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가 알리익스프레스의 택배 물량 일부를 새로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중국 e커머스 물량 배송을 담당하게 됐다. 지난 2월 CJ대한통운(000120)의 글로벌 부문 대표를 맡던 강병구 글로벌 부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한 이후 공격적으로 투자 및 영업에 나서면서 거둔 성과다. 강 대표는 CJ대한통운에서 알리와 국내 배송 제휴를 성사시킨 바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료된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 경쟁 입찰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물량 일부를 따냈다. 알리는 물류 자회사 챠이냐오를 통해 CJ대한통운과 한진(002320)·롯데글로벌로지스·우체국소포 등을 국내 라스트마일(택배) 위탁 회사로 선정해 물류 계약을 체결했다.
알리는 한국 시장에 진출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수의계약을 통해 CJ대한통운이 약 80%를 전담하고 나머지를 한진·우체국 등이 처리해왔다. 그런데 알리가 기존 계약의 다음 달 만료를 앞두고 경쟁 입찰을 실시해 체결한 신규 계약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처음으로 포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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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알리 경쟁 입찰에서 적극적으로 응찰하며 사실상 ‘메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택배업체들이 모두 참여하며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결과 입찰은 1차로 끝나지 않고 2차, 3차로 이어졌다. 그 결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처음으로 국내 택배 시장에서 중국 e커머스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강 대표 취임 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하반기 또다른 중국 e커머스인 테무 역시 택배 경쟁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알리 때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물류 인프라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글로벌 물류 공급망 경쟁력 제고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콜드체인 물류센터 건설 및 헝가리 등 동유럽지역 물류 거점 구축 등에 5000억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3위 해운사 프랑스 CMA CGM과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으며 중국 물류 자동화 기업인 메그비 테크놀로지와도 MOU를 맺고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강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 같은 행보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하는 기업공개(IPO)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 내에서 롯데렌탈의 뒤를 잇는 상장 후보로 꼽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유동성을 확보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대주주인 롯데지주(004990)(46.04%) 다음으로 많은 21.87%를 보유한 재무적투자자(FI)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와 협의를 통해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내년에 IPO가 힘들어지면 에이치PE가 풋옵션을 행사해 롯데지주가 FI 지분을 사줘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기업 공개와 관련해 “시장 상황에 맞춰 절차대로 잘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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