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눈에는 눈' 코란 율법 따른 보복...중동 전역이 '지뢰밭'

[美-이란 전면전 위기]

솔레이마니 사망 시간 맞춰 공격...이란TV "80명 사망"

트럼프는 공습 직전 '이란 앙숙' 사우디 국방차관 접견

이란외무 "전쟁 원하는 것 아니다" 대화가능성 열어놔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쏜 8일 오전1시20분(현지시각)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시각과 같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알려진 이슬람 경전 코란의 형벌 원칙인 키사스대로 미국에 앙갚음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이란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 뒤 줄곧 당한 만큼 미국에 돌려주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고 이날 공격도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이라고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반격하면 이스라엘과 두바이 등을 공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재보복에 나서면 중동 전역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에 군사행동을 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어 이번 공격을 그냥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 해도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자산을 공격하면 이란 내 52개 목표를 공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공격으로 미군의 드론과 헬리콥터·군사장비가 손상됐으며 수십명의 미군 사상자가 나왔다는 게 이란 국영TV의 보도다. 이란 측의 주장대로 사상자가 적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란을 직접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은 이란과 달리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공격을 받은 알아사드는 공군기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2월 방문한 곳이고 아르빌은 이라크의 다른 지역에 비해 미국인에게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번 공격이 미국에 주는 충격이 상당할 수 있다.

8일(현지시간) 이란의 보복공격 직후 이란의 수도 테헤란 거리로 나온 이란 시민들이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진과 국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과 관련해 이날 “어젯밤 공격은 미국의 뺨을 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공격 직전에 이란과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차관을 비공개로 만난 점도 변수다. 미국을 “최악의 사탄”이라고 규정한 이란도 13개의 보복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밝힌 만큼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확률은 갈수록 높아지는 셈이다.

다만 대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사일 공격 두 시간 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적 수사일 수도 있지만 이란 영토 내에서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려는 의중이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혁명수비대의 정예군인 쿠드스군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한데다 국민들도 격앙돼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지만 향후 수위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란이 이번 공격을 유엔 헌장에 따른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아직은 제3국 이라크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 사안이다. 토마스 카라로 미 전략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 프로젝트 이사는 “탄도미사일 공격은 이란의 힘과 무력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거꾸로 이란의 약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내놓을 성명에 향후 중동 정세가 달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따라 중동 전역이 전쟁터로 바뀌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갈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직후 긴급보고를 받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과 함께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 무기는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만 전체적인 군사력은 확실히 그들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