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200 중심 이익회복 편중…중소형 '좀비기업' 늘어난다
증권 국내증시 2020.12.08 18:04:00코스피지수가 역대급 유동성 랠리를 펼치면서 내년에는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만 이익이 집중되면서 여전히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은 증시 퇴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코스피200 등 주로 대기업으로 이익 편중이 심화되고 중소규모의 한계 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200, 실적 기여 갈수록 커져=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지수는 2,600이라는 새 레벨에 진입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2,700선마저 뚫으며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0% 급증한 198조 원을 기록하면서 코스피가 3,000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이는 우량 기업을 모아둔 코스피200 중 실적 추정치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한 수치다. 현재 코스피 상장사 800개 중 600개가 넘는 중견·중소 상장사의 전망은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다. ‘강세장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는 세평이 체감하는 경기와 괴리가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3·4분기 대기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3·4분기 코스피 상장사 598곳(금융업 제외) 중 매출액 상위 50개 기업은 전체 순이익(연결 기준)의 76.42%(19조 9,799억 원)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4분기 상위 50개 기업의 순이익 비중인 72.06%(12조 5,687억 원)와 비교해 대기업 실적 기여도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 순이익 개선 폭의 격차도 컸다. 지난 3·4분기 톱 50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8.97% 늘었지만 그 외 기업의 상승률은 26.51%에 그쳤다. 3·4분기 코스닥의 매출 상위 50개 기업의 순이익 비중도 지난해 36.55%에서 올해 50.39%로 크게 늘어났다. ◇‘청소 효과’로 증시 퇴출 내몰린 기업 급증=증권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이 시장에서 정리되는 이른바 ‘청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불황으로 산업 규모 전반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생산성이 뒤처지는 기업이 퇴출되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요 부진으로 매출액이 크게 늘기 어려운 환경에서 대기업은 비용 축소 탄력성이 압도적으로 우수해 이익 격차를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청소 효과가 발생하면서 실적 양극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중소·중견기업은 ‘생존’이라는 키워드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신고가 경신을 반복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내에서는 부실기업이 크게 증가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상장사로서 지속 가능성 여부를 재평가하는 ‘상장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54곳(코스피 8개, 코스닥 46개)으로 지난해(41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사유는 ‘횡령 배임’이 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성실 공시 법인 7건, 5년 연속 영업 손실 7건, 주된 영업의 정지(매출 5억 원, 3억 원 미만) 6건이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각각 2곳에 불과했던 주된 영업의 정지가 올해 6건으로 늘어났다. ◇기업 양극화 내년에는 더 확대=비교적 형편이 나은 상장 기업에서 비상장 기업까지 포함하면 한계 기업의 증가 위험은 더욱 심각하다. 올 9월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갚지 못하는 기업이 5,033곳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년(3,475개) 대비 44.8% 급증한 수치로 지난해 외부 감사를 받은 기업의 21.4%에 해당한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자본시장연구원의 ‘기업부문 취약성 진단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실적 부진 등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한계 기업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한계 기업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기업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호황을 이루고 있는 비대면·반도체·의료 산업은 초기 막대한 투자 비용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례처럼 선두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고용 이슈 등으로 초저금리 환경과 부양책 공급은 지속되면서 한계 기업의 퇴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양극화는 위기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코로나19 위기가 수습된 후 정부 지원으로 유지가 되는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
시장에 끌려가는 증권사... ‘코스피 3,000’ 뒷북 상향 잇달아
증권 국내증시 2020.12.07 16:52:56코스피가 거침없는 역대급 랠리를 이어가자 증권사들이 내년도 증시 전망을 기존보다 대폭 상향하고 있다. 10월 말 무렵 발 빠르게 내년도 증시 전망을 내놓았던 대다수 증권사는 2,700~2,800선을 2021년도 코스피 목표 상단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11월 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폭 늘고 개인 투자자까지 가세해 코스피가 2,700선을 훌쩍 넘어서자 기존에 내놨던 전망치를 뒤늦게 수정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1%(13.99포인트) 오른 2,745.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한국 증시로 몰려드는 외국인 자금과 상승장을 만나 ‘영끌’ 투자에 나선 개인들에게 힘입어 5거래일 연속 상승해 매 거래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도 지난 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2,731.45를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이날 장은 외국인 투자가가 914억 원을 순매도하는 등 외인의 매수세가 주춤했지만 개인이 1조 31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11월 한 달간 300포인트) 이상 오른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자 증권가는 내년도 증시 전망을 수정하는 데 바빠진 모습이다. 코스피가 내년 전망치를 이미 넘어선 겸연쩍은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리포트를 내고 2021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2,100~3,000포인트로 제시했다. 10월 2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밴드가 2,100~2,700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해 상단이 300포인트 이상 올랐다.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저금리 및 통화정책으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에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을 역사적 고점인 13배까지 높여 적용했다고 밝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1월 이후 20.5% 오르는 동안 내년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126조 원에서 128조 원으로 1% 상향됐고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1.4배에서 12.9배까지 높아졌다”며 “저금리와 통화량 완화, 변동성지수(VIX) 등 위험 지표들의 하락, 내년 3월까지 시행되는 공매도 금지 조치 등으로 매도 압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주식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ERP)이 하락하고 있기에 높은 PER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나치게 저평가된 경향이 있다”며 PBR을 1.3배로 상향 적용해 내년 코스피지수가 3,035포인트까지 상승하리라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앞서 11월 말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PBR을 최고 1.2배로 가정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2,890포인트로 제시했다. 당시 “주당순자산가치(BPS) 증가를 반영한다면 3,000포인트도 넘봄직하다”는 의견도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리포트에서는 “과거 자료를 감안해 PBR 1~1.2배를 적절하다고 평가했지만 현 장세는 과거의 시계열과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며 코스피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 이상민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한국지수는 2002년 이후 평균 PBR을 1.17배 적용받아왔지만 최근 5년 동안은 0.95배를 받는 데 그쳤다”며 “MSCI EM(신흥국), MSCI ACWI(선진국) 등의 최근 5년 평균 PBR이 1.57배, 2.21배였던 점을 볼 때 한국의 저평가가 유독 심했으며 적정 PBR은 1.3배로 산정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날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 △코스피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외국인 자금의 유입 등을 이유로 들어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현재와 같다고 가정하고 1년 뒤 예상 이익 증가만 감안해도 코스피 전망치는 현재 지수 수준보다 15% 이상 상승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코스피는 3,150~3,200선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2009~2011년 간의 차화정 랠리와 비슷한 ‘차화전 랠리’가 2021년 펼쳐질 것으로 기대돼 코스피가 3,0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상단의 경우 3,000포인트 이상을 전망한 곳은 흥국증권(3,000포인트)과 대신증권(3,080포인트)에 이어 이날까지 6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시장 분위기를 따라가기 위해 뒤늦게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경우 시장이 원하는 장밋빛 목표를 제시하기 위해 기업 순이익과 PER·PBR 등 지표를 최대한 높여 적용하고 있다”며 “너무 앞장서서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마감시황] 개미 '1조' 쏟아부은 날...코스피 또 최고가 ‘축포’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0.12.07 15:44:27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이 1조 원 이상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는 2,740선으로 올라섰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99포인트(0.51%) 오른 2,745.44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6.66포인트(0.24%) 상승한 2,738.11에 출발한 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에 밀려 장중 하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시장은 강세로 기울면서 결국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에 코스피는 지난 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731.45)를 단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에 개인이 1조 31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9,232억 원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이날은 897억원 팔았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05930) 1.96%, SK하이닉스(000660) 2.61%,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6.67%, 셀트리온(068270) 6.18% 등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13.12포인트(1.44%) 상승한 926.8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39포인트(0.04%) 오른 914.15로 시작,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