격이 아닐까 추천해드립니다.

■최정석은

나무를 사랑하는 20년 경력의 가구장이다. 온라인 인테리어 유통기업인 ‘스튜디오삼익’의 대표이사이자 나무 애호가들 사이 명성 높은 ‘죽산목공소’와 ‘우드아카데미’의 마케터,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우드아카데미는 필자가 함께 배우고 강의하는 목재 수업의 이름이자 목재해부학 박사님이신 정연집 선생님을 중심으로 여러 강사진과 회원들이 배움을 나누는 터이다. 필자는 자신이 배운 지식들을 다시 나눈다는 마음을 담아 칼럼 제목을 ‘우드아카데미’로 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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