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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찰위성 전쟁, 北도 쐈는데…아직 美에 의존하는 韓

광학기능 탑재한 초소형 SAR 위성

건물 안 적군의 무기까지 파악 가능

미중일러, 한반도서 정찰위성 운영

北도 1호기 궤도진입 주장하는데

韓은 아직 군사정찰 전용위성 없어

2025년까지 5기 운영 목표라지만

공백 불가피…후속 위성개발도 시급

군정찰위성 등 각종 위성군과 지상의 우주감시 체계를 복합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사진 제공=공군




북한이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1호기(만리경-1호)를 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정찰위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발사는 올 5월 31일 1차, 8월 24일 2차 발사 실패에 이어 89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미국 우주군에서는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이 지구 저궤도에 진입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며 “위성 작동 여부는 신호가 나오는지 등을 추가로 분석해야 하겠지만 1~2차 발사 때에 비해 기술이 진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우주군사령부가 운영하는 위성 정보 서비스 ‘스페이스트랙(SpaceTrack)’에도 북한 정찰위성에 관한 정보가 실렸다. 북한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평북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천리마-1형’ 로켓에 탑재해 남쪽으로 발사했고 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성공적”이라고 주장했다.

군사정찰위성은 핵 시설이나 미사일 발사기지 등 군사시설을 정찰하기 위해 약 500~600㎞ 저궤도 상공에서 물체와 그 움직임을 촬영해 데이터를 전송한다. 합성개구레이더라고 하는 고성능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해 전자파를 지표면에 방사하고 반사되는 파동의 시간차를 통해 관측한다. 전자광학(EO)·적외선(IR) 기능을 탑재하면 일반 레이더와 달리 근적외선과 가시광선을 활용해 영상을 획득한다. SAR 위성을 통해 밤이든 날이 흐리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식이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도 군사정찰위성을 활용해 30㎝ 규모의 물체와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초소형 SAR 위성을 통해 숲이나 건물에 숨은 적의 동태와 무기까지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앞서 군이 올 5월 북한의 1차 군사정찰위성의 낙하물을 분석했을 때는 카메라의 해상도가 3m급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러시아의 기술·부품 지원 등으로 적잖게 개선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러시아·중국·유럽연합(EU) 등은 군사정찰위성을 다수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약 10톤 이상의 정찰위성 ‘KH-11(일명 키홀·Keyhole)’ 19기를 운용하는 세계 최강의 정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6년까지 초소형위성(100~400㎏) 1000여 기를 저궤도에 띄워 극초음속 미사일 탐지 등 군사위성망(블랙잭)도 구축한다. 중국은 최근 최근 5년간 1톤급(가오펀) 20기, 3톤급(야오간) 67기의 지구관측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은 2003년 3월 1세대 저궤도 정찰위성을 자체 H2 A 로켓으로 쏘아올려 2018년 말 기준 해상도 50㎝급 SAR 위성 4기와 해상도 30~40㎝ EO 위성 3기를 운용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통해 하루 20회가량 군사정찰위성이 한반도를 순회하며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425 사업 SAR 위성 형상도




한국은 2025년까지 5기의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 425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이렇게 한반도를 둘러싼 강국들이 자체 군사정찰위성을 다수 운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군사정찰위성이 없다. 1992년 우리별1호를 시작으로 정지궤도복합위성, 아리랑위성 등의 정찰, 해양·지구관측, 신호정보 수집 등의 위성 개발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아직 군사정찰 전용 목적은 아니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나 핵·미사일 위협을 실시간 탐지하기에는 크게 부족해 미국 군사정찰위성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약 1조 2200억 원을 들여 SAR 탑재 위성 4기와 EO·IR 탑재 위성 1기의 군사정찰위성을 개발하는 425 사업을 펴고 있다. 각각 800㎏급으로 연말 EO·IR 위성 1기부터 시작해 2025년까지 모두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쏘아 올려 30㎝급 물체까지 감시하게 된다. 다만 425 사업이 완성되더라도 위성의 재방문 주기가 2시간이나 되는 게 한계다. 그 공백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30년까지 약 1조 4000억 원을 투자해 초소형 위성 체계 개발사업(SAR 40여 기, EO 4기)을 추진해 위성 재방문 주기를 30분까지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군사정찰위성의 임무 기한이 5년가량이라는 점에서 425 사업의 후속으로 약 3조 원을 들여 대형 정찰위성 12기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공군 준장 출신의 이동규 세종대 우주항공시스템공학과 초빙 교수는 “425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주도권 다툼이 있었고 민간에서도 아리랑위성이 있는데 굳이 별도로 군사정찰위성을 만드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그 결과 당초 계획보다 2년가량 늦어졌는데 군사정찰위성 후속 사업은 공백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정찰위성 등 각종 위성과 지구관측소 등 우주안보의 중요성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 제공=공군


최성환 공군 우주센터장은 “일본만 해도 1991년 걸프전 때 우주안보의 중요성을 절감해 수십 년간 군사위성을 활용해 사진과 영상 자료를 획득하는 데 집중 투자해왔다”며 “정찰·통신위성은 적의 움직임을 실시간 파악해 유사시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보수집(SIGINT)·통신정보(COMINT)·전자정보(ELINT)·조기경보위성을 가미해 지상 감시 체계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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