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알몸으로 차 타는 영상 돌려봤다"…테슬라 직원들 '은밀한 고객영상 공유' 폭로

로이터, 테슬라 전 직원 9명 인터뷰

"테슬라 절대 안 사" 직원 사이 농담도

테슬라 오토파일럿 테스트 영상.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직원들이 고객 차량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을 온라인 채팅방 등에서 함께 돌려봤다는 전 직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 전 직원 9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2019~2022년 약 3년간 테슬라 직원들이 내부 메신저로 고객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차량 영상들을 다수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공유한 영상 중에는 한 남성이 알몸으로 차량에 접근하는 영상, 자전거를 타고 있는 어린이가 고속주행 하던 테슬라 차량에 치여 날아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술을 개발 중인 테슬라는 전 차량에 카메라를 설치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각 테슬라 차량에는 총 8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들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시스템 학습에 활용된다.

테슬라 카메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테슬라의 자체 개인정보 보호지침에 따라 차량 소유주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이 데이터에는) 짧은 비디오 클립 또는 이미지”가 포함될 수 있으며 고객의 계정이나 차량 식별 번호에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 전직 직원 7명은 테슬라에서 사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녹화 위치를 보여줬고 잠재적으로 차량 소유자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한 전직 직원은 “몇 년 전, 테슬라는 차량 소유자의 동의가 있으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영상을 받아볼 수 있었다”며 “일부 영상들은 주차된 정지한 차량에서 촬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이 기능은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인 오토파일럿이 차고에서 차량이 후진을 할 때나 그림자나 정원 호스와 같은 물체 등을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에 테슬라 측은 보행자, 도로표지판 등 각 이미지에 ‘라벨’을 붙이는 직원들을 투입해 차고 안에서 녹화된 물체까지 구별하고 라벨을 붙이도록 했으며 결국 문제는 해결됐다.

문제는 차량 소유주의 사생활이 직원들에게 광범위하게 노출됐다는 점이다. 두 명의 전직 직원은 차고를 포함해 집 안과 주변에 있는 고객의 이미지들을 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들은 “가끔 추잡한 장면들을 보곤 했다”며 “그런 장면들이 정말 많았고 나는 누군가가 내 삶의 이런 면들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세탁물과 성인용품 등 우리가 정말 사적인 것으로 여기는 삶의 장면들”을 고객의 차량이 충전되는 동안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이렇게 고객들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영상으로 ‘밈놀이’를 즐겼다는 증언도 나왔다. 밈(meme)은 TV나 유튜브에서 발견된 신선하고 웃긴 노래, 장면 등을 짤방이나 패러디물로 재가공한 것을 이른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개발센터 중 한 곳인 산 마테오 사무실은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충원됐다고 한다. 이들은 ‘매터모스트(mattermost)’의 단체대화방에서 운전자가 운전을 잘못하는 모습이나 충돌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에 슬로 모션을 적용하는 등 편집해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직 직원은 “이는 개인정보 보호 위반이다”라며 “테슬라가 그들(고객)들을 대하는 방식을 보고난 다음부터 나는 테슬라는 절대 안 산다고 농담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지난 9년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 전현직 테슬라 직원 300여명에게 접촉했고, 12명 이상이 익명을 조건으로 질문에 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중 일부는 ‘돌려본 영상들은 동료나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합법적인 업무 목적을 위한 것들이 전부’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테슬라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국 보스턴 소재 노스이스턴대 사이버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연구소 전무이사 데이비드 쇼프니스는 로이터에 “테슬라 직원들이 민감한 동영상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크게 비난받을 만하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