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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황제' 신재환, 부상 트라우마 극복한 정신력 [도쿄 올림픽]
문화 · 스포츠 스포츠 2021.08.03 09:47:00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한 '도마 황제' 신재환(23·제천시청)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허리 부상 얘기가 나오자 "그 얘긴 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 자신을 짓눌러 온 과거를 떠올리긴 싫었을 것이다. 신재환은 충북체고 재학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 12살 때 시작한 체조를 그만둬야 할 상황에 부닥쳤지만, 철심을 박고 재활로 보란 듯이 이겨냈다. 당시의 아픈 기억 때문인지 신재환은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그 순간을 극복하려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신재환의 한국체대 은사인 대한체조협회 한충식 부회장은 "운동선수라면, 체조 선수라면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인생을 함께 살아간다"며 "신재환이 장한 점은 큰 부상을 이겨내고 그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사실"이라고 3일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올림픽 결선이라는 무대에서 필요한 건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모든 걸 이겨내고 자신을 넘어선 신재환의 정신력이야말로 가장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재환은 도마에 가장 필요한 주력과 도약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갖췄다. 강력한 허리 근육의 힘이 바탕을 이루지 않고서는 화려한 공중 동작과 엄청난 가속도로 떨어지는 착지 동작을 버텨낼 수가 없다. 신재환은 지금도 허리가 아프면 자연스럽게 손을 허리 쪽에 댄다고 한다. 선수로 뛰는 한 늘 겪어야 하는 일로 부상 트라우마 역시 은퇴 전까지 이어질 마음의 짐이다. 2012 런던올림픽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수확하고 이번에 9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했던 양학선(29·수원시청)은 8명이 겨루는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부상 트라우마에 내가 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햄스트링)을 안고 사는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을 딴 세계 최고 기술 '양 1'(난도 6.0점)과 쓰카하라 트리플(난도 5.6점)을 앞세워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뜀틀을 향해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지 못해 원하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리 치료를 받는 등 햄스트링 부상이 야기할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양학선은 "주변에서 '눈 딱 감고' 한 번만 제대로 뛰라고 했지만, 그걸 할 수가 없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양학선에게 금메달을 기대한 어떤 체조인들은 더 강인한 정신력을 주문했다. 하지만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선수만이 고뇌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 부상 재발과 선수로서의 이력을 스스로 걱정해야 하는 선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더 나은 길로 움직이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올림픽에서 꼭 성공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6관왕에 도전했다가 5개 종목을 중도 기권 또는 완전 기권하고 3일 평균대 결선만 뛰는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24·미국)가 대표 사례다. 양학선을 대신해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상 트라우마를 인생의 도약에서 모두 떨친 신재환의 멘털은 목에 건 금빛 메달보다 더욱더 찬란하다. -
'성전환 선수' 허버드, 실격에도 웃으며 "땡큐"
국제 국제일반 2021.08.03 07:07:28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 중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선 로럴 허버드(43·뉴질랜드)가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스포츠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걸 IOC가 증명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버드는 실격 후에도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 하트를 그려보이기도 했다. 허버드는 2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최중량급(87㎏ 이상) A그룹 경기에 출전했으나, 인상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했다. 인상 1~3차 시기를 모두 실패하면 용상 경기를 치를 수 없다. 경기 뒤 많은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하버드는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었다. 나의 올림픽 참가를 허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고맙다"며 "스포츠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걸 IOC가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올림픽 참가가 어떤 논란을 불렀는지,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다. 오늘 함께 출전한 선수들과도 불편함 없이 지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기 전 허버드를 소개할 때, 함께 참가한 선수들 모두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다만 경기력은 아쉬웠다. 함께 최중량급에 출전한 이선미(21·강원도청)는 "처음으로 허버드와 경기를 하게 돼 기대했는데, 경기력에는 실망했다"고 웃었다.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났으며, 105kg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 남자 선수로 활동할 때의 이름은 '개빈'이었다. 2013년 성전환 수술을 한 허버드는 IOC가 2015년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면서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다. IOC는 당시 성전환 선수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려면 첫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mol/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여야 한다는 지침과 함께 출전을 허용했다. 나아가 허버드는 '성전환 선수의 첫 올림픽 메달'도 노렸지만, 그의 첫 올림픽 기록은 실격이었다. 시상대에 서지는 못했지만, 허버드는 역도장 풍경을 바꿨다. 그동안 한산했던 도쿄 국제포럼 역도경기장에는 이례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취재진이 모였다. 허버드가 인상에서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해 실격하자, 취재진 중 상당수가 자리를 떠났다. -
경쟁보다 '공동 금메달' 택한 절친의 우정 [도쿄 올림픽]
국제 국제일반 2021.08.03 07:00:00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 두 절친이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2m37의 기록으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2m37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은 뒤 2m39에 도전했지만 3차 시기까지 모두 실패했다. 성공 시기를 참고해 후반 기록이 더 좋은 선수의 손을 들어주는 '카운트백' 기록 역시 동률이었다. 두 선수는 주최 측이 제안한 '점프 오프'를 통해 끝까지 단독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었지만, 우승 타이틀을 공유하기로 했다. '점프 오프'는 직전 기록으로 높이를 낮춘 뒤 두 선수가 모두 성공하면 높이를 높이고, 둘 다 실패하면 높이를 낮추는 식으로 둘 중 한 명이 실패할 때까지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일종의 '끝장 승부' 제안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금메달을 혼자 차지하려고 다투지 않았다. 바심과 탬베리는 서로 얼싸안으며 공동 금메달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영국 BBC에 따르면 바심이 먼저 감독관에게 공동 금메달도 허용되느냐고 물었고, 감독관은 두 선수 모두가 동의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탬베리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동 금메달이 탄생했다. 올림픽 육상에서 공동 금메달리스트가 나온 것은 1912년 이후 109년 만이다.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에선 육상 5종·10종 경기에서 공동 금메달리스트가 배출됐다. 탬베리는 "부상 후에 복귀할 수 있기만을 바랬는데, 이렇게 지금 금메달을 땄다. 믿기지 않는다. 이 순간을 수없이 꿈꿔왔다"며 감격해했다. 바심은 "탬베리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며 "트랙 위에서는 물론 트랙 밖에서도 소중한 친구다. 우리는 함께 노력했고, 꿈이 이뤄졌다.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맨 정신이다. 우리는 여기서 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탬베리는 발목이 부러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불참했다. 선수 생명의 위기에 직면한 탬베리가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이 바심이었다. 바심은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탬베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하나의 금메달보다 더 좋을 것은 알고 있는가? 그건 바로 금메달 2개"라고 적었다. -
코로나 확진으로 기권한 남아공 골퍼, 알고 보니 검사 오류 [도쿄 올림픽]
국제 국제일반 2021.08.03 06:40:00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2020 도쿄올림픽 여자부 골프 경기 출전을 포기했던 폴라 레토(남아프리카공화국)가 확진 판정이 오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억울한 사연이 알려졌다. 레토는 지난달 31일 도쿄로 출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출전권을 반납했다. 레토의 출전 포기로 딕샤 다가르(인도)가 막판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레토의 검사 결과는 오류였다고 골프채널 등 골프 전문 매체들이 2일 보도했다. 레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3라운드를 마치고 받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기권했다. 발열 등 증상이 없었던 레토는 이후 세 차례 검사를 더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프랑스를 떠나 남아공을 거쳐 도쿄에 가려면 두 번 더 추가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으로 나와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레토는 남아공 올림픽위원회에 알렸고, 대표팀이 출전할 때까지 결과가 나오기 힘든 상황을 고려해 출전을 포기했다. 결국 음성이라는 최종 판정을 받은 레토는 LPGA 투어의 배려로 이날 끝난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수 있었고 공동 40위에 올랐다.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아 LPGA 투어 카드를 지키려면 크게 분발해야 하는 레토는 검사 오류로 상금이 큰 메이저대회 기권에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올림픽 출전을 놓치는 불운을 겪게 된 셈이다. 백신 접종을 이미 마쳤다는 레토는 "올림픽 출전과 LPGA 투어 카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
올림픽 진행중에…도쿄, 일일 확진자 2,000명 돌파 [도쿄 올림픽]
국제 국제일반 2021.08.03 06:20:00도쿄올림픽 개막 11일째인 지난 2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천명대를 기록했다. 도쿄도는 이날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가 2,19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주말 코로나19 검사 건수 감소 영향으로 확진자가 감소하는 월요일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날 도쿄도의 확진자는 전날 기준 863명 줄었지만, 일주일 전 같은 요일에 비해서는 766명 늘었다. 올림픽 개최도시인 도쿄도에선 일본 정부가 제4차 긴급사태를 발효한 지난달 12일 502명이던 하루 확진자가 개막일인 지난달 23일 1,359명으로 늘어났다. 이어 개막 9일째인 지난달 31일에는 일일 확진자가 4,058명으로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일본은 도쿄도(東京都)와 오키나와(沖繩)현에만 발효 중이던 긴급사태를 전국 6개 지역으로 확대 적용했다. 애초 22일 종료 예정이던 도쿄와 오키나와의 긴급사태도 월말까지로 연장했다. -
여서정 "집에 가면 떡볶이 먹을 계획…아빠보다 엄마한테 위로 받았다"[도쿄 올림픽]
국제 국제일반 2021.08.03 05:40:00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19·수원시청)이 집에 가면 언니와 함께 떡볶이가 먹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를 언급하며 “아빠의 뒤를 잘 따라갈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여서정은 지난 2일 일본 도쿄 올림픽 선수촌 미디어빌리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올림픽 메달보다 기술 성공을 목표로 잡았다”며 "가족과 친구, 국민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메달을 획득한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엔 많은 분의 축하 메시지를 받느라 선수촌에 늦게 늘어왔다”며 “아빠(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2차 시기 착지가 당신과 거의 똑같았다고 농담하셨다”고 답했다. 여 교수는 1996 애틀랜타 대회 당시 착지가 다소 흔들렸는데, 여서정 역시 2차 시기에서 착지가 비슷한 자세로 흔들려 화제를 모았다. 앞서 여서정은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1996 애틀랜타 대회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썼다. 여서정은 ‘여홍철의 딸’이라는 부담감도 이제는 모두 벗어던진 듯했다. 그는 “아빠는 내가 본인의 그늘에 가려지는 게 많은 것 같다며 걱정을 많이 하셨다”며 “난 무엇으로 불리든 상관없다. 그저 아빠의 뒤를 잘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달 획득 후 제대로 감사 표현을 하지 못한 어머니에게도 진심어린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사실 힘들 때 아빠보다는 엄마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위로받았다”며 “여기까지 오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여서정의 어머니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체조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한 김채은 씨다. 여서정은 이제 3년 뒤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났으니, 기술 자세를 보완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여서정을 옆에서 도운 이정식 대표팀 감독은 “1차 시기를 앞두고 (여)서정의 얼굴에 자신감이 차 있어서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지켜봤다”면서도 “다만 2차 시기를 앞둔 서정이의 얼굴에 흥분한 감정이 보이더라.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는데 다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국제대회 경험과 긴장감(을 다스리는 방법)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며 “동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
신재환, 여홍철로 날아올라…양학선에 착지하다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21:09:21차분하게 마지막 선수의 점수를 기다리던 신재환(23·제천시청)이 전광판에 뜬 숫자를 확인한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의 점수보다 낮은 점수가 찍혀 금메달이 확정된 것이다.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자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여섯 번째 금메달이다. 금메달 7개를 목표로 잡은 한국은 목표 달성에 1개 차로 다가섰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과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아블랴진보다 난도 점수가 훨씬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신재환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한국 체조의 올림픽 금메달은 2012년 런던 대회 도마 양학선(29) 이후 9년 만이다.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 예선 9위로 밀려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양학선 후계자’로 주목 받아온 신재환이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올림픽 전 대표팀의 비밀 병기로 손꼽혔던 신재환은 예선 1위에 오를 때부터 심상찮더니 갈고 닦은 기술을 첫 올림픽 결선에서 남김없이 쏟아냈다. 한국 체조는 여자 도마의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동메달을 딴 바로 다음 날 신재환의 금메달까지 터지면서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한국 체조의 역대 올림픽 메달은 11개(금 2, 은 4, 동 5개)로 늘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짜리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획득했다. 착지가 살짝 불안했지만 워낙 고난도 연기였다. 2차 시기에서는 1차 시기보다 난도가 낮은 5.6점짜리 ‘여2’ 기술을 구사했는데 더 정확한 연기로 14.833점을 받아 전체 평균 점수를 끌어올렸다. 2명이 남은 가운데 경기를 마친 선수들 중 선두로 올라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어 경기에 나선 아블랴진은 신재환과 1,000분의 1점까지 같은 점수를 받았지만 난도 점수에서 뒤졌다. 마지막 필리핀 선수의 점수까지 확인한 신재환은 태극기를 펼쳐 들고 환호했다. 동메달은 14.733점의 아르투르 다브티얀(아르메니아)이 가져갔다. 키 162㎝, 몸무게 58㎏의 신재환은 열 한 살 때 체조를 시작했다. 이후 줄곧 도마 한 종목만 팠다. “4초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짧고 강렬하게 4초 안에 끝내는”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도마는 출발부터 착지까지 4초면 끝난다. 중학생 때 런던 올림픽을 보고 양학선을 우상으로 삼은 신재환은 하루 30번씩 도마를 짚고 날아오른 끝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안착했다. 고2 때 허리 디스크가 터져 체조를 그만둬야 할 위기도 있었지만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고는 다시 도마 앞에 섰다. 아버지가 택견 선수 출신이고 남동생도 도마를 한다. 경기 후 신재환은 “2차까지 뛰고는 그저 ‘잘했다’는 안도감에 기뻐했다. 1차 때는 도마에 손을 짚자마자 느낌이 안 좋았는데 운이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여)서정이한테 주먹 인사로 기를 받고 (양)학선이 형한테는 조언을 받았다”면서 “너만 믿고 잘하라는 조언이었는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었던 것 같다. 오늘 경기장에서 목청 터져라 응원해주셨다. 선배지만 스승 같은 존재”라며 고마워했다. -
[속보] 체조 신재환 '금메달'…남자 도마 9년만
문화 · 스포츠 스포츠 2021.08.02 19:45:16신재환(24·사진)이 남자 기계체조 도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재환은 2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 출전해 1, 2차 시기 통합 14.783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데니스 아브리아진과 합계 점수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난도 점수가 훨씬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29) 이후 9년 만에 도마 부분 정상에 섰다. -
여자배구 8강 상대는 이탈리아 또는 터키로 좁혀져
문화 · 스포츠 2021.08.02 19:43:11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의 8강 상대가 이탈리아 또는 터키로 좁혀졌다. 한국은 2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3(18-25, 17-25, 15-25)으로 졌다. 케냐-도미니카공화국-일본을 차례대로 꺾은 3연승을 마감한 한국은 3승 2패(승점 7)로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지난 31일 일본을 꺾고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했던 한국은 경기 후반엔 김연경 등 주전 선수를 빼며 체력을 아꼈다. A조 2, 3위는 B조의 2, 3위 중 추첨을 통해 8강 상대를 가른다. B조 경기에선 미국이 이탈리아를 3-2로 이겼다. 미국과 이탈리아는 4승1패(승점10) 동률을 기록했으나 세트 득실에서 미국이 앞서 1위로 올라섰다. 이어 터키가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3-2로 꺾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3승2패(승점9)에 머물렀다. 터키는 세트 득실에서 앞서 3위로 올라섰다. 한국의 잠재적인 상대인 이탈리아는 파올로 에고누를 앞세운 공격력이 뛰어난 팀으로 꼽힌다. 터키는 올림픽 직전에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1-3으로 졌지만 비교적 선전했다. 8강 대진 추첨은 이날 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다. -
신재환, 도마황제 등극...양학선 이후 9년 만에 金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19:37:03신재환(23·제천시청)이 양학선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아블랴진보다 난도 점수가 훨씬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신재환은 정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양학선(29·수원시청)이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이래 9년 만의 두 번째 금메달이다. -
[ 사진] 한국 선수끼리…女 배드민턴 '눈물의 銅'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18:02:04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공희용(앞 왼쪽)·김소영이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복식 경기에서 이소희·신승찬에게 2 대 0 승리를 거둬 동메달을 딴 뒤 포옹하고 있다. 공·김, 이·신 조는 4강에 동반 진출했지만 나란히 준결승에서 막혀 이날 한국 선수끼리 ‘눈물의 동메달 결정전’을 벌여야 했다. /도쿄=권욱 기자 -
[도쿄 올림픽] 준결승 오른 남자 탁구, 9년만에 '메달 꿈'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17:45:10한국 남자 탁구가 9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이상수(삼성생명)·정영식·장우진(이상 미래에셋증권)으로 꾸려진 남자 탁구 대표팀은 1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단체전 8강전에서 우고 칼데라노, 비토르 이시이, 구스타보 스보이가 나선 브라질을 3 대 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 랭킹 4위 한국은 4일 오후 2시 30분 결승 진출을 다툰다. 만일 여기서 지면 대진표 반대편 준결승전 패자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남자 대표팀은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4회 연속 준결승 진출을 이뤘으나 4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앞서 열린 여자 16강전에서는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포스코에너지)·최효주(삼성생명)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이 폴란드에 3 대 0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세계 4위인 한국은 16강전에서 호주를 3 대 0으로 꺾은 독일과 3일 오전 10시 준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한국은 독일과 국제대회 단체전 통산 전적에서 6승 2패로 앞선다. 여자 탁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으나 2012년 4위, 2016년에는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
도쿄올림픽 관련 확진자 276명으로…17명 추가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16:57:33도쿄올림픽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17명 추가됐다고 2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총 276명으로 늘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추가 확진자 중 9명은 위탁업무직원이었으며 6명은 대회 관계자였다. 이 밖에 자원봉사자 1명과 언론인 1명도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중 선수는 없었다. 조직위는 신규 확진자 중 6명은 해외에서 왔으며 11명은 일본에 거주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177명, 사망자는 5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도쿄의 신규 확진자 수는 3,058명으로, 지난달 31일 세운 최다 확진자 수(4,058명)보다는 적었다. -
야구 4일 오후 7시 '운명의 한일전'[도쿄 올림픽]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16:32:24들쭉날쭉하던 방망이가 드디어 불을 뿜었다. 올림픽 야구 디펜딩 챔피언인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입성한 후 가장 많은 한 경기 11점을 뽑으며 메달 전망을 다시 밝혔다. 대표팀은 2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이스라엘을 11 대 1, 7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5회 이후 15점, 7회 이후 10점 차로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팀이 됐다. 홈런 2방 포함 18안타를 퍼부으며 준결승에 선착해 4일 오후 7시 결승 티켓을 다툰다. 상대는 일본이다. 일본은 이날 미국을 연장 끝에 7 대 6으로 이겼다. 10회 초 무사 1·2루를 놓은 승부 치기에서 번트 작전을 쓰지 않은 미국은 점수를 내지 못했고, 10회 말 일본은 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뒤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팀이다. 당시 한국은 먼저 2점을 내줬고 2 대 4로 끌려가기도 했다. 그러다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6 대 5로 진땀 승을 거뒀다. 이스라엘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가 많아 만만찮은 팀이다. 첫 만남 때는 고전했지만 나흘 만의 두 번째 만남에서는 5회 말에 대거 7점을 몰아치며 손목을 비틀었다. 1회 무사 1·3루에서 이정후(키움)의 희생 플라이로 먼저 점수를 낸 한국은 2회 무사 1루에서 오지환(LG)의 투런 홈런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5회 초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3 대 1이 됐지만 바뀐 투수 조상우(키움)가 라이언 라반웨이를 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라반웨이는 한국과 예선에서 홈런 2방을 쳤던 선수다. 위기를 넘기자 타선이 폭발했다. 5회 말 무사 만루에서 황재균(KT)이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고 박해민(삼성)이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이어 강백호(KT)까지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의 병살타성 타구 때 상대 실책으로 기회를 이어간 한국은 2사 2루에서 김현수(LG)의 투런 포로 10 대 1까지 달아났다. 7회 2사 뒤 김현수의 2루타와 김혜성(키움)의 적시타로 한국은 10점 차를 완성했다. 이스라엘과 예선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던 오지환은 이날도 투런 포를 쏘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전날 도미니카공화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친 주장 김현수도 이날 투런 홈런 등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물오른 방망이를 뽐냈다. 조용하던 강백호가 4타수 4안타 2타점을 몰아친 것도 반갑다. 경기 후 강백호는 “선배님들이 ‘부담은 우리가 느낄 테니 너를 믿고 자신 있게 경기하라’고 얘기해줘서 압박감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서는 김민우(한화)가 선발 4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4회 2사 뒤 라반웨이에게 안타를 내줄 때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기도 했다. 한국은 첫 경기 승리 뒤 미국에 2 대 4로 막혔지만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9회에 3득점, 4 대 3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14시간 만에 펼친 이스라엘전을 통해 한껏 불을 붙인 방망이로 결승행을 노린다. -
"미안" "고생"…셔틀콕 우정의 대결 [도쿄 올림픽]
국제 국제일반 2021.08.02 16:25:31한국 선수들끼리의 대결이 끝난 뒤 코트는 눈물바다가 됐다. 기쁨과 미안함, 축하하는 마음과 아쉬움이 섞여 승패와 관계없이 네 명의 선수가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2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 세계 랭킹 5위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은 세계 4위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을 2 대 0(21 대 10 21 대 17)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공, 이·신은 이번 대회 4강에 동반 진출해 결승전 맞대결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4강에서 각각 천칭천·자이판(중국),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인도네시아)에게 패해 이날 동메달을 두고 집안 대결을 벌였다. 경기 후 김소영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을 알지만 ‘미안하다’고 했다. 소희·승찬이가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고 어떤 마음일지 잘 알아서 미안하고 수고했다고 했다”며 울먹였다. 이소희와 신승찬은 김소영에게 “고생했어요, 언니”라며 축하해줬다. 이로써 한국 배드민턴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으로 여자 복식 동메달 1개로 마감했다. 리우 대회에서는 신승찬이 정경은(31·김천시청)과 함께 동메달을 땄다. 지난 2008년 베이징 대회 혼합 복식 금메달(이효정·이용대) 이후 금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사격 한대윤(33·노원구청)은 대회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세계 랭킹 36위 한대윤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 예선에서 3위로 본선을 통과한 뒤 6명이 벌인 결선에서 4위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결선은 4초당 5발, 8회(총 40발)를 쏘고 4회부터 최저점 선수가 탈락하는 방식인데 한대윤은 6회를 마친 뒤 공동 3위(22점)였던 리웨훙(중국)과 슛오프(연장)에서 졌다. 중학교 때부터 사격을 시작한 한대윤은 만 29세(2017년)가 돼서야 국가대표로 처음 선발됐다. 같은 해 근육이 신경을 눌러 생기는 손떨림 증세로 수술을 받았고 2019년 다시 대표팀에 복귀해 이번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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