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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야구소녀' 프로야구=남자란 세상의 편견 깨뜨리다

영화 ‘야구소녀’의 주연 배우 이준혁과 이주영. / 사진=양문숙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언론과 관객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불러일으킨 ‘야구소녀’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야구소녀’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최윤태 감독과 배우 이주영, 이준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km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부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드라마다.

최윤태 감독은 ‘야구는 남자만 한다’는 세상의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이번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통해 프로야구가 남녀 모두 뛸 수 있는 무대이며,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최 감독은 “아내가 리틀 야구팀에 있는 여학생 인터뷰를 보고 내게 말해줬는데, 당연히 여자는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 프로야구에서 여자선수도 뛸 수 있다고 아내에게 이야기해주니 신기한 것을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의미있는 성장영화로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고는 사실 좀 더 여성 인권에 가까운 이야기였는데 수정 과정에서 꿈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됐다”며 “주수인 만큼의 실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꿈의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상의 편견을 깨기 위해, 올해 상반기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마현이’역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배우 이주영과 tvN ‘비밀의 숲’, 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등에서 다양한 연기변신으로 호평받은 이준혁이 나섰다. 작품 속 두 사람은 야구 선수 ‘주수인’과 ‘최진태(이준혁)’으로 만나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 사진=양문숙 기자


캐스팅과 관련해 최윤태 감독은 “주수인 역할 같은 경우, 많은 고민을 했다.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닌 이미지만으로도 어떤 존재감이 돋보일 수 있는 배우가 연기해줬으면 했는데, 가장 먼저 생각났던 배우가 이주영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준혁은 외모가 잘생겨서 과연 이 영화에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실제 미팅할 때 그의 선한 성격이 많은 울림을 줬다. 그래서 같이 작업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준혁은 ‘야구소녀’ 영화 자체가 예전에 겪었던 일을 떠올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한 신인배우가 제게 조언을 구했었는데 이제 시작하는 사람에게 저도 모르게 힘든 얘기를 많이 했었던 거 같다. 시나리오를 받고 문득 미안한 맘이 들어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며 “힘을 주는 이야기, 힘이 되는 말 한마디를 할 수 있는 영화다. 힘든 시기에 좋은 영향력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주영은 “KBS2 ‘오늘의 탐정’을 끝내고 영화 작업에 목말라 있기도 했고, 신박하면서도 이야기에 집중해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면서 “시나리오를 먼저 읽어봤는데 주수인 캐릭터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고, 감독님이라면 좀 더 큰 관점에서 ‘야구소녀’ 영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없이 시나리오를 선택해서 촬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주수인은 안된다고 만류하고 쉬운길로 돌아가라는 기운들을 주위로부터 받는 캐릭터다. 수인이 많은 압박을 받는데, 결국 수인이의 뚝심으로 주위 사람들도 해낼 수 있겠다는 에너지를 받게 된다”며 “수인은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런 에너지를 나눠주는 캐릭터다. 그래서 연기할 때 혼자 고민하고 끈기를 보여주기보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주영과 이준혁은 실제 한 달 정도 프로야구를 준비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주수인’과 ‘최진태’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위해서였다.



이주영은 “정말 프로 선수처럼 보이기 위해 훈련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투구하는 폼이나 영화 속 훈련하는 모습 등이 얼마나 실제적이라고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프로선수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 실력으로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훈련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혁은 “이주영과 한달간 연습하면서, 그 시간 통해 충분히 겪는게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는지, 어떤 것을 힘들어하고 고통받는지 등 배우는 기간이 있었다”며 “제한된 시간 내에 야구 연습도 했고, 살도 많이 찌웠다. 그런데 무엇보다 힘든 것은 추위였다. 야구 선수들도 그런 추위에서 촬영 안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 사진=양문숙 기자


두 사람은 처음 만나 처음 맞춰본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주영은 “처음 준혁 선배와 연기하게 됐다. 처음 뵀지만 촬영 들어가기 전, 훈련을 한 달여 기간 동안 했었기에 친해진 상태로 들어갈 수 있겠다 했는데 생각보다 낯을 가리셨다”며 “막상 촬영 들어가게 되니 현장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덕분에 힘을 얻어 찍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준혁은 “이주영은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주수인과 많이 닮아있었다. 굉장히 당찬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닮고 싶을 정도로 건강하고 강한 에너지였다”며 “위화감이 없었고, 그 이후에도 본인 일 잘하는 모습을 통해 실제 주수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동료로 일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화답했다.

한편 최윤태 감독과 이준혁은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혹은 장면을 ‘수인과 최 코치의 버스 신’으로 꼽았다. 최 감독은 “개인적으로 수인이가 버스에서 최 코치에게 하는 대사가 있다. 프로 선수가 되지 못했던 최 코치 대신 ‘내가 프로 선수가 될게요, 내가 가줄게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수인이가 나한테 말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준혁은 “버스에서 최 코치가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라고 얘기하는데 최코치의 첫 변화이기도, 용기이기도 하다. 제가 실제로 생각했을 때 하고 싶은 말, 정말 하기 어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부분에서 실패한 최 코치가 소녀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게 크게 와닿았던 거 같다.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싶고, 최코치와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던 장면”이라고 꼽았다.

반면 이주영은 수인이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수인이 자체를 표현해주는 대사가 많았기에 촬영하면서 대사에 기댔던 것 같다. 예고편에서도 나갔던 대사인데 ‘저는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해요’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며 “최 코치에게 수인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반항이다. 그 대사를 하고, 그 신을 찍으면서 수인이 결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고 답했다.

끝으로 감독과 배우들은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최 감독은 “영화를 보고 나서 글을 쓴다는 건 그 영화의 친구를 만들어준다고 배웠다”며 “야구 소녀가 많은 친구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응원의 글을 많이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준혁은 “영화를 통해 지금처럼 꿈이란 걸 얘기하기 어려운 시기에 꿈을 쫓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기회가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영은 “작년 겨울 수인이를 연기하면서 저조차도 살아가면서 잊었던 마음들, 간과하고 지나갔던 열망 같은 것들을 다시 한 번 복기해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며 “‘야구소녀’가 좋지 만은 않은 시기, 영화계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고교 여학생 주수인의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야구소녀’는 오는 6월 18일에 개봉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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