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정책기획위원회(기획위)가 지난해 업무 관련 회의를 위해 식당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 금액은 총 3,141만 원,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소주성특위)는 총 1,81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치면 4,953만 원으로 5,000만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이 위원회 밥값으로 쓰인 셈이다.
기획위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조정하는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지난해 업무추진비를 관계기관·시민사회단체·학계 관계자와 갖는 오찬과 만찬 간담회에 주로 사용했다. 기획위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간담회란 편안한 식사자리에서 하는 회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해구 전 기획위 위원장은 하루 두 차례 오찬 및 만찬 간담회를 가진 적이 많았고, 장소는 참치식당 혹은 한정식 식당을 선호했다. 정 전 위원장은 참치식당을 한 해 13번 방문했고,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한정식 식당엔 12번 방문했다. 기획위 관계자는 “(식당 선정에) 특별한 기준은 없고, 주로 사무실 근처에서 많이 먹는다”고 해명했다. 사용금액에 대한 내부 규정이 있는지 묻자 “보통 1인당 3만 원 미만으로 한다. 정해진 건 아니지만 보통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기획위 산하에서 소득주도성장 세부 정책을 다루는 소주성특위는 업무협의 및 정책협의를 한우 식당에서만 한 해 18번 가졌다. 홍장표 소주성특위 위원장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미슐랭 스타 출신 쉐프를 영입해 유명한 한우 식당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지난 2019년 6월 5일 정 전 위원장은 해당 한우 식당에서 공공정책 외부전문가와 정책협의를 가졌는데, 사용 금액은 5만 원이 청구됐다. 점심시간에 방문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식당에서 가장 싼 코스 요리는 1인당 29,000원이며, 지점마다 가격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는 2019년 8월 21일에도 해당 식당에서 경제사회연구 부분 자문회의를 가졌지만 금액은 5만 원이 나왔다. 이에 대한 해명 요청에 소주성특위 측은 “담당자가 이번 주에 휴가를 갔으니 다시 연락을 달라”고 밝혔다.
업무보고 및 회의를 식당에서 진행한 데 대해 야당에서는 ‘업무추진비 남발’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국민들은 최악의 경제상황 속에서 생계위기에 놓여 있는데, 정부 산하 위원회와 추진단은 간담회 명목으로 식당을 전전하며 업무추진비를 남발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행안부) 산하 정부혁신전략추진단은 지난해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4,801만 원으로 집계됐지만, 추진단은 사용장소와 사용자를 밝히지 않고 사용 일자·사용금액과·사용 내용만 공개했다.
통합당은 위원회와 추진단의 주요 성과가 간담회·세미나 등 전시 행정에 그치는 점도 비판했다. 아울러 행안부에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 해당 위원회와 추진단의 활동을 종료 계획을 2021년 본예산 심의 전까지 마련해 올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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