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향해 위기극복을 위한 상생의 염원과 희망을 담은 신년 메시지를 일제히 내놓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28일 신년법어를 통해 “새해에는 세상의 모든 갈등과 반목, 대립과 분열을 물리치고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원융(圓融)과 상생(相生)의 길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진제스님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질병은, 인간 내면의 정신세계는 등한시하고 오직 물질과 편의만 추구한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심으로 인한 무한경쟁과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의 결과”라며 이 같이 말했다. 스님은 “특히 어려운 상황일수록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해야 한다”며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으로 나 혼자의 행복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함께 하는 상생행복(相生幸福)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도 이날 신년사를 통해 “세계적인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명과 경제적 피해가 많았고, 일상의 단절로 인해 사회의 온기도 낮아졌다”며 “고난의 시기를 맞아 자비심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동체대비의 마음을 실천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원행스님은 “새해에는 지치고 힘든 이웃들이 소외되지 않고 희망의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발원한다”고 전했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이날 ‘포기하지 말고, 달려갑시다’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통해 “인류 역사에서 인간을 이긴 바이러스는 없다”며 “그러므로 우리 모두 견뎌내고, 함께 힘을 모아 버티자.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고 전했다. 대표회장인 소강석, 장종현, 이철 목사 공동명의로 된 신년사에서 한교총은 “폐허에서도 생명 있는 꽃은 피어난다”며 “비록 우리가 코로나19의 사막길을 걸어간다고 할지라도, 우리 안에 주신 믿음과 소망으로 생명의 꽃씨를 뿌리자. 길이 없어도 걷다 보면 길이 되고, 모래바람 사이로 찍히는 발자국마다 생명의 씨앗은 발아해 꽃으로 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신년 메시지에서 “새해에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 그리고 평화를 위해 살아야겠다”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위기는 평화와 생명보다 편리와 이윤을 추구해온 삶의 방식이 빚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편데믹은 재난마저도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며 “새해에는 차별과 편견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