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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팀' 유산 남기고…김연경, 올림픽과 아름다운 이별[도쿄 올림픽]

■ 도쿄올림픽 폐막

여자배구 세르비아에 0대3 패배

올림픽 최종 4위로 일정 마무리

"오늘이 마지막" 국가대표 은퇴선언

인터뷰서 참았던 눈물 보이기도

"배구 위상 이어가라" 후배들에 당부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8일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으로 올림픽 여정을 마감한 뒤 코칭 스태프와 포옹하고 있다. /도쿄=권욱 기자




여자 배구 대표팀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온라인상에는 김연경(33·상하이)의 마지막 모습이 어떨지 예상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웃는 모습으로 너무 ‘쿨하게’ 떠날까 걱정”이라든가 “우리도 웃으며 보내줄 수 있다” “벌써 눈물 난다" “다음 올림픽은 어쩌나” 등 반응들이 다양했다.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의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 대 3(18 대 25 15 대 25 15 대 25)으로 져 4위로 대회를 마감한 김연경은 옅은 미소를 띤 채 동료들 한 명 한 명을 오래 안아줬다. 다만 김연경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코트에서 애써 미소를 유지하던 김연경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나와서야 눈물을 보였다.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선지 바쁘게 눈물을 닦아냈다.

‘배구 여제’ ‘갓연경’ ‘10억 분의 1’ 김연경이 10년간의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실 누구도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올라올지 예상하지 못했고, 우리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잘 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경기에 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김연경은 “국가대표의 의미는 (감히) 이야기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것이다. 영광스럽고 자부심을 느꼈다. 사실상 오늘 경기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날 11점을 보탠 김연경은 득점 전체 2위로 마쳤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8강전 경기 모습. /연합뉴스




열일곱 살 때 태극마크를 단 그는 16년 동안 대표팀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특히 2019년 6월부터는 쉼 없이 국제 대회에 출전했는데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8강, 이번 올림픽에서 4위의 성적을 냈다.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는 끝내 실패했지만 한일전 5세트 승리에 이어 불가능해 보였던 8강 터키전을 3 대 2로 따내며 국민에게 희망을 안겼다. 세 차례 올림픽을 함께한 양효진은 “(김)연경 언니는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여자 배구가 발전하고 환경이 개선된다’고 했다. 그때가 스무 살이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언니가 대단해 보였다”고 돌아봤다.

목이 쉴 정도로 동료들을 강하게 독려하던 김연경은 이날은 득점 때마다 일부러 더 칭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기가 워낙 일방적으로 흘러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할 동료들에 대한 응원과 배려로 보였다. 김연경은 “(2024년) 파리에서는 여기까지 끌어올린 한국 여자 배구의 위상을 후배들이 더 이어가면 좋겠다”며 “정말 많은 관심 속에 대회를 치러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정리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 때의 김연경(오른쪽). /연합뉴스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김연경과 친구들의 ‘라스트 댄스’는 눈부시게 조화로웠다. 자신만 돋보이는 ‘원맨팀’이라는 시선을 의식한 듯 김연경은 매 경기 뒤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수훈을 언급했다. 대표팀 주축이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학폭’ 논란으로 빠지고 6월 네이션스 리그 3승 12패의 부진 등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김연경은 ‘원팀’을 강조하며 각자가 실력 이상의 무언가를 끄집어내게 했다. 그는 “끝나고 선수들한테 웃으라고 했다. 잘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고생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결승에서는 미국이 브라질을 3 대 0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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