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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룬 한국처럼"… 희망 잃지 않았던 러시아 反체제 인사

NYT, 나발니 생전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내용 소개

2월 1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 영사관 인근에 놓인 러시아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진이 추모객들의 꽃다발로 뒤덮여 있다. 프랑크푸르트=AP·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생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맞서 옥중 투쟁을 이어가면서 직접 한국의 민주화를 거론하며 러시아의 앞날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돌연사한 나발니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생전 그가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나발니가 언론계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한국의 민주화를 언급한 대목이 나온다. 그는 “만약 한국과 대만이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러시아 또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 나는 이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러시아 국영기업과 고위관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온 그는 생전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불렸다.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나 독극물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기고도 2021년 1월 독일에서 러시아로 귀국한 뒤 투옥돼 감옥 생활을 해 왔다.



러시아 검찰은 극단주의 활동 선동은 물론 사기, 횡령, 법정모독 등 각종 혐의로 그를 기소했고 법원은 도합 30년이 넘는 중형을 선고했다. 나발니는 모스크바에서 200여㎞ 떨어진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로 이감됐다.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고 숨졌다고 주장했으나, 그는 사망 하루 전날까지도 화상재판에서 농담을 던지며 웃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온전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직전까지 지인들과 주고받은 수백통의 편지에서도 나발니가 고된 수감생활에 정신이 흐려졌다고 볼 정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NYT는 분석했다.

나발니는 300일 넘게 독방 생활을 하는 등 고초를 겪으면서도 검열을 전제로 인터넷을 통한 서신 교환을 허용하는 교도소 규정을 활용해 외부와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며 국내외 정세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나발니와 편지를 주고받은 인물 중에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생으로 1968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선거 중 암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딸 케리 케네디도 있었다.

나발니는 지난달 한국기업 팔도의 컵라면 '도시락'을 여유롭게 먹고 싶다며 식사 시간 제한 폐지를 요구했다가 거부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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