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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더스, 코시 우승 안된다?…한은 국장이 낸 야구 흥행 공식 [조지원의 BOK리포트]

서정의 국장, 한국경제학회 논문 게재

‘정규 1위=포시 1위’ 공식 깨야 흥행 주장

최대 경기 편차 韓 8경기인데 美는 1경기

정규 1위도 플레이오프 참여하게 바꿔야

상위권 팀 기회비용 최대한 줄여야 가능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연합뉴스




프로야구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을 바꿔서라도 흥행성을 높여야 한다는 한국은행 국장의 주장이 제기됐다. 정규시즌 1위 팀이 포스트시즌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은 현재 방식을 덜 유리하게 바꿔서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다만 경제학적으로 정규시즌 1위 팀의 기회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19일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서정의 한은 연구조정역은 ‘한국프로야구의 흥행성 제고를 위한 경제학적 논의: 포스트시즌 운영방식 변경을 위한 게임을 중심으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 국장은 조사국, 통화정책국, 금융안정국 등을 거쳐 포항본부장을 지냈다.

최근 프로야구는 관중 수가 감소하는 등 흥행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중 수는 2017년 840만 명에서 2018년 807만 명, 2019년 728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경기당 평균 관중 1만 명에 미치지 못해 600만 명 전후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3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는 역대 최저인 31%까지 떨어졌다. 특히 20대 관심도가 2013년 44%에서 2022년 18%로 하락하는 등 철저히 외면당하는 상황이다.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 정규시즌 우승 기념식에서 한유섬 주장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SSG 랜더스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시즌 내내 1위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연합뉴스


서 국장은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을 중심으로 프로야구가 다시 인기를 끌 방안을 제안했다. 포스트시즌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정규시즌을 포함한 프로야구 흥행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정규시즌 1위 팀이 당연히 한국시리즈를 우승하게 되면 ‘포스트시즌은 요식행위’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흥행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01~2021년 동안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사례는 세 번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경기장 사용원칙 변경 전(2001년), 원정도박사건(2015년) 등 특수요인이 작용했던 사례를 제외하면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서 국장은 한국의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이 미국이나 일본의 방식에 비해 1위 팀에 매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한미일 각국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에서 정규시즌 1위 팀과 하위 팀의 최대 경기 수 편차를 살펴보면 한국은 8.44, 미국은 1.26, 일본은 3.46으로 나왔다. 한국은 정규시즌 5위 팀이 1위 팀보다 최대 8경기 이상을 치러야 하는데 미국과 일본은 최대 1~3경기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규시즌 1위 팀에게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것이 충분히 타당하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지나치게 과한 것으로 인식되면 그에 따라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연구를 통해 서 국장은 새로운 포스트시즌 운영방식을 제안했다. 먼저 정규시즌 4~5위 팀끼리 와일드카드 결정전(단판제)을 치른 다음 정규시즌 1위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팀이 맞붙고, 정규시즌 2위 팀과 3위 팀이 맞붙어 각각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플레이오프 우승팀끼리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를 하는 방식으로 설정했다. 이 경우 최대 경기 수가 18경기로 현재 방식(최대 17경기)보다 1경기가 더 늘어난다.

서 국장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면 포스트시즌 흥행성이 높아질 것으로 확신했다. 정규시즌 1위 팀이 플레이오프에 참여하는 것부터 ‘과연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1위 팀은 와일드카드결정전 승자와 맞붙는 만큼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플레이오프에 참여하게 되지만 반드시 포스트시즌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단하긴 어려워진다. 경기 수 측면에서 유리함도 크지 않아 긴장감이 한국시리즈 내내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9월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 연합뉴스


문제는 프로야구리그에 참여하는 모든 팀을 대상으로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규시즌 순위가 높은 팀일수록 운영방식이 변경됐을 때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이 편익에 비해 큰 만큼 이같은 방안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서 국장은 “정규시즌 1위 팀이 지불해야 하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측면에서의 기회비용을 최대한 줄여줄 방안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라며 “당해 연도가 아닌 다음 해 이후 적절한 시점부터 변경하는 방안, 정규시즌 1위 팀과 2위 팀에 플레이오프 1승을 먼저 부여해 기회비용을 확실히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고 말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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