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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별이 졌다...도전·혁신의 정신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 [이건희 별세]
산업 기업 2020.10.25 17:57:08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타계 소식에 경제계에서는 일제히 “큰 별이 졌다”며 애도를 표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는 논평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25일 대한상의는 공식 논평을 내고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건희 회장은 파격의 혁신 경영을 통해 새로운 산업인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 키워냈다”며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끊임없이 미래산업을 개척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한국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과 그룹 임직원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경제계는 고인의 도전과 혁신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남다른 집념과 혁신 정신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먹거리 산업으로 이끄셨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회장님의 혁신 정신은 우리 기업인들의 가슴 속에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라며 “회장님의 그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를 경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총도 공식 논평을 내고 “경영계는 불굴의 도전 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견인했던 재계의 큰 별,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 소식에 존경심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삼성전자 40년사 발간사에 실렸던 “산업의 주권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도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고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생전에 기술 발전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이 회장은 흑백 TV를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경총은 “경영계는 반세기를 지나 100년 기업을 향해 도약하는 삼성에 ‘끊임없는’ 발전이 있기를 기원하는 한편, 위기마다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한국 경제의 지향점을 제시해줬던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도 노사화합과 경영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중기중앙회는 이 회장이 “중소기업을 진정한 동반자로 생각하며 애정을 베풀었다”며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 회장이 지난 1997년 경기도 용인에 중소기업 인재 양성을 위한 ‘중소기업인력개발원’ 건립을 지원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대·중소기업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을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가 무역강국이자 경제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며 “무역업계는 고인의 업적과 정신을 기려 무역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경제의 중심축으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을 가리켜 “고인은 삼성의 오늘을 이끈 최고경영자였던 동시에 한국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셨다”며 “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대표 리더 중 한 분을 잃었다는 점에서 애석한 일”이라고 밝혔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이건희 별세]"삼성·대한민국 위상 세계 속에 우뚝 세워"…정치권 애도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0.10.25 17:56:46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5일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특히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고인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로 추앙하는 추모 메시지를 냈다. 여권에서는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고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반도체인의 신조’로 추모의 메시지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끌었고 그 결과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의 혁신적 리더십과 불굴의 도전 정신은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본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함께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이 회장의 별세를 경기도민과 함께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질곡의 현대사에서 고인이 남긴 족적을 돌아보고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경제의 거목, 이 회장의 명복을 빈다”며 “일생 분초를 다투며 살아왔을 고인의 진정한 안식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그는 “이 회장은 ‘가족 빼고 모두 바꾸자’는 파격의 메시지로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라면서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인은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였다”고 강조했다. 야권 잠룡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 “그는 가발과 의류를 수출하던 최빈국을 세계 최고의 제조 강국으로 이끌었다”며 “우리가 세상을 넓고 멀리 볼 수 있게 된 것은 거인의 어깨 덕분”이라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한국경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기업가”라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반도체, 휴대전화, 가전으로 삼성을 세계 일등기업으로 일으키고, 우리 경제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 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리더 기업을 우뚝 세워냈다”며 “고인의 선지적 감각, 도전과 혁신 정신은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양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전자 재직 시절 만난 그를 회고하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지난 1987년 회장 취임 후,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 와서 사원들을 격려해주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반도체 사업은 ‘양심산업’이라며 ‘국가의 명운이 여러분 손에 달렸다’고 사원들 한 명 한 명에게 소명의식을 심어줬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등의 반도체인의 신조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개별 의원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라는 이 회장의 어록을 거론하면서 “2류는 1류가 되기도 했는데, 4류는 아직 그대로”라며 “(이 회장은) 4류가 씌워준 굴레를 벗어던지게 됐다. 자유로운 별이 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같은 당의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회장은 메이드인코리아가 세계 일류가 되도록 이끈 경제 거목”이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은 이 회장 당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
[이건희 별세] AI·5G·바이오·전장 등 미래사업 올인...'뉴 삼성' 향해 뛴다
산업 기업 2020.10.25 17:54:42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삼성의 100년 기업을 향한 무수한 도전을 이어나간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사업을 통해 앞으로 삼성의 50년을 일군다는 복안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5월8일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뉴 삼성 선언’을 통해 그가 그리는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에 회장님(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시고 난 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를 갖게 됐다”며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부회장이 제시한 ‘뉴 삼성’의 키워드는 ‘과감한 신사업 도전’ ‘통찰력에 기반한 위기 극복’ ‘미래를 이끌 인재 영입’으로 요약된다. 이 부회장은 당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TV 사업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삼성전자는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오른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확장을 위해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이달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하는 등 전방위로 뛰고 있다.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삼성전자 주도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의 현금 실탄만도 100조원이 넘는다. 14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TV 시장도 추격자들을 따돌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주력제품인 QLED TV의 뒤를 이을 차세대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통해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벌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차세대 QD 디스플레이에 오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 부회장은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 초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시작으로 잇따라 유럽·베트남 등 출장길에 오르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삼성의 생산 기지는 미주·유럽·중국·동남아 등 전 세계에 걸쳐 있다. 특정 국가의 생산이 멈춰도 다른 지역으로 생산물량을 원활히 이관할 수 있게 하는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회복 추이에 따른 탄력적인 마케팅 대응 전략을 짠다. 미래 사업을 이끌 인재 영입도 ‘뉴 삼성’의 핵심이다. 이 부회장은 “성별과 학벌·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AI 산업은 인재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이 부회장은 올 1월 정기인사에서 삼성전자 최연소 전무로 인도계 ‘천재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39)를 영입했다. 그는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차세대 AI 프로젝트인 ‘인공 인간’ 네온(NEON)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하반기 삼성 인사에서도 미스트리 전무처럼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성과주의’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또 다른 핵심 성장 엔진인 5G 기술 선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조만간 5G 통신 장비 기업들이 몰려 있는 일본 출장길에도 오를 예정이다. 미국의 화웨이 규제로 인해 삼성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 부회장 주도로 2016년 11월 인수한 미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중심으로 한 전장 사업도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전장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장 반도체 기업들을 인수 대상 후보로 올려놓고 고심하고 있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네덜란드 NXP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부회장은 3대 신성장 동력과 함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고(故)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이자 기업가정신인 ‘사업보국’과 맞닿아 있다. 이 부회장은 뉴 삼성 선언을 통해 무노조 원칙을 철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 계열사에 노조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3시간 기다려 3분 진료' 병원 문화 뜯어고친 이건희 회장
산업 바이오 2020.10.25 17:54:38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병원에 ‘의료소프트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며 국내 의료문화를 개혁한 인물로도 꼽힌다. 과거 병원에서는 차트를 직접 기록해 환자의 차트가 없으면 검사나 진료가 진행되지 않았다. 엑스레이를 찍거나 처방전을 받아도 사람이 이를 일일이 전달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런 의료계에 선진문물인 ‘전산화’를 도입한 것이 삼성의료원이다. 이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주치의였던 한용철 교수가 초대 원장을 맡은 삼성서울병원을 지난 1994년 개원했다. 이 회장은 1993년 병원 공사현장을 찾아 “3시간 걸려 3분 진료받는 현실, 보호자 노릇 3일이면 환자가 되는 현실을 꼬집으며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 것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이 회장은 당시 삼성항공 기술총괄이었던 임동일 전무에게 병원건설추진본부장을 맡겨 의료소프트시스템 도입을 지시했고 그 결과 삼성의료원은 이의 핵심인 의학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1,000병상 이상 대형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설치하기도 했다. 개원을 한달여 앞두고 현장점검에 나선 이야기도 유명하다. 입원실을 둘러보다 특실과 1~2인실에는 전동침대가, 다인용 병실에는 수동침대가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침대 수준을 대폭 업그레이드하라고 지시했고 개원 후에는 대기시간·촌지·보호자가 필요없는 ‘3무(無) 서비스’ 정착에도 힘썼다. 삼성의료원은 이제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고스톱 치는 장례식 풍경’을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이 회장은 건립 당시 장례식장에 환기·소음방지 시설 등을 설치하고 상주가 샤워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하면서 장례문화 개선을 선도했다. 이는 국내 다른 종합병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잘나가던 삼성의료원은 이 회장이 와병 중이었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4년 1조879억원의 의료 수입을 올리며 개원 이후 첫 1조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2015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메르스 확산의 온상이 되고도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응급실을 1.6배 크기로 확대하고 11개 음압병실을 설치하기로 결정하며 또 한번의 병원 개혁을 시도했다. 이 같은 의지로 메르스 당시 10% 넘게 감소한 환자 수는 이듬해인 2016년 200만명대를 회복했으며 2019년에는 외래환자 212만5,434명, 입원환자 9만2,213명, 응급환자 6만9,808명이 삼성서울병원을 이용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
[이건희 별세] 이재용, 아들·딸과 함께 빈소로
산업 기업 2020.10.25 17:53:5625일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에는 오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가족과 재계 인사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 회장에 대한 장례를 유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를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우려가 있고 가족장임을 고려해 일반인의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이날 오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이 회장의 빈소는 이곳 장례식장 지하 2층에 있는 17(562㎡)·19(213.6㎡)·20(213.6㎡)호 세 개의 방을 합쳐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오후4시57분께 아들·딸과 함께 빈소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이 부회장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 회장의 형인 고(故)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부인 김희재씨와 자녀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와 함께 조문을 마쳤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과 정몽규 HDC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몽윤 회장은 이 회장에 대해 “우리나라 재계의 큰 거목이셨다”며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 부회장을 만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은 이 회장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니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부터 재계 인사들의 방문을 시작으로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장도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혀 관련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빈소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기업 대표들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 및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 정치계 인사들의 조화가 도착했다. 28일 발인을 마친 후 고인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선영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뛰어난 인재 1명이 10만명 먹여 살려"...천재경영론 전파 [이건희 별세]
산업 기업 2020.10.25 17:52:32“한 사람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25일 세상을 떠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뛰어난 인재에 대한 욕심이 그 누구보다 뚜렷했다. 고인이 대외적 활동을 멈춘 후에도 여전히 재계를 중심으로 그의 ‘천재 경영론’이 불확실한 미래를 뚫고 나갈 방법으로 회자될 정도였다. 삼성전자(005930) 등 그룹 주요 계열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갈 때마다 일찍이 인재경영을 설파했던 이 회장의 철학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뛰어난 인재에 대한 이 회장의 욕심은 2000년대 초반, 계열사 사장단이 경험한 한 일화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고인은 사장단에 급작스럽게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후에 어떤 사업모델로 살아남을지를 준비해서 발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사장단은 부랴부랴 기존의 사업전략을 모으고 쥐어짠 내용으로 직접 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들의 발표를 모두 들은 이 회장은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여러분께서 5~10년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라며 웃으며 반문한 뒤 “그래서 (답은) 사람이다. 어떤 기술이 세상에 나올지 모르는데, 그래도 사람을 제대로 뽑아놓으면 미래를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틀에 박힌 사업전략 보고를 고민하고 회장을 만나러 갔던 사장단은 무척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이 회장은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대들보로서 인재에 방점을 찍어왔다.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내려온 세 가지 경영철학인 사업보국과 인재제일·합리추구를 계승한 것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서도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직접 곁에서 겪었던 삼성그룹의 고위임원들은 “S급 우수 인재에게는 나보다 월급을 더 많이 줘라” “좋은 사람들을 뽑아서 끊임없이 교육하고 좋은 인재로 육성하자”는 인재제일에 관한 지시를 자주 접했다고 회상했다. 이 회장 스스로 면접에 참석해 인사담당자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생전 진행한 인터뷰 등에서도 이 회장은 “21세기는 사람의 머리로 싸우는 두뇌전쟁의 시대”라며 한국 경제가 발전할수록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고 또 높이기 위해 인재를 계속해서 키워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삼성의 인재제일 원칙은 지난 1957년 국내 최초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으로 60년 넘게 이어지는 중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시도한 ‘첫 공채’를 두고 혈연이나 지연·학연 등 사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채용이 진행되던 당시의 풍토를 완전히 깨고 공개채용을 통해 ‘흙 속의 진주’에게 일할 기회와 발전의 토대를 제공한 귀중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최초의 시도는 이뿐이 아니다. 1993년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신경영’을 발표하고 국내 최초로 대졸여성 공채를 도입해 총 139명을 식구로 맞이했다. 이듬해에는 ‘열린 인사개혁안’을 발표해 채용과정에서의 성차별 및 월급체계 차별을 없앴다. 1995년에는 3급 신입사원 채용 시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학력·성별 등 모든 차별을 배제한 ‘열린채용’을 시행해 국내 기업의 채용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채용과정에서 서류전형이 없어졌고 현재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로 불리는 직무적성검사(SSAT)를 서류 통과 이후에 도입해 단편적인 지식과 학력 위주의 평가방식을 탈피하려는 시도도 이때부터 출발했다. 삼성은 주요 대기업들이 상시채용 등으로 채용방식을 바꾸고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물리적 제한이 발생한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최초로 비대면 방식의 대규모 공채를 시도했다. 한편 이날 세상을 떠난 이 회장의 철학은 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마주한 삼성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나노기술, 빅데이터 등 최첨단 융복합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초일류 기업을 향한 삼성의 노력은 인재채용에서부터 출발했다”며 “내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제조로 바꾸는 과정 역시 이 회장의 남다른 인재욕심 덕분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사업보국 실천...큰 뜻 이어받아 1등의 길 가겠다" [이건희 별세]
산업 기업 2020.10.25 17:51:56이건희 회장님 잘 있으라는 작별의 말씀도 없이 이렇게 홀연히 떠나시는 것입니까? 병상에서 일어나시어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황망히 떠나시니 슬픔과 충격을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회장님은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하신 기업인이셨습니다. 회장님은 우리나라에서 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분해하셨을 정도로 무수한 전자기기를 다루시어 일찍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깨달으셨습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살 길은 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산업이라는 확신을 얻고 사업을 결심하셨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기에 그룹 차원의 추진이 어렵게 되자, 직접 사재를 털어 작은 반도체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추진하셨습니다. 우리 민족은 젓가락 문화라 손재주가 좋고 주거생활에서 청결을 중요시하기에 반도체 산업에 적합하다며 가능성과 당위성을 설파하셨습니다. 반도체를 향한 회장님의 열정과 노력은 마침내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회장님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한 승부사이셨습니다. 1987년 4메가 D램 개발방식에서 회로를 위로 쌓는 스택으로 할 것인가 밑으로 파는 트렌치로 할 것인가 아무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회장님께서는 스택으로 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이후 트렌치 방식을 선택한 경쟁사들은 대량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율 하락을 경험했고 이는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하셨습니다. 국제화 시대에서는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가 된다고 하시며 장장 68일 동안 1,800명의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지셨습니다.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의 ‘불량제품 화형식’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선전화 제품출시를 서두르다 불량률이 높아지자, 불량을 근절하자는 회장님의 단호한 의지 하에 15만대의 무선전화기들이 불구덩이 속으로 내던져졌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임직원들의 표정에서는 비장한 결의가 느껴졌으며 국민들에게도 회사의 철저한 반성과 다시 시작하겠다는 다짐이 전해졌습니다. 이건희 회장님, 오늘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전쟁의 시대’로, 패자에게 도움의 손길도 보호해줄 이념도 사라졌다는 회장님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2등 정신을 버리십시오. 세계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후배들은 회장님의 그 큰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일등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이제 무거웠던 모든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
[이건희 별세] D램등 대폭 투자...글로벌 존재감 높여
산업 기업 2020.10.25 17:50:29국수공장으로 시작한 작은 가게가 생활가전부터 모바일·반도체까지 두루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모습은 전후 한국 경제가 써내려간 경제발전의 기록만큼이나 경이롭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창업주인 아버지 고(故)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이 미국을 다녀온 뒤 결심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일선에서 지휘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에 뛰어든 시점은 지난 1983년. 호암이 “삼성도 미국·일본처럼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투자하겠다”며 이른바 ‘2·8도쿄선언’을 통해 내수 소비재와 무역·금융업에 이어 첨단 정보기술(IT)을 다루는 기업이 되겠다는 복심을 드러냈다. 당시 74세였던 호암과 의논하며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제 궤도에 올려놓은 사람은 바로 이 회장이었다. 업황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한 D램을 첫 도전 대상으로 삼은 것도 그의 탁월한 경영적 판단이었다. 삼성은 도쿄선언 10개월 뒤 64K D램을 출시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도쿄선언 4년 뒤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나갔다. 1993년 6월 경기도 기흥에서 세계 최초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D램 양산 라인을 구축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각인한 ‘강력한 한 방’으로 기억된다. 8인치 웨이퍼는 당시 주류였던 6인치 웨이퍼보다 생산성이 1.8배 높지만 공정이 복잡해 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기술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없다면 애써 만든 제품 상당량이 불량이 될 수 있기에 미국이나 일본의 주요 업체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이 회장은 과감하게 월 2만장의 8인치 웨이퍼로 16M D램을 300만개 양산하는 라인을 세웠다. 그리고 이것이 바탕이 돼 1994년부터 삼성은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가 됐다. 이 회장은 임직원에게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강조해왔다.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초격차 전략’ 역시 이 회장이 불안정한 메모리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작된 경영용어다. 그의 업적에는 진대제 전 사장과 황창규 전 사장, 권오현 전 부회장 등 삼성의 반도체 르네상스를 이끈 인물들을 발굴한 일도 포함된다. 업계는 삼성이 빠르게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성장한 이유로 이 회장 주도 아래 시도했던 과감한 설비투자·인재채용 등에서 찾고 있다. 실제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강자였던 일본의 도시바·후지쓰·NEC 등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렸지만 이 회장 지휘 아래 삼성은 이들보다 4~5배 더 큰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역전이 가능했다. 그 결과 삼성은 D램 부문에서는 29년 연속,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18년 연속, 개인용 컴퓨터(PC) 하드디스크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14년 연속 시장 1위를 지켜가고 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어 초격차 전략을 굳건히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차근차근 진행해나가고 있다. 이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은 극자외선(EUV) 기반 최첨단 제품으로 높여나가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은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는 과감한 투자로 인텔·TSMC 등 경쟁사들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이건희 별세]사색 즐기던 조용한 소년...글로벌 경영 한획을 긋다
산업 기업 2020.10.25 17:49:27 -
[이건희 별세] 수시로 묻던 '왜'...임원들 수요회의 때마다 진땀
산업 기업 2020.10.25 17:49:23“어떻게 이런 일이 아직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까.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습니다. 부정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삼성테크윈의 내부 부정 사실을 보고받고 격노했다. 이 회장이 그룹 내부를 겨냥해 강한 어조로 질책한 것은 처음이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질책을 느슨해진 그룹의 ‘군기잡기’로 받아들였다. 이후 삼성은 계열사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와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삼성 임원들은 이 회장이 주재한 수요회의에서도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40여년간 삼성에 몸담은 ‘정통 삼성맨’ 손욱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이 회장은 보고를 받을 때 적어도 다섯번 ‘왜’냐고 물어봤다. 다섯 수 이상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을 던졌기 때문에 실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그는 공부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1인용 소파보다 3인용 소파에 앉아 관계자들을 두루 보며 토론을 즐겼다고 한다. 이 회장은 평상시에는 자상한 경영자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넘치는 카리스마로 그룹을 이끈 승부사였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반도체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카리스마 경영자’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1997년에 낸 에세이에서 “나는 이유 있는 실패는 반기지만 터무니없는 실패,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다”고 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
이건희 회장 재임 27년간 매출 34배·시총 318배 껑충
산업 기업 2020.10.25 17:48:30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이끌었던 27년간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300배 넘게 뛰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취임한 지난 1987년 1조원이던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이 회장이 쓰러진 해인 2014년에는 318조7,634억원을 기록해 318배로 증가했다. 매출 역시 9조9,000원에서 338조6,000억원으로 34배나 증가했다. 특히 ‘신경영 선언’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팔랐다. 취임 당시 10조4,000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은 취임 25주년에 542조6,000억원으로 50배 넘게 늘어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재계 1위에 올랐다. 임직원 규모도 10만여명에서 국내외 총합 42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수출 규모는 63억달러에서 1,567억달러(2012년 기준)로 25배 성장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삼성그룹 의존도도 높아졌다. 전체 수출 대비 비중은 13.3%에서 28.2%로 배 이상 늘어났다. 삼성그룹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함께 높아졌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2013년에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삼성그룹은 8위에 올랐다. 인터브랜드가 이를 집계한 당시 삼성그룹의 브랜드 자산가치는 396억달러(약 40조4,712억원)였다. 이 회장 취임 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배출한 역대 ‘월드 베스트’ 제품은 총 9개에 달한다. 점유율 기준 스마트폰(2012년·SA), 스마트카드 IC(2006년·ABI), 모바일 CMOS 이미지센서(2010년·TSR)와 매출액 기준 TV(2006년·디스플레이서치), 모니터(2007년·IDC), D램(1992년·아이서플라이), 낸드플래시(2002년·아이서플라이), 모바일 AP(2006년·SA)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이건희 별세]'초일류 삼성' 남기고...巨人 떠나다
산업 기업 2020.10.25 17:46:40한국의 반도체·스마트폰 신화를 이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삼성은 이 회장이 이날 오전 서울삼성병원에서 타계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 만이다. 삼성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선친인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별세한 뒤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그룹을 이끌었다. 회장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삼성그룹 매출은 2018년 387조원으로 39배 늘었다. 이익은 같은 기간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나 뛰었다. 이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으로 초일류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당시 이 회장은 혁신의 출발점을 ‘사람’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신경영 선언을 통해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확 틀었다. 이후 삼성은 대대적인 혁신과 품질경영을 통해 ‘글로벌 삼성’으로 거듭났다. 올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623억달러로 글로벌 5위이며 스마트폰·TV·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세계 1등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신경영 선언 이후 다른 국내 기업들도 품질을 우선순위에 두며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동반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인재중시’와 ‘기술중시’로 요약된다. 그는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했고 지역전문가·글로벌MBA 제도를 도입해 5,000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했다. 이 회장은 학력과 성별·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삼성은 공채 학력제한 폐지를 선언하고 연공서열식 인사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했다. 이 회장은 또 기술경쟁력을 핵심으로 여겨 기술인력을 중용했으며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는데다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산업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삼성전자는 1992년 이후 20년간 글로벌 D램 시장 1위를 지켜왔다. 2001년 세계 최초로 4기가 D램을 개발했고 2007년 세계 첫 64기가 낸드플래시 개발,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 삼성의 반도체 신화는 계속됐다. 이 회장은 상생경영의 중요성도 일찌감치 역설했다. 회장 취임 이듬해인 1988년 삼성은 중소기업과의 공존공생을 선언했다. 삼성이 자체 생산하던 제품과 부품 중 352개 품목을 선정해 중소기업으로 생산을 이전하면서 화제가 됐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이 회장은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돼 스포츠외교 전면에 나섰고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힘을 보탰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8일 예정이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아들·딸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어머니인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부친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
[이건희 별세] 3남매 각자 경영 안정적 체제 유지
산업 생활 2020.10.25 17:39:25지난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두 딸의 손을 꼭 잡고 부스에 나타났다. 이 회장은 “이번에 우리 딸들 광고해야겠다”며 두 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 회장의 각별한 딸 사랑에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다른 그룹들과 달리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남매 간 경영권 분쟁 없이 그룹이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부진 사장은 ‘리틀 이건희’라고 불릴 정도로 외모나 경영 스타일, 승부사 기질 등에서 부친을 빼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삼성에 입사한 이 사장이 처음 호텔신라 기획팀장을 맡은 2001년 이 회장이 직접 2개월가량을 서울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 투숙하며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등 그의 이 사장에 대한 애정은 유독 각별했다. 호텔신라는 호텔 위주로 사업을 이어왔지만 이 사장이 2008년(당시 전무)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등 공격적인 사업 진출을 주도해 현재 호텔신라 실적의 90%를 면세점으로 거둘 만큼 주력으로 키웠다. 이 사장은 3남매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로 계열사 경영에 나섰고 면세점을 빠른 시간에 키우는 등 입지에 큰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둘째 딸 이서현 이사장은 2018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서 물러난 뒤 복지재단을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인 김재열씨와 결혼했다. 김 사장은 미국 웨슬리언대 국제정치학과,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거친 뒤 제일기획 상무보,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밟고 나서 2002년 제일모직 상무보를 거쳐 2011년 제일기획 스포츠 총괄 사장까지 올랐다. 현재는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연구부문 사장으로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경영권이 안정돼 이부진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세점과 한옥호텔 등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경제연구소도 거시경제보다는 기업 경영 ‘컨설팅 기업’으로 변신해 이후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
이건희 회장 별세…이재용 부회장 등 상속세는
경제 · 금융 정책 2020.10.25 16:51:28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내야 할 세금은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여액이 30억원을 넘어 상속세 최고세율인 50%를 적용받는 데다가 이 회장이 삼성그룹 계열사의 최대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인 만큼 주식 평가액에 20% 할증이 붙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 18조2,251억원이다. 6월 말 기준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028260) 524만5,733주(2.88%) △삼성생명(032830)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이 회장은 이들 4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 상속세법상 최대주주 할증 대상이다. 따라서 4개 계열사 지분 상속에 대한 상속세 총액은 주식 평가액인 18조2,000억원에 20%를 할증한 뒤 세율 50%를 곱해야 한다. 자진 신고에 따른 공제 3%를 적용하면 10조6,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주식 평가액은 사망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세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재계에서는 주식 상속분만으로도 역대 최대 상속세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부동산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세율은 50%가 적용된다. 상속인들은 상속세 총액 중 자신이 상속받은 비율만큼을 내게 된다. 이 회장 상속인들의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내년 4월 말까지다. 고액의 상속세를 한꺼번에 내기 어려운 만큼 상속인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연부연납은 연이자 1.8%를 적용해 신고·납부 때 상속세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낸 뒤 나머지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재산에 대한 상속세 9,215억원을 이 방식으로 내고 있다. 이 회장의 법정상속인은 배우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다. 유언이 없을 경우 법정 상속분은 배우자가 4.5분의 1.5, 자녀가 4.5분의 1씩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승계를 고려해 작성해둔 유언장대로 상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홍 전 관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3조2,600억원(삼성전자 지분 0.91%)이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7조1,715억원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0.7%, 삼성물산 17.33%, 삼성생명 0.06%, 삼성SDS 9.2%, 삼성화재 0.09%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은 각각 삼성물산 5.55%와 삼성SDS 3.9%를 보유해 평가액도 각 1조6,082억원으로 같다. 상속인들이 10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낸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가진 현금만으로 세금을 내기는 어려울 수 있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이건희 별세] 野 “2류라던 기업은 1류됐는데…4류 정치는 그대로”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0.10.25 16:30:32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등 보수 야권은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제적 리더십을 한껏 치켜세우며 한목소리로 추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 회장에 대해 “‘가족 빼고 모두 바꾸자’는 파격의 메시지로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라며 “일생 분초를 다투며 살아왔을 고인의 진정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이 회장을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라고 평가했다. 의원들도 소셜미디어에서 추모에 동참했다. 박대출 의원은 ‘기업은 2류, 정치는 4류’라는 이 회장의 유명 어록을 거론하면서 “2류는 1류가 되기도 했는데, 4류는 아직 그대로”라며 “(이 회장은) 4류가 씌워준 굴레를 벗어던지게 됐다. 자유로운 별이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회장은 대한민국 국위 선양의 일등공신. 메이드인코리아가 세계 일류가 되도록 이끈 경제 거목”이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은 이건희 회장 당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적었다. 야권 잠룡들도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한국경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신 기업가”라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반도체, 휴대전화, 가전으로 삼성을 세계 일등기업으로 일으키고, 우리 경제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가발과 의류를 수출하던 최빈국을 세계 최고의 제조 강국으로 이끌었다”며 “우리가 세상을 넓고 멀리 볼 수 있게 된 것은 거인의 어깨 덕이다. 선대의 유훈인 사업보국의 임무를 완수한 이 회장의 영면을 빈다”고 했다. 정보기술(IT) 기업가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리더 기업을 우뚝 세워냈다”며 “고인의 선지적 감각, 도전과 혁신 정신은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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