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일요판 ‘메일온선데이’는 킴 대럭 전 주미 영국대사가 재직 중이던 지난해 5월 작성된 문건을 공개했다. 당시 외무장관이던 보리스 존슨이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 합의 유지를 촉구하고 귀국한 직후 존슨 전 장관에게 전달된 메모다.
이 문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괴롭히려고 이란 핵 합의를 탈퇴했다”며 “이는 외교적인 반달리즘(공공기물 훼손)”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을 뒤집기 위해 핵 합의에서 탈퇴했다는 것이다.
이란 핵 합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됐다.
대럭 전 대사는 존슨 전 장관에게 보낸 이 메모에서 미 대통령 보좌진들의 분열과 핵 합의 탈퇴 이후 상황에 대한 백악관의 전략 부재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문건을 통해 “그들은 향후 어떠한 대책에 대해서도 분명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가 폭로는 유출 문건에 대한 보도가 ‘공직자 비밀엄수법’에 위반된다는 런던 경찰국이 언론에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데일리 메일은 앞서 대럭 전 대사가 트럼프 행정부를 “서툴고 무능하고 불안정하다”고 평가절하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대럭 전 대사의 메모 유출 사건을 조사 중인 영국 당국이 용의자 신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과거 데이터 파일에 접근할 수 있는 자의 소행”이라며 외국의 해킹 가능성 대신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대럭 전 대사는 문건 유출의 파장이 커지자 10일 사임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it8129@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