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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해외법인 수천명 단계적 감축…'생산 효율화' 총력

■가동률 회복때까지 일시 조정

캐즘 여파로 합작사 출하량 급감

소형전지 가동률도 84% → 32%

일부 라인 ESS 배터리로 돌리고

유럽향 제품도 미국서 생산 검토

전고체 개발 앞당겨 반등 승부수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 제공=삼성SDI




삼성SDI가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인력 효율화를 추진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심화하는 데다 주요 고객사의 실적 하락까지 겹쳐 적극적인 경영 효율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물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까지 본격 공략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미국·헝가리·중국 등 해외 사업장을 대상으로 수천명 규모의 일시적 감축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장 임직원(1만 8000여 명) 중 20% 안팎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핵심관계자는 “가동률이 저조한 사업장을 위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국내 사업장 임직원들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SDI가 주요 해외 거점들에 메스를 대는 배경에는 현지 공장의 저조한 가동률이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공장 가동률은 일제히 하락하는 추세다. 삼성SDI는 구체적 가동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 1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51.1%)이나 SK온(43.6%)의 가동률과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은 2023년의 경우 70~80%대 가동률을 보였지만 캐즘에 막혀 급락했다.



삼성SDI는 특히 스텔란티스 등 주요 파트너사의 영업 부진이 치명타가 됐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생산 공장을 건설해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스텔란티스의 올 상반기 북미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나 감소해 배터리 공급이 급감한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미국 합작법인의 출하량이 41%가량 감소했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어 현지 공장 가동률도 크게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노트북·전동공구 등에 탑재되는 소형 전지 공장 가동률도 쪼그라들고 있다. 올 1분기 삼성SDI의 소형 전지 공장 가동률은 32%로 2022년(84%)에 비하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글로벌 건설 경기 부진으로 전동공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전자기기 판매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도 물량 공세를 이어오는 만큼 소형 전지의 판매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악재가 겹치며 삼성SDI는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은 3조 1794억 원, 영업손실은 3978억 원을 각각 기록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보조금 규모가 올 1분기보다 400억여 원 줄어들기도 했다”면서 “위태로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시장 환경에 최적화된 공장 운영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 10월부터 스텔란티스와 합작 1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양산 체제로 전환한다. 김수한 삼성SDI 중·대형전지 영업팀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 일부 라인을 ESS 배터리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미 내년 물량까지 주문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ESS용 LFP 배터리도 현지 생산하고 유럽에 공급할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선두 주자인 것도 반등 기회로 평가된다. 삼성SDI는 2023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 후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밝힌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앞서 있는 셈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면 주행거리와 안전성이라는 핵심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업계에서 선도적 위치에 오를 수 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사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원가 절감에 나서는 한편 ESS용 배터리 확대 및 중저가형 신규 케미스트리 양산으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 SK온 역시 설비 가동을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화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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