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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영장기각] 삼성, 비상경영체제 어떻게 운영될까
산업 기업 2017.01.19 17:58:56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삼성은 한숨 돌리게 됐지만 상당기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 수사가 계속 이어지고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는 2~3년가량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사장단 협업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피의자 신분인 이 부회장의 행동반경이 극도로 제한되면서 세세한 의사결정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사장단 중심의 경영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검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거나 이 부회장을 재소환해 수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그룹 2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나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도 일괄 기소될 여지가 남아 있다. 삼성 관계자는 19일 “사장단·임원 인사가 나기까지는 현 경영진이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시설투자 같은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나 미전실이 방향성을 제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그룹 수뇌부에 대한 신병이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계열사들이 현상유지 경영에 나서는 반면 굵직한 경영 현안에 대해서는 수뇌부가 결정을 내리는 형태가 유력하다. 삼성으로서는 당장 ‘하만인더스트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9조4,000억원)에 인수한 하만의 경우 일부 주주들이 저가 매각을 이유로 집단소송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이 출국 금지된 상태로 하만 주주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대표들이 해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원래부터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였다”며 “다만 중장기 투자 계획 등 총수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은 앞으로도 당분간 공백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때 운영됐던 사장단협의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전문경영인이 구성한 사장단협의체로 잠시 운영된 전례가 있다. 사장단협의체 산하에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 등 비상설 기구를 뒀고 이듬해인 2009년 1월 ‘인사위원회’까지 추가돼 3개 위원회가 그룹 전체 의사결정을 조율했다. 이 체제는 이건희 회장이 공식 복귀한 2010년 3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유지됐다./서정명·이종혁기자 vicsjm@@sedaily.com -
[위기의 삼성] 특검 칼날보다 무서운 民心...'反삼성 정서' 숙제 풀어야
산업 기업 2017.01.19 17:58:27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새벽6시15분께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의 총수라는 명성과 지위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그림이었다. 어깨가 처진 이 부회장의 모습은 가감 없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최씨 측에 뭉칫돈을 전달한 것에 대한 혹독한 심판이었다. 이 장면은 ‘삼성의 창피’였고 ‘한국경제의 부끄러움’이었다. 국민과 소비자들이 삼성에 뼈를 깎는 변화를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은 “개방성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은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며 “삼성그룹도 이번 사태를 뼈에 새기고 정경유착의 질긴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투명경영 결과물 내놓을 때=국민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스마트폰·TV 등에는 환호성을 보내지만 투명경영 실천력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진다. 박영수 특검팀이 뇌물공여·횡령·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법원 결정을 기다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허탈해했다. 일반 시민들의 시선은 특검의 칼날보다 차갑고 날카로웠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반(反)삼성’ 정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숙제가 삼성그룹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투명경영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회사도 삼성전자다. ‘외도(外道)경영’을 견제할 장치와 수단이 그만큼 미미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영업이익 30조원을 달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투명경영에 나서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이사회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하기로 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회에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현재 사회공헌활동(CSR) 위원회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면서 이사회 결정사항과 제안들도 감독하도록 했다.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10대 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을 포함해 한국 대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투명경영·정도경영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실제 지켜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삼성전자는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투명경영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주주와 소비자, 투자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업정서=삼성’ 잊지 말아야=삼성은 ‘반기업정서’를 우려하고 있지만 이제는 왜 삼성이 반기업정서의 타깃이 되는지 곰곰이 되짚어봐야 한다. 국회에는 삼성을 겨냥해 지주회사 전환을 제한하는 법안, 금융회사의 계열사 지분 의결권에 제약을 가하는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재벌개혁에 동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는 국민 감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삼성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반기업정서를 친(親)기업정서로 바꿔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삼성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삼성의 자화상일 것”이라며 “정치권력과 이별을 고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도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은 정경유착, 부당한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된 ‘흑역사’를 안고 있다. 2005년에는 정치권·검찰 등에 금품제공을 논의한 대화가 녹음파일 형태로 폭로된 ‘삼성 엑스파일’ 사건이 터졌다. 2008년에는 삼성 비자금 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이 기소되는 위기도 있었다. 최순실 사태는 삼성이 아직까지 옛날의 구태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이 발을 잘못 딛는 외도경영을 할 경우 글로벌 시장은 삼성은 물론 한국 기업을 외면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줄기차게 반대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기회만 나면 삼성을 공격할 빌미와 구실을 찾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경쟁국들은 부패방지법을 무기로 삼성의 글로벌 사업과 프로젝트 참여에 언제든지 제동을 걸 수 있다. 앞으로 재판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1조달러 인프라 프로젝트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
[이슈&워치] "삼성, 투명경영으로 신뢰 회복해야"
산업 기업 2017.01.19 17:57:03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가 아니다. ‘우리가 옳았다’고 우쭐해서도 안 된다. 국민과 소비자들은 삼성그룹에 더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 19일 법원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삼성으로서는 구속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특검 수사, 법원 재판 등 장기간에 걸친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지금까지의 사실만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의 명성과 위상에는 금이 갔다. 지난 1938년 삼성상회로 출발해 79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 올린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에도 시퍼런 멍이 들었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번 시련과 아픔을 계기로 고래 심줄처럼 질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기반을 둔 ‘투명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재계 원로들은 “삼성그룹이 ‘삼성에 좋으면 대한민국에도 좋다’는 자만과 허상을 갖고 있다면 하루속히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재벌과 정치권력은 서로를 이용하려는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삼성은 말로만 정도(正道)경영을 외쳐서는 안 되며 단호한 실행 의지를 갖고 국민들에게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오른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구태를 버리고 정경유착을 다 끊겠다”고 말했다. 국민들과의 약속을 담은 처절한 ‘반성문’이었다. 실제로 국민들은 ‘품질의 삼성’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지만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삼성의 기업문화에는 우려와 걱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공유경제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는 투명성과 개방성이 중요한 기업 덕목이 될 것”이라며 “삼성을 포함해 한국 대기업들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이 부패기업이라는 주홍글씨의 굴레를 덮어쓴다면 이는 한국 경제 전체를 욕보이는 행위가 된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2016년 기준 518억달러(약 58조원)로 글로벌 브랜드 랭킹에서 당당히 7위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00조원으로 코스피에서 22%를 차지한다. 삼성이라는 타이틀 아래 일하는 임직원 수는 전 세계 50만명에 달한다. 협력업체를 더하면 수백만명이 삼성의 이름 아래 오늘을 살아간다. 삼성이 고강도의 투명문화 수립, 정도경영에 나서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의 최종 결과와 무관하게 삼성은 정치권력과 단절하면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치권력이 기업을 악용해서도 안 되지만 기업도 정치권력에 기생하려는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이후] SK·롯데·CJ '안도 속 긴장'
산업 기업 2017.01.19 17:56:46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되면서 다음 타깃으로 거론돼왔던 SK와 롯데·CJ는 일단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들 기업을 몰아붙였던 특검의 압박이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몰아치기’식으로 속도를 내왔던 수사 강도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관련 임원 조사를 최소화하고 총수를 곧장 겨냥해 구속까지 몰아붙이는 특검식 대기업 수사가 이번에 성공했다면 SK와 롯데 등도 엄청난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對)삼성 수사 방정식이 SK와 롯데 등에 그대로 적용되면 총수가 설 연휴 이후 곧장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롯데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가까스로 구속 기소를 면했고 최태원 SK 회장도 특별사면을 받은 지 불과 1년5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총수들이 구속 압박을 받을 경우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정상 궤도에 올라선 회사 경영이 또다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대기업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아무래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예상이다. 다만 이들 기업 내부에서는 “아직 전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더 크다.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을 잇는 뇌물죄 고리에 수사 성패가 달렸다고 보고 앞으로 SK와 롯데에 더욱 수사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탓이다. 실제로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다른 대기업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영장실질심사 결과와는 큰 상관없이 다른 대기업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K는 2015년 최 회장 사면 과정에서, 롯데는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과정에서 각각 박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로 최 회장의 사면을 검토했고 사면 직후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부터 ‘하늘 같은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SK의 한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에는 전혀 대가성이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긴장하는 마음으로 특검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이후] 지주사 전환...미전실 해체...하만 인수...삼성 명운 걸린 현안 산적
산업 기업 2017.01.19 17:56:32“수사 대응도 벅찬데 다른 현안들은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옵니다. 대비 자체가 가능한지도 모르겠네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19일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막았지만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부터 갤럭시S8 출시까지 올해 예정된 주요 현안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20대 국회에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막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수세적 경영을 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 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경영의 추진동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 부회장 영장 기각 이후 삼성그룹 앞에 놓인 주요 경영의 변수를 알아봤다. ①‘진퇴양난’ 지주사 전환=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며 이르면 오는 5월께 구체적인 계획·일정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각종 법안을 내놓고 있다. 대기업이 지주사 전환을 목적으로 인적분할할 때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고 분할 시 배정받은 신주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은 이 부회장 등 지배주주가 자사주나 신주를 활용해 지주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발의됐다.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필요한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도 가망이 없는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대기업집단의 지주사 전환을 유도한다며 중간금융지주사법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야권과 여론은 “삼성의 편의를 위한 법”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발의조차 쉽지 않다. 당초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만든 지주사로 비금융계열사를 지배하도록 하고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사로 만들어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도록 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중간금융지주사법이 도입되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려운 형편이다. ② 미전실 해체 물 건너가나=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이제 국민과의 약속이 됐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이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횡령·배임 행위를 두고 수개월~수년간 재판이 예정된 만큼 삼성은 당분간 미전실이 주도하는 비상경영체제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삼성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이 부회장이 약속한 것을 우선 지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상반기 이뤄질 정기 인사에 맞춰 미전실 해체에 준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③하만 인수·갤S8 성공할 수 있을까=삼성의 지배구조 개선뿐 아니라 올해 사업상 성패를 결정짓는 현안도 이 부회장을 둘러싼 수사로 성공 여부를 쉽사리 점칠 수 없는 형편이다. 삼성전자가 합병하기로 한 미국의 차량용 전자장비(전장) 기업 하만은 1·4분기 중 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지만 일부 주주들이 합병에 반대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만회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도 4월께 전 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 경영진은 이 부회장의 수사에 대응하느라 이 같은 현안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다. 원래 지난달로 예정됐던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작업이 지연되면서 삼성전자가 갤S8 출시를 앞두고 약속했던 획기적 품질검증 개선안도 미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어려움 속에서 삼성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징표다. 특히 갤S8은 어떤 일이 있어도 성공해야 하고 ‘품질의 삼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④외국계 공격 어떻게 막아낼까=이런 가운데 삼성에 대한 외국계 투기자본의 공격이나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외국 정부의 딴죽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한 외국계 헤지펀드가 이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경영 참여를 노릴 수 있다고 관측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특검 수사를 근거 삼아 한국 정부에 1조원대 투자자국가간소송(ISD)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데스크칼럼] 이재용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것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7.01.19 17:37:2419일 새벽6시15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얀 쇼핑백을 한 손에 든 채 어둠이 깔린 구치소 길을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문밖까지 5분여를 걷는 내내, 교도소 담장에 서 있던 자신의 모습이 절절히 떠올랐을 것이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이 이 순간만큼 절실하게 보고 싶은 적도 없었을 테다. 특검이 영장을 청구한 후 기각까지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말 그대로 피 말리는 62시간을 보냈다. 삼성의 많은 임직원들은 기각 소식에 환호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같은 시간 다른 한편에서는 한숨과 질시의 눈길이 쏟아졌다. 극적으로 영장이 기각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만큼이나 삼성의 수사 결과는 국민의 관심 영역에서 똬리를 틀고 있을 것이다. 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삼성이 짊어진 ‘불신의 납덩어리’는 그만큼 무겁다.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은 결국 삼성에 무거운 숙제를 안겨줬다. 특검이 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것과 관계없이, 이 부회장은 그룹 전반에 걸쳐 ‘정풍(整風)운동’에 버금갈 정도의 쇄신와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전자가 분기 1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국민 상당수는 삼성을 ‘대단한 기업’으로는 대우하지만 ‘존경하는 기업’으로까지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수사 과정에서 지난 수년 동안 이 부회장이 쌓아놓은 글로벌 경영능력은 형편없이 폄훼되고 말았다. 자신은 억울할 수 있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은 여전하고 승계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에게 씌워진 ‘어둠의 올가미’는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다. 결국 이 부회장은 지금 당장이라도 이런 국민적 불만을 달래고 해소할 특단의 방안을 꺼낼 필요가 있다.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의 보폭을 넓히기 힘들고 계열사 사장들에게 대부분 맡길 것이라는 ‘상식적 수준’에서의 관측들이 나오지만 이는 합당한 대처 방식이 아니다. 이 부회장 스스로 전면에 나서든 다른 대리인을 통해서든 삼성은 지금 그룹 구성원이 무서움을 느낄 정도로 변화의 모습을 대외에 보여줘야 한다. 차제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인사들의 물갈이가 있어야 하고 국민에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 등 하드웨어적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 단순히 ‘컬처 혁신’과 같은 보이지 않는 체질 개선으로는 신뢰를 찾기 어렵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절절한 대책, 반기업 정서를 해소할 체계적인 방안을 내놓고 지배구조 또한 글로벌 기업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합병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이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방법은 혹여라도 없는지 원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모든 과제들은 참으로 어렵고 단시일 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처절할 정도’로 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뜸을 들이면 주변 인사들이 목을 걸고 ‘고언’을 해야 한다. 불행히도 수사 과정에서 삼성은 과거 명성을 드높이던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금 삼성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어쩌면 차기 대통령 선거 전에 이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기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삼성을 개혁의 ‘1차 타깃’으로 삼을 것이다. 집권 초기 국민의 인기를 끌기에 삼성만큼 좋은 희생양이 없지 않은가. 언제까지 정치인들의 ‘재물’이 될 것인가. 상당수 언론은 이번에 국가 경제를 명분으로 이 부회장의 불구속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통해 오늘날의 삼성을 키웠다면 이재용의 삼성은 글로벌 모든 기업을 능가하는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바이오와 같은 차세대 산업을 키우는 것보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존경과 경외의 마음을 갖도록 하는 일이 그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요, 숙명이다. /김영기 산업부장 young@@sedaily.com -
본지 이재용 영장기각 '특별 PDF판' 호응…"놀랍다"
산업 기업 2017.01.19 17:37:07서울경제신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신속하면서도 상세한 해설을 곁들여 전하기 위해 서울경제 발행 57년 만에 처음으로 ‘종이 없는 신문’을 발행했다. 서울경제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단순히 한 기업인의 행동반경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총수이자 글로벌 기업 삼성의 명운을 결정한다는 점, 배달이 불가능한 새벽 시간인 점과 ‘디지털 언론 시대’의 기류를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발표한 시각은 19일 오전4시55분. 서울경제는 사전제작 등의 과정을 거쳐 구속영장 기각 결정 후 20분도 지나지 않은 오전5시15분께 PDF판을 발 빠르게 발행했다. 그 결과 19일자 네이버 뉴스 조간신문보기 등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 소식을 국내 어느 언론보다 소상한 해설을 반영해 전달할 수 있었다. 서울경제 보도를 본 한 외국계 회사 임원은 “아침에 지면보기를 확인하면서 깜짝 놀랐다”며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서울경제의 노력이 생생하게 느껴졌다”고 엄지손을 올려세웠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이후] 삼성, SK 뛰어넘는 '과감한 세대교체' 나서나
산업 기업 2017.01.19 17:36:59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을 지키게 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삼성그룹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사업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그룹에서 지난해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보여준 SK그룹을 뛰어넘는 대규모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된다. 19일 삼성그룹은 리더십 공백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한 가운데 미뤄진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쇄신 작업을 하나씩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전략실 쇄신은 이 부회장이 청문회를 통해 직접 밝힌 내용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매년 12월 초에 진행됐지만 지난해 삼성이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기약 없이 미뤄진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시점과 규모도 주목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검팀의 활동기간이 오는 2월28일 종료되는 만큼 3월 무렵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면 올해 경영전략이 수립되고 이에 따른 채용계획 등도 마련될 수 있다. 다만 아직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법정대응에 집중해야 하는 까닭에 임원 인사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삼성 사장단 및 임원 인사 폭이다. 고강도 쇄신인사를 통한 체질 개선이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파격적이라는 평이 이어진 SK그룹 인사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SK그룹은 사장단의 연령을 50대로 낮추면서 그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직체계도 대폭 수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최상층부에 있는 수펙스부터 달라져야 하는 만큼 조직을 소수정예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랐다. 삼성도 SK그룹의 수펙스와 비슷한 미래전략실을 대폭 쇄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혁신과 변화를 위해 사장단의 연령대를 확 낮추는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재용 색깔’이 드러난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관측된 만큼 변화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이후] "뇌물 요건인 대가성 다툼 여지 구속 사유와 필요성 인정 어렵다"
사회 사회일반 2017.01.19 17:29:4118시간 장고 끝에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는 ‘아직은 범죄 구성요건을 입증하기에 부족하다’는 법원 판단이 깊게 배어 있다. 특검이 제시한 증거와 수사 자료들만 가지고는 정식 재판에 가서 유죄를 끌어내기가 어렵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조의연(51·사법연수원 24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장시간에 걸친 검토 끝에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조 판사는 기각 사유로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법률적 다툼의 여지 등을 꼽았다. 또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보다 피의자 혐의가 얼마나 입증됐는지 등 법리를 철저히 따지는 조 판사의 성향이 기각 사유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영장심사 후 이 부회장 대기 장소로 제시한 특검 사무실을 형사소송법상 유치 장소로 보기 어렵고 다른 피의자들과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며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도록 결정한 점도 그의 성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 판사는 이 부회장 혐의에 대해 뇌물죄를 인정하려면 ‘대가’와 ‘부정한 청탁’이라는 필수 요소가 성립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특검의 주장만으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모두 소명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현재 특검의 소명 정도로는 법률적 평가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기각 사유에는 특검의 앞으로 수사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조 판사는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 등을 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검의 수사 내용이 아직은 불충분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현 단계에서 관련자 조사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 수사를 더 진행해 최종 법원 판결에서 유죄를 받아낼 수 있는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영장기각 사유에서 조 판사의 고심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고 봤다. 일단 이번 사유의 내용이 기존 일반적인 사유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이전 기각 사유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심사에서는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만 적시했다. 영장을 발부했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간략히 나타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국민적 관심이 높고 결과에 대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설명하려다 보니 사유가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이후] 빠듯한 일정상 '영장 재청구' 쉽지않아...특검 '플랜B' 꺼낼까
사회 사회일반 2017.01.19 17:29:30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을 디딤돌 삼아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정조준하려 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9일 새벽 나온 법원의 영장기각 결정으로 동력을 다소 잃게 됐다. 박 특검은 영장기각 통보를 받은 직후 수뇌부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박 특검을 비롯해 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 등 수뇌부가 모두 참석해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격론에도 불구하고 영장 재청구 여부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를 자세히 검토한 뒤 내부 회의를 거쳐 앞으로 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보완수사 후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남은 일정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영장기각이 자칫 ‘수사 실패’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피의자 구속 여부가 혐의의 여부를 따지는 기준은 아니지만 불구속 상태에서의 수사는 아무래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선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2013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구속에 실패하고 불구속 수사한 뒤 기소했지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검이 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단 법원이 밝힌 미비점을 보완해 영장을 재청구하기에는 남은 수사일정이 모두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수사 기한이 제한된 특검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특검이 ‘보완수사 후 영장 재청구’ 방침을 정한다면 오는 2월28일로 예정된 수사 종료 시점을 한 달 연장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장 없이 지금 일정대로 수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영장 재청구 방침이 정해지면 삼성이 제공한 자금의 ‘대가성’을 증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 최순실씨 측에 전달한 자금이 사실상 박 대통령을 지원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른바 ‘경제적 공동체’ 논리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가 좌초된 만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등 ‘핵심 3인방’에 대한 구속 수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 구속을 예상하고 이들 3명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조속히 ‘플랜 B’를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장 재청구가 어렵다면 주변 인물들을 구속해 이 부회장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특검팀은 이들 가운데 최 부회장에 대해서는 뇌물공여 혐의의 공범으로 입건해놓은 상태다. 특검은 여전히 430억원에 이르는 삼성의 출연·지원금이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 구속에는 실패했지만 변함없이 수사를 진행해 2월 초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실시한 뒤 혐의 유무를 밝혀내겠다는 구상은 유효하다. 롯데와 SK·CJ 등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고 ‘부정한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대기업들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입장도 여전하다. 다만 이번 영장기각으로 각 그룹 총수에 대한 소환은 다소 힘이 부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삼성만으로는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적용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다른 대기업들의 수사 속도와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
[이재용 영장기각]서초사옥 직행한 JY...뜬 눈으로 밤샌 직원들 격려
산업 기업 2017.01.19 17:26:14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난생처음 들어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생애 가장 긴 하루를 보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에 출석한 시점부터 구치소까지 2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음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그는 전날 오전10시30분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처분을 기다리기 위해 구치소에 인치됐다. 서울구치소는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정치인·고위 관료·기업인 등 거물급 인사가 주로 거쳐 가는 곳이라 ‘범털 집합소’로 불린다. 범털이란 돈 많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수용자를 지칭하는 은어다. 낯선 공간에서 15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부회장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은 영장실질심사 시간이라 걸렀고 구치소에서 받은 저녁식사는 입맛이 없어 제대로 들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을 기다리는 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들도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미전실 임직원 10여명이 그를 수행했고 다른 임직원들도 서초사옥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19일 새벽4시53분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기하던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곧장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는 강행군을 이어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출근 후 미전실 최지성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와 간략히 회의를 주재했으며 전날부터 뜬눈으로 자신을 기다린 임직원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검 수사와 기소라는 긴박한 위기 상황 앞에서도 경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에 대한 강한 애착과 집념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삼성 관계자는 “보여주기 식의 연출된 모습이 아니다”라며 “일상적 경영 활동일 뿐”이라고 전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이후] 특검 "朴 내달초까지 대면조사 변함없다"
사회 사회일반 2017.01.19 17:19:32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다음달 초까지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롯데·SK·CJ 등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에 대해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와 상관없이 수사를 진행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 실패로 ‘전체 수사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의 반응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9일 “수사 일정상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2월 초순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대통령 측 변호인단 논의 등 사전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업 수사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과 상관없이 수사는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하지만 특검의 뜻과 달리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재용→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뇌물 의혹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 수사는 박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을 위한 핵심 연결고리이자 롯데·SK·CJ 등 다른 대기업 수사의 향방을 결정할 ‘바로미터’로 꼽혔다. 게다가 특검은 청와대 압수 수색,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한 청와대와의 법리 싸움도 남아 있다. 청와대 압수수색, 박 대통령 대면조사 등은 특검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밝히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행은 쉽지 않다. 박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히더라도 딱히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국가 기밀 등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하면 특검은 임의 제출 방식으로 제한된 자료만 받을 수 있다. 이래저래 수사 일정이 한동안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 정치권 반응]野 "유감"...새누리·바른정당 "존중"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7.01.19 15:58:21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야권은 일제히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영장 기각을 존중한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기자들의 질문에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민심과 동떨어진 결정이어서 좀 유감스럽다.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수사가 위축돼선 안 된다”며 “더 엄정한 보강수사를 통해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정의를 바로 세워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른 사람이었어도 영장을 기각했겠느냐”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지 않다면 정의는 어디에서 구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원은 더 이상 힘 있는 자, 가진 자의 편에서 봐주기 판결을 해선 안 된다”고 성토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야권 주자 중 가장 강하게 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그는 “당연히 구속돼야 할 이재용 부회장이 풀려났다”며 “법이 정의를 외면하고 또다시 재벌 권력의 힘 앞에 굴복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재벌공화국임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법원 나름의 고심과 판단을 존중한다”며 “하지만 민심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역시나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고 국민의당도 “재벌만 만나면 작아지는 사법부의 행태가 이번에도 반복됐다”고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냉소적인 입장을 밝혔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특검은 더욱 분발해 정경유착관계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실체를 확실히 파헤쳐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번 영장 기각은 오직 사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이라고 믿으며 그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 수사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있고 법원의 결정에 반발하는 사회적 여론이 상존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평가했다./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이재용 영장 기각에 靑 '여론 반전 계기' 기대감
정치 대통령실 2017.01.19 15:55:51청와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여론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는 19일 이 부회장 영장 기각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한 청와대 참모는 “이번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이 박 대통령에 대한 옹호 여론이 형성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부회장 영장이 기각된 핵심 이유는 삼성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뇌물을 공여했다고 볼 만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그 상대방인 박 대통령도 뇌물을 수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특검은 그간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이익 공동체’라며 삼성을 비롯한 몇몇 대기업으로부터 대가성 있는 돈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원 의혹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하지 않았냐”면서 “검찰과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번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을 계기로 박 대통령이 여론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사건 관련자의 증언과 물증, 언론 보도 등이 모두 박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어 옹호여론 형성을 위한 방법은 여론전 뿐이라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왔다. 이번 이 부회장 영장 기각이 박 대통령 옹호 여론 형성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설 연휴 전에 서둘러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낼지, 낸다면 언제 어떤 형식으로 낼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헌법재판소 변론 출석도 검토 단계이고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JY 구속영장 기각에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 1%대 상승 마감
증권 국내증시 2017.01.19 15:42:10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등 일부 삼성그룹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 와중에도 호텔신라(008770), 삼성SDI(006400) 등 부진한 영업실적이 예상된 기업들은 주가가 약세로 마감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46%(2만7,000원) 오른 18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89만6,000원까지 오르며 다시 190만원대를 넘보기도 했으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오며 장중 상승 폭을 줄였다.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를 약 774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주 4거래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이 부회장이 특검에서 밤샘 조사를 받은 13일 이후 약세였다. 하지만 올해 1·4분기에도 반도체 업종의 활황을 바탕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있어 주가가 더 오르리라는 전망이 다수다. 앞으로 있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이 예상되는 계열사들도 나란히 올랐다. 삼성물산(028260)이 0.81% 올랐고, 총수 일가 등 삼성그룹의 지분율이 높아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활용가치가 높다고 평가 받는 삼성에스디에스(018260)도 0.75% 올랐다. 삼성카드(029780)(1.16%), 제일기획(030000)(0.60%) 등 그 외 계열사들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종목들은 상승세에서 열외였다. 호텔신라는 이날 전일 대비 4.75%(2,300원) 내린 4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 격화와 김포공항 사업 중단으로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수익구조 정상화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9만6,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대폭 내렸다. 삼성SDI도 장 초반 1% 이상 올랐으나 실적 부진 우려를 극복하지 못하고 6.22% 하락 마감했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이 4·4분기 487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며 “갤럭시노트7의 단종 여파와 중국 정부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010140)은 보통주가 0.48% 내린 반면 우선주가 가격제한폭인 29.96%나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거래량이 적은 우선주의 특성상 일시에 거래가 늘면서 주가가 뛴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는 듯 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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