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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집 없는게 죄…'고액 월세'가 더 낫다는 세입자 왜

서울 '보증금 1억=월세 40만원'

전세자금대출 최고 5%대 초반

"월세 올려도 임대 경쟁력" 판단

집주인 전월세 전환율 4.8% 적용

보유세 증가도 월세 인상에 한몫

정부는 "지표 호전…우려 과장"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 연합뉴스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 노원구 중계동으로 반전세를 구해 이사하려던 A 씨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보증금 5억 원, 월세 100만 원에 매물로 나온 것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해당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6억 8000만~7억 원인 데 비해 예상보다 월세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A 씨는 “전세금이 부족한 부분은 1억 원당 30만 원꼴로 월세를 내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집주인이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를 올렸다고 한다”면서 “전세대출을 받기도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설명


서울 대치동·목동과 함께 3대 학군지로 꼽히는 중계동에서 학교 및 학원가 근처를 중심으로 전월세 전환율 4.8%(보증금 1억 원=월세 40만 원)가 적용된 월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월세의 비율을 뜻한다. 최근 수년간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보증금 1억 원=월세 30만 원(전월세 전환율 3.6%)’이 관행처럼 여겨졌는데 최근 전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월세입자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최근 전월세 전환율 상승 현상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시중 월세 수준보다 더 오르면서 월세 가격이 인상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최고 5%를 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전북은행(5.09%)·부산은행(5.05%) 등에서 최고 금리가 5%를 넘어섰다. 주요 은행 역시 하나은행 3.45~4.95%, 국민은행 3.72~4.92% 등 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보증금 1억 원을 30만 원으로 계산하는 기존 전월세 전환율(3.6%)보다 높다. 세입자로서는 1금융권에 전세자금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차라리 월세가 더 저렴한 셈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월세 전환율 4.8%를 적용해 보증금 1억 원을 월세 40만 원으로 계산해 내놓더라도 전세대출 금리와 별 차가 없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시중 금리 인상이 세입자들의 월세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에는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늘면서 전월세 전환율을 높인 매물이 나오고 있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의 경우 전셋값이 워낙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일부를 월세로 돌려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대부분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100을 유지했으나 7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후 12월에는 101.6을 기록해 전월 대비 최고 상승률(0.44%)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평균 월세 가격 역시 지난해 7월 100만 3000원에서 12월 105만 원으로 4.7% 올랐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 조세 부담 강화 등 시장과 정책 환경은 월세가 늘고 오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대차3법 등 보완 가능한 부분부터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월세 가격 상승 우려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월세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최근 절대적인 가격 수준이 올랐고 시장에 (금리 인상 등) 상승 압박 요인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표를 보면 월세도 호전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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