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권성동 의원이 17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무소속 출마는 당 규정상 ‘해당 행위’인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는 권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이며 ‘면죄부’를 줬다. 총선 무소속 출마 후 당선된 4인방 가운데 처음이다. 홍준표·김태호·윤상현 의원 등 남은 무소속 3인방의 복당도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권 의원의 복당 신청안을 가결했다.
권 의원은 지난 4·15 총선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강원 강릉에서 내리 4선에 성공한 권 의원은 당선 직후 복당을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5개월 만에 복당 신청이 받아들였다. 권 의원은 이날 복당 결정이 내려진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날로 심해지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폭정에 대해 견제와 감시를 앞장서고, 국민의힘이 더욱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도록 체질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복당은 당 지도부의 공식 ‘면죄부’ 효과 발휘
당 지도부가 4선인 권 의원에 대한 복당을 의결하자 지도자급 무소속 의원으로 불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윤상현 의원에 대해 시각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은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등 당이 새로 출발한다는 차원에서 약 한 달 전부터 권 의원의 복당을 놓고 논의했고 결국 허용했다. 권 의원의 복당 허용은 국민의힘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는 일반 당원과 다른 복당 절차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반 당원의 복당 신청의 경우 시·도당에서 승인하면 된다.
하지만 탈당한 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당 행위로 규정해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어서다. 규정은 ‘탈당한 자 중 탈당 후 다른 정당 후보 또는 무소속 후보로 국회의원 및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경우 해당 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 신청을 한 경우에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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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을 비롯해 홍준표, 김태호, 윤상현 의원은 기본적으로 해당 행위 자체가 일치한다. 당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다. 이 때문에 권 의원의 복당을 인정하면 다른 의원들의 재입당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실제로 이날 김태호 의원은 경남도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최고위 역할을 하는 비대위는 이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이은재는 ‘불가’, 남은 3인 ‘복당 디테일’ 달라
이날 당 지도부가 이은재 전 의원의 복당은 불허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은 단순히 무소속 출마를 한 것이 아니라 지난 총선에서 탈당한 후 한국경제당에 입당하고 대표를 맡았다. 그러고는 비례대표 1번을 받아 총선에 출마했다. ‘탈당-무소속 출마-당선’된 권 의원과 ‘해당 행위’의 정도로 따지면 이 전 의원이 좀 더 무겁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남은 3인에 대한 복당 결정이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20대 총선과 지난 21대 총선 모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규정으로만 보면 두 번의 총선에서 두 번 연속 해당 행위를 한 셈이 된다.
문제는 홍준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4·15 총선에서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출마를 고수하다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만난 후 ‘리틀 노무현’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기 위해 출마 지역을 양산으로 옮겼다. 하지만 당은 끝내 공천 배제했고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탈당-무소속 출마’를 해당 행위라면 보는 시각에 따라 죄가 가볍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강한 이미지 때문에 복당에 반발하는 기류도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복당 의사를 묻는 여러 취재진의 질의에 대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홍 의원측은 만 홍 의원이 복당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힘을 합치는 것은 야당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입장을 말했다고 전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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