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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 강조한 아버지 유언에도…효성家 차남 "형제들 행위 앞뒤 맞지 않아"

"유언장 납득 어려운 부분 있어 상당한 확인·검토 필요"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조문 후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조석래 효성(004800) 명예회장이 '형제 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장을 남겼지만 효성 형제 간의 갈등이 사그라들지 않을 분위기다. 효성 '형제의 난'을 촉발한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아버지의 유언에도 형과 동생을 저격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16일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입장을 내고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에 있다"며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 바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고,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하기도 했다.



10년 간 이어진 고소·고발로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3월 30일 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5분간 조문만 하고 떠났으며, 유족 명단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다만 조 명예회장은 별세 전 가족간 화합과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유언장에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298040) 10.55%, 효성첨단소재(298050) 10.32%, 효성티앤씨(298020) 9.09% 등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산을 둘러싸고 형제 간 의가 상하지 않도록 조 명예회장이 별세 전 유언장을 통해 조치를 해둔 것으로 보인다"며 "형제의 난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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