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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코로나 불안보다 실적개선에 베팅"

[신종 코로나-글로벌증시 C공포 넘나]

■ 코스피 15개월만에 최대 급등

韓·美·유럽 등 '코로나 대응' 금리인하 가능성

국내 기업 올 실적 작년보다 29%나 호전 예고

금값 주춤...美 신흥시장 투자 ETF에 6.7억弗 몰려







글로벌 경제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바이러스 공포’를 이겨내고 있다. 한국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공포 장세가 시작됐던 지난달 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질병 악재’는 단기적 재료일 뿐 경제의 기초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이전 질병 사태를 통해 얻은 경험이 예상보다 이른 감이 있는 반등 움직임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각국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 침체를 우려하며 금리 인하 등 선제적인 통화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미 200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카드를 만지고 있다. 또 브라질 중앙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4.5%에서 4.25%로 내렸으며 태국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 추가 금리 인하 등 조기 개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다. 아시아 증시도 2%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38%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지수도 2% 가까이 올랐다.

글로벌 자금도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글로벌 신흥국 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하루 만에 6억7,300만달러 늘었으며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도 1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1,5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3일간 순매수 금액만 1조원이 넘었다. 최근 들어 코스피 하루평균 거래량도 7조~8조원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은 하락세다. 뉴욕상품거래소의 금 가격은 지난달 31일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인 트레이온스당 1,583.50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이달 5일 기준 1,557.80달러까지 하락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기 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코스피지수가 3% 가까이 급등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시세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성형주기자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올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바이러스 공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159조원으로 지난해 전망치(123조원)에 비해 29%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4·4분기를 기업 실적의 바닥으로 봤지만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약간 변수가 생겼다”며 “올해 1·4분기가 바닥이라고 하더라도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일 뿐 앞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가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전 사스와 같은 ‘질병 악재’에 대한 경험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사스가 확산하는 동안 국내 코스피지수의 최대 하락률은 10.8% 정도였다. 사스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2002년 11월이었지만 홍콩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이듬해 2월이었고 이후 3월 중순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시아 지역 확산 경계령을 내리면서 코스피지수는 515.24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는 소식에도 4월 말 코스피지수는 600포인트를 넘어섰다. 사스가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 것은 2주 남짓이었다.

이런 경험에 비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보다 전파력은 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이외 국가에서의 확산 속도는 덜한데다 사망률도 낮은 만큼 조정 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2003년 당시는 이라크전쟁을 비롯해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또 다른 악재가 있었고 국내에서는 카드 대란까지 겹쳐 충격이 중첩됐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제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주 정도 지나면서 중국 내 타격은 상당하지만 다른 지역의 확산 속도는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판단하는 듯하다”며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고는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경제적 충격을 미치는 정도가 크지 않을 수 있겠다고 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안정적인 회복 추세를 보이기까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우선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지표의 훼손 여부가 중요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러스 영향에 따른 경제지표가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면 전형적인 강세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에 기대를 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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